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작업 같은 물류 운반과 택배 상하차처럼 힘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노동자의 근력을 보조해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로봇스타트업 ㈜에프알티는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에 필요한 근력을 현장 작업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웨어러블로봇 '스텝업(Step-Up)'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로봇은 현장 작업 분석을 토대로 근로자가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외골격 구조로 만들었다. 탑재된 고출력 구동기가 허리, 다리 등 특정 부위에 힘이 가해질 때마다 근력을 보조해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 쪽에 설치된 의도 인식 센서는 착용자의 보행 의도를 정확하게 판단해 사람과 기계 간의 움직임 차이도 최소화 해준다.
로봇을 착용한 근로자는 중량물을 다룰 때 무리한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 반복 작업 시 느끼는 육체적 피로감도 덜어준다. 장기간 착용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이 발병하거나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의 구동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재호 대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이날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에서 시연에 나선 김동원 점장은 타이어 적체 작업과 교체 작업 등을 한 뒤 "평소에 특정 작업을 하면서 썼던 힘을 100이라고 하면 30 정도의 힘을 쓰면서 같은 작업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연회 전 약 한 달 동안 로봇을 착용하고 일했던 그는 "피로감은 물론 특히 허리에 부담이 없는 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로봇은 현재 한국타이어와 산림청, 요양원 등에 15대가 납품돼 시범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경우 현재 티스테이션에서 20㎏ 내외의 무거운 타이어를 옮기거나 교체하는 작업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로봇 도입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KAIST와 함께 근전도, 산소포화도 검사 등의 임상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검증이 완료되면 올해 7월부터 대전, 금산 공장에서 품질검사와 강철 와이어에 고무를 코팅한 다음 타이어 규격에 따라 와이어를 감는 공정 등에 추가 도입하고 향후 미국, 헝가리,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한국타이어 글로벌 공장에도 단계적으로 확산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납품 로봇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한 대당 500~700만 원이지만,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면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