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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 플라스틱 생성' 최초 촬영…소재 혁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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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내 바이오 플라스틱 생성 관찰 최초 성공

인류가 양산해야 할 '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썩는 플라스틱이 미생물 체내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관찰·촬영됐다. 연구 결과는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공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생물 내 바이오 플라스틱 생성 관찰 영상, 화면에 보이는 타원형 물제가 미생물이고 내부의 붉은색 물질이 과립형으로 만들어진 썩는 플라스틱이다. 카이스트 연구팀 제공미생물 내 바이오 플라스틱 생성 관찰 영상, 화면에 보이는 타원형 물제가 미생물이고 내부의 붉은색 물질이 과립형으로 만들어진 썩는 플라스틱이다. 카이스트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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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양산해야 할 '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썩는 플라스틱이 미생물 체내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관찰·촬영됐다. 연구 결과는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공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에서 추출된 플라스틱은 사용 편의성이 탁월해 20세기 본격 양산되기 시작해 21세기 들어서도 공산품 생산의 재료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분해될 수 없는 치명적 결점 때문에 인류의 최대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폐 플라스틱이 곳곳에 버려져 환경과 미관을 해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금세기 들어서는 버려진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지거나 미세 플라스틱이 물고기 등 동식물의 체내로 흡수돼 각종 질병과 기형을 유발하는 원인물질로 작용하면서 인류 문명 최대의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이같은 부작용은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대체물질에 대한 활발한 연구의 촉매제 역할로 이어져 자연상태에서 썩는 플라스틱을 양산하려는 연구와 생산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연구의 핵심은 미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폴리에스테르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이하 PHA)로, PHA가 기존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물질로 부상할 지 여부는 과학자들의 연구성과에 달려 있다. PHA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범용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용기 포장재, 비닐, 일회용품 등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토양이나 해양 환경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고분자라는 것이 주요 장점이다.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보면, PHA는 몇몇 미생물 내에 불용성의 과립(granule) 형태로 발견되는 고분자 물질로, 미생물이 환경 변화 및 세포 상태에 따라 탄소원, 에너지원으로 세포 내에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HA가 미생물의 세포 내에 축적되는 원리가 명확해지면 PHA의 상용화는 시간문제인 셈이다.
 
PHA 생산 미생물의 3차원 광 회절 단층 촬영 과정의 모식도(카이스트 연구팀 제공)PHA 생산 미생물의 3차원 광 회절 단층 촬영 과정의 모식도(카이스트 연구팀 제공)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최근 진일보한 연구결과가 도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와 물리학과 박용근 석좌교수 공동연구팀. 이들이 최근 수행한 연구의 주제는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통한 미생물의 바이오 플라스틱 과립 생산 특징 규명'이다. 카이스트는 "연구결과가 성공적이어서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온라인판 7월 27일자에 게재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의 공헌은 기존 연구들이 '미생물 주변의 조건이나 연구환경들에 일정한 통제'를 가한 가운데 진행된 반면, 카이스트는 세포 원래 그대로의 상태에서 관측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는 PHA 과립 형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PHA의 한 종류인 PHB 생산 미생물로 잘 알려진 쿠프리아비두스 네카토르(Cupriavidus necator)와 이 미생물의 PHB 합성 대사회로 유전자를 가진 재조합 대장균을 이용해 비교·분석을 수행했다"며 "재구성된 세포의 3차원 굴절률 분포로 단일세포 수준에서 세포와 세포 내 과립의 3차원 시각화 및 이를 통한 부피, 질량, 밀도, 분포 등의 정량 분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PHB는 대표적인 썩는 플라스틱이다.
 
연구팀이 밝힌 성과는 ▲단일세포 내의 PHA 과립의 밀도의 개념제시 ▲두 미생물에서의 PHA 과립의 차이점들 ▲PHA 과립 형성의 차이를 나타내게 하는 핵심 단백질 규명 등이다. 특히 연구진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최대 약 8시간 동안의 세포와 세포 내 PHA 과립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3차원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세계 최초의 결과"라고 한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PHA 생산 원리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가 가능해졌고, 이는 생물학과 물리학의 융합 연구로서 이뤄진 성과라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향후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공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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