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공군 여성 부사관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장례식장 영안실 모습. 이한형 기자
군 당국은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1년 전 피해자를 성추행했던 또 다른 준사관을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밤 12시까지 10시간 동안 3차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사건 1년 전 숨진 A중사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 준위에 대해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를 의결했다.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윤 준위의 사건과 함께 A중사가 성추행 피해 뒤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 오자 그의 신상정보를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를 받고 있는 피의자 2명에 대한 심의도 열렸다.
심의위원들은 이들이 A중사의 피해 사실을 부대원들에게 이야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증거에 대한 지적을 제기했고, 추가적으로 수사를 한 뒤에 의결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날 심의위에서 그동안 공군 군사경찰이 사건을 국방부에 보고하는 과정에 왜 A중사가 성추행 피의자였다는 내용이 빠졌는지에 대한 감사 경과를 보고했다.
5월 22일 A중사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뒤, 공군 군사경찰단은 그의 사망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고하면서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빼고 보고했다. 이는 5월 25일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로 보고하면서 국방부도 보고받게 됐다.
관련해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실무자는 5월 23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올릴 사망 사건 보고서에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점을 기재했지만, 이모 군사경찰단장(대령)이 이 사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감사관실 관계자는 "조사를 해 보니 핵심적인 이야기 부분에서 군사경찰단장과 부하 직원들의 진술이 서로 달랐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감사로서는 한계가 있고, 강제수사 등이 필요하다며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따라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