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종민 기자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1600명대를 기록하면서 17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1630명이 늘어 누적 총 18만 5733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던 전날(1842명)보다는 212명이 줄었지만, 확진세가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22일 0시 기준 통계에는 아덴만 인근 해역에서 90%가 집단감염된 청해부대 사례(270명)가 반영되면서 해외유입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1574명·해외유입 56명으로 파악됐는데, 해외유입은 253명이 확 줄어든 반면 국내 지역사회 환자는 오히려 전날(1533명)보다 41명이 더 증가했다.
앞서 국내 확진자는 지난 7일 1212명으로 1천명대에 진입한 이후 8일 1275명→9일 1316명→10일 1378명→11일 1324명→12일 1100명→13일 1150명→14일 1614명→15일 1599명→16일 1536명→17일 1452명→18일 1454명→19일 1252명→20일 1278명→21일 1781명(당초 1784명에서 정정) 등 17일째 네 자릿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516명 △부산 115명 △대구 57명 △인천 90명 △광주 9명 △대전 67명 △울산 22명 △세종 8명 △경기 403명 △강원 61명 △충북 34명 △충남 24명 △전북 10명 △전남 22명 △경북 15명 △경남 93명 △제주 28명 등이다.
전날 987명으로 1천명대를 밑돌았던 수도권 확진자는 1009명(64.1%)으로 다시 네 자릿수로 상승했다. 전날 400명대였던 서울은 500명대로, 경기지역은 300명대에서 400명대로 올라섰다.
질문 경청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눈에 띄는 것은 연일 비(非)수도권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수도권 지역은 지난 21일(551명)과 22일(546명)에 이어 이날도 565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사흘 연속 500명대 중반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대비 비율로는 35.89%로 4차 대유행 이후 최고수치다.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구가 유입되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비수도권은 지난 18일(31.6%) 이후 엿새째 30%를 웃도는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20명이 확진됐고 입국 뒤 지역사회에서 36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국가는 △필리핀 2명 △인도네시아 8명 △우즈베키스탄 10명 △카자흐스탄 9명 등 중국 외 아시아지역에서 43명, △프랑스 3명 △영국 1명 등 유럽지역 5명, 청해부대 관련 확진자(1명)를 포함해 아프리카 지역이 2명, 호주 2명 등이다.
방역당국의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1133명이 늘어 지금까지 모두 16만 4206명(88.41%)이 격리해제됐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494명이 증가해 1만 9461명으로 집계됐다.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 사이 9명이 늘어 227명이다. 사망자는 3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숨진 국내 환자는 총 2066명(치명률 1.11%)다.
선별진료소 등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4만 438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 동안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7만 7158명이 검사를 받은 뒤 295명이 확진됐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7047명이 임시선별검사소의 진단검사를 받고 2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의 전국적 대유행이 계속됨에 따라 현재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현행 4단계는 오는 25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다음달 8일까지 4단계 조치가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주간에는 4명까지 모일 수 있고 저녁 6시 이후로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지침이 유지된다.
클럽·헌팅포차·감성주점 등의 유흥시설은 집합금지 명령으로 일체 영업이 중단되고, 식당·카페·노래연습장·백화점·영화관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전해철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말 3차 유행 당시 일평균 확진자 수는 약 660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4차 유행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은 1410명(지난 7~22일 기준) 수준으로 2배 이상 그 규모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일상공간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감염확산 추세를 꺾기 위해서는 사적모임과 이동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이러한 4차 유행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현행 거리두기 4단계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앞으로 2주간 연장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날 강원 원주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대해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한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드린다. 만약 방역수칙에 반(反)하는 금지된 집회를 강행할 경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