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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정희 전남도의원, 여수성폭력상담소 찾아 "내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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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상담소 직원들과 대화한 녹취록 나와
채용 관여 실토하며 "여기 주인이어서 그런 것"
"대표 아니다"는 기존 해명 맞다면 직권남용·갑질
스스로 '상담소 주인'이라 인식했다면 거짓말한셈
지방의원 겸직금지·이해충돌 논란 일파만파 확산

여수성폭력상담소 전경. 최창민 기자

 

전남 여수성폭력상담소 대표가 강정희 전남도의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강 의원이 스스로 자신을 상담소 주인이라고 말하며 상담소 업무 직접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강 의원은 지난 2019년 3월 19일 여수성폭력상담소에서 소장 A씨와 복수의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A씨의 채용 과정과 임기, 상담소 운영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CBS노컷뉴스가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당시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보면 강 의원은 A씨 등에게 상담소가 누구의 것인지 캐묻더니 "여기는 강정희라는 사람이 개인상담소로 설치신고를 한 상담소"라며 "여러분들은 근무만 잘하면 되는 거지 주인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또 소장 A씨에게 상담소의 상담원을 채용할 경우 자신과 상의할 것을 종용했다. 또 A씨를 채용할 당시 전임 소장과 함께 자신이 관여한 것을 언급하며 "여기 주인이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A씨에게 "당신은 1년짜리로 여기 와서 일한 것"이라며 "그것을 부인하고 그러면 너무 불량하다"며 A씨를 압박하고 A씨의 신분이 임시직 근로자임을 강조했다.

전라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강정희 위원장이 도의회에서 회무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제공

 

녹취된 내용을 종합하면 강 의원은 스스로 상담소를 설치 운영했기 때문에 상담소의 대표 자격이 있다고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A씨의 채용에 관여했다는 점을 자백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2일 CBS노컷뉴스의 '[단독]강정희 전남도의원, 여수성폭력상담소 대표 겸직 논란' 보도에서 여수성폭력상담소 운영주체 의혹에 대해 "상담소 대표는 내가 아닌 현 소장"이라고 해명하며 논란을 피해갔다.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 관계자도 유권해석을 받아보겠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현 소장이 대표라고 보고 있다"고 말해 강 의원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강 의원이 스스로 상담소를 찾아 자신이 상담소 주인이라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말 해명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또 강 의원이 대표가 아닌데 상담소를 찾아가 소장 A씨에게 상담소 운영이나 채용과 관련해 발언했다면 직권남용이자 갑질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강 의원이 대표라면 지방의원 겸직을 금지한 지방자치법 위반, 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장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진퇴유곡(進退維谷)의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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