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29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1차전 4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가 극적인 승리로 도쿄올림픽을 시작했다. 오지환의 맹타를 앞세워 까다로운 상대 이스라엘에 당한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 리그 B조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6 대 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오지환의 동점 2점포와 역전 2루타, 이정후와 김현수의 1점포로 홈런 3방을 날린 이스라엘에 맞선 뒤 10회말 승부치기에서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으로 경기를 끝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 이후 13년 만에 한국 야구의 올림픽 승리다. 야구는 이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다가 도쿄 대회에서 부활했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게 되는 셈이다.
이스라엘에 당한 아픔도 설욕했다. 한국 야구는 2017년 3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 1 대 2로 졌다. 그 여파로 2013년까지 2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까지 이어졌다.
오지환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0 대 2로 뒤진 4회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오지환은 4 대 4로 맞선 7회 만드는 통렬한 2루타로 승리를 이끌었다.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이었다.
특히 오지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당시 병역 혜택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비록 금메달은 따냈지만 병역 면제를 위해 군 입대를 마지막까지 미뤘고, 실력이 국가대표에 못 미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결국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이 논란 속에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오지환은 이번 올림픽 첫 경기부터 화끈한 방망이를 뽐냈다. 유격수로 출전한 오지환은 6회 상대 파울 뜬공을 3루 담장 바로 앞까지 달려가서 잡아내는 등 안정적인 수비도 펼쳤다.
이정후와 김현수도 7회 백투백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기분 좋게 승리한 대표팀은 오는 31일 야구 종가 미국과 같은 장소에서 조별 리그 2차전을 펼친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29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의 조별리그 1차전 4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출발은 좋았다. 대표팀 선발 원태인은 1회초 선두 타자 메이저리그(MLB) 출신 베테랑 이안 킨슬러를 비롯해 4명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상대 선발이 예상치 못하게 조기 강판하는 변수도 생겼다. 2015, 2016년 MLB 신시내티에서 뛰었던 우완 존 모스코트가 9개 공만 던지고 부상으로 교체된 것. 이스라엘은 좌완 사이드암 제이크 피시먼을 부랴부랴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대표팀 타자들은 생소한 좌완 사이드암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1회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후 이정후의 삼진, 김현수, 강백호의 범타로 득점하지 못했다. 2회도 2사 뒤 오지환, 허경민의 연속 안타가 나왔지만 김혜성이 1루 땅볼에 그쳤다.
그 사이 원태인이 불의의 점수를 내줬다. 3회 1사 1루에서 킨슬러에게 슬라이더를 공략 당해 좌월 2점포를 맞은 것. MLB 통산 247홈런 1999안타의 관록에 당했다. 대표팀은 3회말 선두 타자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이정후가 병살타로 물러나는 등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오지환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4회 2사 1루에서 피시먼의 높은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2 대 2 동점을 만든 통렬한 한 방이었다. 오지환은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타격감이 가장 좋다"고 기대를 했던 선수. 2회 안타에 이어 4회 홈런까지 기대에 부응했다.
대표팀은 6회 또 다시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호투하던 최원준이 2사 1루에서 라반웨이에 중월 홈런을 내준 것. 이번에도 슬라이더가 공략을 당했다. 6회말 오지환이 볼넷과 도루 등으로 2사 3루를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7회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 타자 이정후가 우월 솔로포를 날린 데 이어 주장 김현수까지 곧이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포를 터뜨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오지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역전을 이끌었다.
다만 대표팀은 마무리 오승환이 동점을 허용했다. 9회 1사에서 라반웨이에게 우월 홈런을 맞으며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10회 무사 1, 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에서 대표팀은 뒤늦게 각성한 오승환이 3연속 탈삼진 등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똑같은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오지환의 빗맞은 타구가 아쉽게 잡힌 가운데 2사에서 허경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양의지까지 좌완 제레미 블라이히로부터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