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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1년 후…'공급 폭탄'이라더니 '불발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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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1년이 지났지만 집값이 잡히기는 커녕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통계에 따르면, 8·4 대책 발표 직전인 작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10.88% 상승했다. 2006년(13.92%)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값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파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셋째 주(1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매매가 상승률은 0.36%로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공급확대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은 1년이 지났어도 제대로 집행된 사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릉CC, 서부면허시험장, 정부과천청사 일대, 서울지방조달청 등의 부지를 활용한 신규택지에 3만3000가구, 공공 재건축 방식 도입으로 5만가구 등 총 13만2000가구를 오는 2028년까지 수도권에 신규 공급한다는 게 8·4 대책의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국토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을 빼고는 현재 사업이 구체화 된 지역이 없는 상태다.

태릉, 용산, 과천 등 정부가 지목한 주택공급택지는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쳐 관련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1만 가구 공급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태릉골프장의 경우 서울시와 노원구, 주민들의 반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과천청사 일대 부지 4000호 공급 계획은 지난달 4일 백지화됐고, 인근 공공택지인 과천지구 등 과천의 다른 곳에서 대체 부지를 찾기로 했다.

용산캠프킴 부지에 31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공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용산구가 지난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캠프킴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신설하고, 이 일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면서 주택공급 계획 자체가 좌초되는 분위기다.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과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서부면허시험장, 상암DMC 미매각 부지 역시 주민 반발이 거세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중인 공공재건축 사업도 진척 속도가 더디다.

정부는 지난 4월  선도사업 후보지 5개 단지를 공개했지만, 공급 규모를 현 1503가구에서 2232가구로 확대하는데 불과해 애초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8.4대책이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발표 이후 석달까지인 작년 10월까지는 '약발'이 먹혔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8월 0.65%, 9월 0.57%, 10월 0.40%로 낮아졌다. 그러나 11월 0.75%, 12월 1.34%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약효가 떨어졌다.

서울 노원구 태릉동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현지 주민의 임대주택에 대한 거부감, 교통혼잡 등에 대한 사전 조사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8.4 공급대책을 내놓은 것 같다"면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대책이 많아 처음에만 약발이 먹혔을 뿐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수요자들이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입지와 공급물량 후보지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발표한 주택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신호를 줘야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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