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재형까지 나서나? 저항은 대권으로 가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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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조만간 밝히겠다" 사실상 출마 의사
윤석열 김동연 최재형, 현 정부 출신으로 현재 권력에 저항
정치권 거치지 않고 대권주자 반열, 공직의 정치화 초래
공정과 상식 파괴한 현 정부의 자업자득
저항이 반드시 대권의 자물통을 열어주지는 않아

왼쪽부터 최재형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창원·이한형·박종민 기자

 

이번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원장은 18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헌법기관장이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최강욱 의원의 질의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선출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마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해 국정감사 때 발언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정치선언이었고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여야 대권주자 중에 가장 앞서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오는 27일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이달 말쯤 자서전을 내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재형, 윤석열, 김동연 세 사람의 코드는 현재 권력에 대한 저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현 정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윤창원 기자

 

최재형 감사원장은 현 정부의 압박에서도 월성원전 1호기 사건을 원칙대로 감사했고 검찰에 수사를 넘겼다. 고교 시절 장애가 있는 친구를 등에 업고 등교시키고 입양아를 키우는 등 약자와의 동행을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또, 6.25 참전용사인 부친 이후 3대가 군 복무를 한 그야말로 보수의 가치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의 독립성을 명분으로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미지를 정치화하는데 성공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조직과 검사들을 자신의 정치적 가도에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검사로 기억될 것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25차례나 실패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시발점이지만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등 현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을 기회 있을 때마다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정당 활동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권에 직행하는 경로로 공직의 정치화를 초래했다. 이들은 직업 공무원 출신이지만 어느 직업 정치인보다 화려한 대중적 주목을 받고 있다.


여권으로서는 속 쓰릴 일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현재 권력의 고위 관료가 이렇게 많이 현재 권력을 비판하며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된 적이 없다.

이게 다 현 정권의 무능과 부덕 탓이다. 속았다거나 속 쓰릴 일이 아니라 자기성찰부터 할 일이다. 내로남불과 선택적 정의로 공정을 파괴함으로써 촛불정부 탄생의 주역들을 떠나게 한 자업자득이다.

왼쪽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현 정부에 와서, 권력에 대한 저항은 대권으로 가는 열쇠가 돼버렸다. 그러나, 저항이 반드시 대권의 문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이회창 전 총재는 김영삼 대통령이 감사원장과 총리를 시켜줬지만, 김영삼 정부에 맞서면서 정통 야당의 대권후보를 두 번이나 지낸 끝에 모두 실패했다. 특히,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쿠데타 정권을 제외하고 모든 대통령은 직업 정치인 출신이었다.

순수 공직자 출신은 없다. 최소한 정치권에서 학습 기간을 거친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저항은 가치 있지만 어떤 자물통이나 열어주는 만능열쇠는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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