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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간 비 내렸다" 세발낙지 패턴 날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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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이후 가장 비온날 많았던 지난 5월
5월 장마는 아냐, 강수량이 장마철보다 적어
찬공기가 낙지발처럼 한반도로 내려와 정체
10년 단위 기상현상이 이제는 매년 출현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기한 (수도권 기상청 예보과장)

날씨 얘기를 좀 해 보죠. 때이른 장마가 시작된 걸까요?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날씨 흐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최근에 하루걸러 하루, 계속 비가 내리고 있죠. 기상청에서는 그 이유를 “세발낙지 패턴 때문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네요. 수도권 기상청 윤기한 예보과장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 윤기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난 5월부터 해가 좀 나나 싶으면 또 비 오고, 또 비 오고. 이게 제가 느낌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비가 많이 왔죠?

◆ 윤기한> 네, 맞습니다. 실제로 통계상으로 보면 많이 왔습니다. 서울만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17일에 왔고. 우리나라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온 것은 청주, 충북 청주가 18일 정도 왔거든요. 그리고 평균적으로 전국적으로 볼 때는 한 14.4일이고 이게 이제 관련 통계가 73년부터 작성이 됐는데 그때 이후로는 가장 많았으니까 실제로 느낀 게 통계상으로도 맞습니다.

 


◇ 김현정> 5월에 내린 비 양으로 가장 많았다?

◆ 윤기한> 양보다는 일수라고 하죠. 그리고 양은 말씀하신 것처럼 자주 왔으니까 양도 많을 것 같은데, 양은 평균적으로 보면 142mm 정도 내렸어요. 일수로 보면 73년 이래 가장 많았는데 양으로 볼 때는 한 7번째 정도 많이 왔습니다. 그리고 평년보다는 한 40mm 정도 더 와서 양으로 볼 때는 상당히 농사철에 물이 많이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좋은 역할을 했죠.

◇ 김현정> 그러면 장마가 빨리 온 거 아니냐? 이거는 아니네요?

◆ 윤기한> 일단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저희 기상청에는 장마라기보다는 장마철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요. 저희가 알고 있는 장마철은 긴 비의 관점으로 볼 때 하나의 특징이 있고, 또 하나는 저희가 장마철 하면 피해가 날 정도로 굉장한 많은 비가 오잖아요.

이번 5월이 첫 번째로 긴 비의 특징이 맞는데 많은 피해가 날 정도로 비가 오지는 않았거든요. 실질적으로 한 340~350mm 정도가 장마철 기간에 내리거든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40mm 정도 내렸으니까 반도 안 내렸고 피해도 안 났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특징을 보이죠.

그리고 실제로 비가 많이 내리고 피해를 입으려고 하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발달하는, 조금씩 잘 움직이지 않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야 돼요. 거기에 비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요. 그 정체전선 자체가 장마철의 영향을 주는데 지금은 저 대만 근처에 머물러 있어서 지금은 장마철은 아니다. 그런 그 특징을 다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이른 장마가 왔다라는 말은 틀린 건데요. “세발낙지 패턴을 보여서 그런 거다”라는 이 분석은 무슨 얘기입니까?

◆ 윤기한> 세발낙지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낙지 있죠? 발이 가느다란 낙지. 가운데 중심이 있고 가느다란 발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낙지가 회전을 한다고 하면 다리가 점점점 이렇게 회전하는 형태잖아요. 물레방아 도는 것처럼요. 그런데 그 낙지의 중심이 찬공기라고 생각을 하시면 돼요. 찬공기가 중심에 있고 찬공기가 낙지발처럼 우리나라 쪽으로 한 번씩, 한 번씩 이렇게 주기적으로 내려오는 거죠.

그 찬공기가 5월에는 조금 따뜻하니까 찬공기가 내려오다 보면 우리나라 부근에 약한 저기압이 생겨요. 조그마난 게요. 12시간 전에 보여줄 수 있는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쪽에서 비가 내리는 경우인데. 이것도 크게 봐서 왜 그렇게 생기느냐? 좀 크게 보면 5월에 들어오면서 북극 지방에 기온이 조금 올랐어요. 그러면 예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북극지방의 기온이 낮아지고 중위도 지방이 기온이 높아지면 그 안에 제트류가 강하게 발달하면서 찬공기가 못 내려오는 방벽 역할을 하는데요.

북극지방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오르다 보니까 제트류가 약해지면서 그 찬공기가 내려오는 방벽 역할이 약해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찬공기가 우리나라 북쪽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군데군데 웅덩이처럼 머물면서 세발낙지처럼 정체하면서 주위로 찬공기가 내려오다 보니 우리나라 쪽으로 저기압이 발달해서 비가 내렸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2018년에 역대급 폭염 왔었고 2019년에는 태풍. 또 지난 여름에는 54일 간 역대급 장마 왔었고, 지난 겨울에는 서해안 중심으로 폭설 내리고. 이게 다 좀 이례적이었잖아요?
서울 한 낮 최고 기온이 29도를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나타낸 5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도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한형 기자

 


◆ 윤기한> 네.

◇ 김현정> 그리고 이게 어떤 기후위기, 기후변화와 다 상관이 있는 거라는 설명을 제가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 5월 봄에 세발낙지 패턴도 결국 그 연장선상으로 봐야 돼요?

◆ 윤기한> 지금 걱정되는 것들이 금방 말씀하셨던 것 보면 년 단위로 말씀하셨잖아요. 거기에 중간 중간에 빠뜨렸던 게 뭐냐 하면 작년 겨울에 굉장히 따뜻했었어요. 평년보다도 (기온이) 굉장히 높았고 겨울이 없어졌다라고 할 정도로 됐었고. 그 사이에 작년 11월에 자그마한 것들을 보면, 작년 11월에 (폭우가) 일 강수량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내렸었고요. 그러고 보면 년 단위 사이에 계절별로 특이한 현상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역대급으로 불릴 수 있는 일들이요.

◇ 김현정> 맞아요. 역대급이 많았어요.

 


◆ 윤기한> 그러니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옛날에는 “한 몇 년 만에 일어났던 현상이다” 이렇게 자주 말했는데 이 근래 와서는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요즘 더 와서는 ‘작년 겨울에도 그랬는데?’, ‘이번 봄도 그러는데?’ 이렇게 계절별로 사건이 벌어져요. 그리고 달별로도 이렇게 벌어지는 거고요.

그게 크게 보면 징검다리처럼 연결돼 있는데 그 징검다리 밑에는 돌로 연결돼 있지 않습니까? 자그마한 자갈들로. 그래서 그 자그마한 자갈들처럼 기상현상이 일어나서 말씀하신 대로 기후위기라고 보시면 되고 세발낙지 패턴이 벌어지는 것은 많이 벌어질 수 있는 형태예요.

그런데 이제 그게 영향이 커서 비가 자주 오는 5월 달에 이렇게 자주 내리는 것이 아까 말씀처럼 다른 현상들과 비슷한 현상으로 봐야 되지 않나. 그래서 이제 저희가 볼 때는 예전에는 10년 단위로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매년 일어나고 있고 매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계절별로 일어나고 계절별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달별로 일어날 수 있다.

◇ 김현정> 30초밖에 안 남아서 과장님, 이 질문 하나 하고 끝내야 돼요. 올 장마 언제 옵니까?

◆ 윤기한>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장마가 아니에요. 그래서 장마가 긴 비하고 많은 비가 와야 되는데 이번에는 많은 비가 동반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현재의 과학기술으로는 우리가 밤에 비추는 약한 전등이에요. 우리 주변만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등이라서.

◇ 김현정> 10초 남아서, 과장님. 그래서 언제 와요? (웃음)

◆ 윤기한> 그거는 조금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때 돼서 다시 연락드릴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윤기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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