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후보와 초선 의원들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앞서 묵념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거물급 원외 인사들의 적극 개입 정황이 포착되면서 계파전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야권 유력 인사 A씨와 B씨가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했다.
한 비례대표 초선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A씨와 B씨 양쪽으로부터 원내대표 선거에 나온 특정 후보들을 밀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A씨와 B씨가 미는 후보가 달랐지만 '역량 있고 좋은 분이다'라며 각자 지지 후보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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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초선의원은 "A씨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원내대표 선거에 나온 특정 후보의 장점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입장을 묻기 위해 A씨에게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B씨는 "어느 의원에게도 원내대표 경선 관련 전화를 한 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복수의 의원들이 두 원외 인사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고, 한 초선의원은 "전화를 받았다고 하기도, 안 받았다고 하기도 그렇다. 노코멘트"라고 답하기도 했다.
당 2인자로 불리는 원내대표 경선은 당 소속 의원들이 선출한다. 후보자 4명을 제외하면 97명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다.
4·7 재보선 압승 후 탄핵·사면 이슈로 '도로 한국당'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계파 수장이라 할 수 있을 거물급 원외 인사들의 선거 개입은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저는 아직 두 원외 인사들의 민원성 전화를 받지 못했지만, 과거 계파의 수장인 분들이 이런 식으로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떠나신 분들이 왜 계파정치를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26일 초선의원들의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기획한 한 의원은 "요즘 탄핵 문제로 당내 분열 양상이 갑자기 커져 보여서 후보들의 자유토론 대신 준비된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했다"며 "지금은 분열보단 통합을 통해 당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후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는 권성동(4선‧강원강릉), 김기현(4선‧울산남구을), 김태흠(3선‧충남보령서천), 유의동(3선‧경기 평택을) 의원이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