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에 속전속결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연일 국민의힘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정계 등판 전부터 보수 성향 유권자가 좋아할 배경을 갖췄다고 평가 받아왔는데, 초반 전략부터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이같은 전략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몰렸던 집토끼를 옮겨 오는 데 통할 지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이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어도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지지하자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대체재(최 전 원장)가 나오면 다르다"며 국민의힘 당원 등 전통적 지지층의 분위기를 전했다.최재형의 초반은 '국민의힘 띄우기'… 보수층 자극
최재형 캠프는 21일 캠프에 합류할 국민의힘 소속 전직 의원들과 당협위원장, 당직자 등 1차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전 원장은 정치 참여 선언 직후 지금까지 계속해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넓혀 나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입당식에서도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힘을 띄웠다. 이후엔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봉사활동에 나섰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기도 했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사무처까지 찾아 인사하는 등 당내 구석구석을 훑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의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처럼
최 전 원장이 초반부터 국민의힘 당심 잡기에 나선 것은 보수 지지층에 소구력이 있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초반 지지층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의 조부는 만주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고, 부친은 6.25 전쟁영웅으로 불리는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다. 최 전 원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점도 보수 성향 유권자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한 3선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이) 당내 의원들과 친분이 적어서 시작부터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갈수록 지지하는 의원과 표심이 제일 많아질 수도 있다"며 "실제로 많은 의원이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가 좋아 지지세는 무척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윤석열 지지율… 최재형, 집토끼 잡을까
최 전 원장이 보수 표심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30%대 지지율이 깨진 데 이어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19일 발표한 조사에선 19.7% 지지율에 그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27.1%)에 크게 밀렸다. (지난 17~18일, 만 18세 이상 1015명 조사,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일종의 '전략적 선택'으로써 윤 전 총장에게 쏠렸던 당원 표심의 향방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윤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하는 등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과는 대척점에 섰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대구를 포함한 영남에서도 높은 지지세가 이어졌는데 이에 대해 한 영남권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당원들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지지율이 흔들리고 대체할 인물이 나온다면 언제든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말이 당내에서 나온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는 계속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 당내 반발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용판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검증공세가 시작된다면 지금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본인과 가족, 측근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가 어쩌면 이번 대선에서는 가장 큰 폭발성을 띠고 있을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런 맥락에서 최재형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환영한다"며 "제 기준으로 보았을 때 최 전 원장은 3가지 덕목(단호한 결기, 도덕성, 정치철학)을 모두 갖춘 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박대출 의원도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최 전 원장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현역 의원들이 꽤 합류할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이 여권에서도 미담 제조기라고 불리는 만큼 인지도만 높이면 파괴력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