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일본의 한 포털 사이트에 "한국 해군 잠수함 부대의 주적은 '일본'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올라왔다. 야후재팬 캡처 "한국 해군 잠수함 부대의 주적은 '일본'인가?"지난달 30일 일본 한 포털 사이트에 이같은 제목의 기고문이 게재됐다. 해당 기고문을 작성한 사람은 국내 극우 성향 누리꾼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의 기고문은 일본 한류 전문 매체인 '와우코리아'에 올라왔다. 기고자는 해당 글을 통해 지난해 11월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가진 우리나라의 중형급 잠수함인 '안무함'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진 속) 잠수함 이름은 안무함"이라며 "안무는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을 무찌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두 번째 3천t급 중형 잠수함 '안무함'. 연합뉴스 기고자는 이어 우리나라의 잠수함명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해당 글에는 "20척 중 2척만 빼고 90%에 해당하는 18척이 항일 인물"이라며 "정상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한 "일본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위협 대상인 '북한'을 목표로 하는 게 정상이지만 '백선엽함'과 '김석원함' 등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주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나라 전임 대통령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건국 대통령과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승만함'과 '박정희함'마저 아직 없다"고 적혀있다.
이어 "오늘날 한국인의 역사 인식이 얼마나 왜곡된 상태인지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일본 해상자위대의 잠수함명이 '도요토미 히데요시함', '이토 히로부미함', '다케시마함'이라면 한국은 어떤 기분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기고문 말미에 "이 기사는 한국의 한 보수 논객의 기고문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라고 적혀있다.
해당 기고문 작성자는 '조갑제닷컴'에서 친일·극우 성향의 칼럼을 게시하는 누리꾼이었다. 조갑제닷컴 캡처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기고문에서 언급된 '보수 논객 OOOO'는 다름 아닌 극우 성향 사이트 '조갑제닷컴'에서 칼럼을 작성한 국내 한 누리꾼이었다.
그는 이 사이트에서 2013년 10월 8일 '한국의 反日(반일) 감정이 이젠 國益(국익)을 해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글을 시작으로, 지난 2일에는 '大選(대선) 출마 후보 '이재명'(李在明)의 우려스러운 日本觀(일본관)'이라는 제목의 글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총 1933건의 글을 작성해왔다.
그가 작성한 글은 대부분 친일·극우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된 이번 기고문엔 900여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일본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일본 현지의 한 누리꾼은 "(한국은) 우리 땅 다케시마(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적"이라며 "자위대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들 역시 "일본이 완전히 적국으로 인정받았다", "해군 능력은 (일본이) 압도할 수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