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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인' 김태현 "남자 있어도 제압…가족 살인은 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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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살인 우발적이었다면서도, 현장 안 떠나"
"7월 19일 3차 공판 예정"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만24세)이 지난 4월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은 재판에서 피해자 A씨 외에 가족까지 살해한 이유에 대해 "배신감과 상처가 컸다"며 "이제는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을 지속했다"고 진술했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 심리로 열린 김씨의 2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김씨의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밝혔다.

조서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장소를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딱히 다른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A씨의 집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A씨의 가족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A씨가 늦은 시간에 퇴근하므로 집에 먼저 가서 기다릴 생각이었다"며 "만약 가족들이 있는 경우에는 제압한 뒤 A씨를 기다릴 생각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씨는 "당시 A씨 집에 여동생이 있다는 건 알았으나 남자 가족이 없다는 건 알지 못했다.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가족이 없는 시점을 택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그때는 그 정도로 배신감과 상처가 컸다"며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지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만24세)이 지난 4월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가족을 살해한 것이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피해자 중 동생을 먼저 살해한 뒤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범행을 지속한 점에 대해서는 "이제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직전 인근 마트에 들러 범행 도구를 절취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돈 주고 사는 것은 꺼림칙해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김씨가 "A씨를 단톡방으로 데려와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는데 그 사람들을 상대로 나를 비난해 내가 쫓겨나듯이 나온 것에 대해 화가 많이 났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범행 당일 상황도 일부 드러났다. 김씨는 A씨의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뒤 A씨가 귀가하기까지 기다렸다. 김씨는 A씨를 보자마자 핸드폰을 빼앗았다. 다른 곳에 신고하거나 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A씨는 당시 다친 김씨를 설득해 119를 부르자고 했으나, 김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A씨가 칼을 내려달라고 설득한 뒤 칼을 빼앗았지만, 서로 실랑이하다 결국 김씨가 흉기를 다시 빼앗아 피해자에게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에 대한 통합심리분석 결과 통보서에는 김씨가 처음부터 가족들을 모두 살해할 계획은 아니었더라도 가족들이 범행을 방해할 경우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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