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4월 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연기론을 놓고 내홍에 휩싸였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과 친문계 전재수 의원이 지난 6일 경선 연기론을 공식화하면서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통해 당 대선후보 선출 시기를 '대선 180일 전'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두 의원은 이를 '대선 120일 전'으로 미루자는 것.
이에 대해 민주당 내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7일 TBN 라디오에 출연해 "원칙을 망가뜨리는 건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명분도 없고 실리도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컨벤션 효과'가 없을 거라는 우려에 대해 "여당을 (대선) 후보 중심으로 바꾸고 여당 예산, 입법을 통해 후보의 메시지와 공약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또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 이런 프레임에 말려 들어가고 본선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저 당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당헌을 저렇게 바꾸는구나' 하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친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기 위해 경선 기간을 늘리면 유권자인 국민에게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거라는 우려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페이스북 캡처
또다른 이재명계인 민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연기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 보인다"며 "경선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에 "소모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블랙홀을 만들 때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