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았었는데…" 국회 세종의사당 개정안 '무산'

야당 정진석 의원도 개정안 발의...낙관론 속 처리 무산 '반전'
국힘 "법률 검토 및 당내 의견 수렴 시간 필요" vs 민주 "수 년 째 같은 핑계" 비난

김태년 국회 운영위원장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사무처 직제 일부개정 동의의 건 등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

27일 오전, 국회 소위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낙관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 날 오전 세종시 관계자의 귀띔이었다.

하지만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또 다시 무산됐다.

여야는 26일과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원회를 열어 지난해부터 논의를 이어온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지만,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찬성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여야 의견이 좁혀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춘희 세종시장 역시 국회 소위를 직접 찾아 개정안 통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법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정진석 의원도 소위에 참석한데다 정의당도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개정안은 무난히 통과되는 듯 보였다.

세종시를 비롯해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환영 논평을 준비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분위기는 급반적,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부지 전경. 세종시 제공

"법률 검토와 당내 의견 수렴 시간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의 제동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수 년간 똑같은 말의 반복.

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말로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난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들 역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완성 시민연대는 "2016년 이해찬 전 대표 발의 당시에도 4년간 계류된 채 논의 부족을 이유로 자동 폐기된 이 후 오늘 또 다시 똑같은 이유로 지연된 것은 상처와 불신을 깊어지게 하는 트라우마의 재연"이라며 "국민의힘은 국회법 개정 처리 지연에 대해 대국민사과하고 정진석 안이 공식 입장인지 공개적으로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