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탐정 손수호] "가상통화 투자, 더 큰 바보 기대하는 투전판"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 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져오신 사건은 뭔가요?

◆ 손수호> 광풍이 불고 있죠. 가상통화입니다.

◇ 김현정> 아니, 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 전자화폐 이름도 너무 많아요. 뭐라고 불러야 돼요?

◆ 손수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정식 명칭, 정부가 딱 정해 준 거 없어요?

◆ 손수호> 없어요. 일단 가상화폐가 가장 익숙하긴 하죠. 그리고 국내의 거래소들은 가짜같은 느낌을 빼기 위해서인지 암호화폐라는 표현을 쓰지만, 최근 거래되는 코인 중에는 암호화 기술, 블록체인 기술과 관계없는 것도 많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래서 암호화폐도 적절치 않는 것 같고요. 그런데 한국은행이나 기재부 등이 내놓은 공식 보도자료를 보면, 여러 용어들을 다 나열한 다음에 이거는 이래서 안 되고 저거는 저래서 안 되고 결국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현정> 그럼 우리는 가상통화로 할까요?

◆ 손수호> 오늘은 일단 그렇게 해 보죠.

◇ 김현정> 그럼 가상통화로 부르겠습니다. 작년부터 주식시장도 뜨거웠지만, 요즘은 가상통화가 정말 조금 전에 광풍이라고 하셨잖아요. 정말 광풍이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이 많이 보이니까 더 많은 사람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죠. 작년에 200만 명이 주식 투자를 새로 시작했고, 주식거래계좌가 600만 개 늘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도 가상통화가 더 화제인 건 왜 그렇습니까?

◆ 손수호> 주식시장보다 훨씬 자극적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요. 주식시장은 상한가가 하루에 30%잖아요.

◇ 김현정> 제한돼 있죠.

◆ 손수호> 하지만 코인시장에는 그런 게 없어요. 또 서킷브레이크나 사이드카 같은 장치도 없고요. 특히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 김현정> 휴일이 없어요?

◆ 손수호> 휴일도 없고, 쉬는 시간도 없이 24시간 계속 돌아갑니다. 그래서 다 잃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엄청나게 벌 수도 있는 매우 자극적인 시장이죠.

◇ 김현정> 실제로 가격변동 폭이 굉장히 큰데요. 여러분,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가상통화 거래소의 실시간 현황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도지코인, 리플, 메탈, 옵저버, 비트코인, 이게 다 가상통화 이름이에요. 지금 거래소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한번 보십시오. 탐정 손수호 진행하는 이 10분 안에 저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한번 보시라고 화면에 띄워놓고 하겠습니다.

◆ 손수호> 네. 가장 대표적인 가상통화가 비트코인이죠. 1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3월 개당 700만 원으로 떨어졌다가 12월에 2,000만 원을 넘어섭니다. 그리고 얼마 전 8,000만 원 넘었어요. 1년 사이에 10배 이상 오른 거죠. 지금 저 화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거래소의 실시간 시세거든요. 거래량 기준으로 순서가 정해진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거래소도 여러 개가 있어요?

◆ 손수호> 그럼요. 그냥 만들면 되는 겁니다. 중앙에서 규제하는 게 없으니까요. 비트코인 지금 현재 개당 6,800... 말하는 순간 숫자가 계속 크게 바뀌어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모를 정도인데요. 6,800만 원 조금 넘었네요. 그리고 최근 화제를 모은 도지코인. 제일 위에 있죠. 거래량이 가장 많다는 겁니다. 지금 389원이잖아요. 그런데 3월 말에는 60원대 초반이었어요. 4월부터 올라가서 500원대 중반도 넘었어요. 3주도 안 되는 동안에 9배 오른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렇게 388원 이러면 싼 것 같지만, 9배가 3주 만에 올랐다, 이러면 어마어마한 거죠.

◆ 손수호> 그런데 작년 12월. 넉 달 전에는 겨우 3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와. 엄청나네요, 진짜. 그러니까 누가 이걸로 일확천금 벌었다더라, 이런 소리 들으면 일하기 싫다는 분도 많아요.

◆ 손수호> 수십억 벌어서 회사 그만뒀다는 얘기가 들리잖아요.

◇ 김현정> 전설처럼 들려요.

◆ 손수호>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얘기 들으면 근로소득자들은 허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나만 가만히 있는 거 아니야? 그런 뭐라고 하더라. 포보라고 하더라고요. 나만 투자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 신조어더라고요.

◆ 손수호>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 되는 상황이죠. 그러다 보니 가상통화 투자자도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우리나라 11개 거래소 가입자가 900만 명을 넘었고, 4대 거래소 하루 평균 거래량이 30조 원.

◇ 김현정> 하루요?

◆ 손수호> 네. 하루에. 그런데 코스피 유가증권시장 하루 거래 다 합하면 15조 원이거든요. 절반이에요. 이런 걸 보면 지금 이 시점에 가상통화 투자 광풍이 어느 정도로 강력한지 알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오늘 가상통화 투자법을 알려주시는 건 당연히 아닐 테고. 어떤 문제점, 어떤 주의할 점이 있는지를 지적하시는 거겠죠?

◆ 손수호> 사실 문제점 지적이라기보다는, 투자를 하더라도 알고 하자는 겁니다. 사실 이 가상통화 얘기를 꺼내면 악플이 많이 달려요.

◇ 김현정> 뭐라고 달려요?

◆ 손수호> 왜 알지도 못하면서 부정적으로 얘기하냐. 공부하고 얘기해라. 너 때문에 떨어지면 책임질 거냐. 알지도 못하면서 이야기 하지 말고 전문가 데려와라. 하지만 오늘 욕 먹더라도 양심상 할 얘기는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제가 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어제 탐정 주제가 가상통화로 정해진 후 일부러 가상통화를 샀습니다.

◇ 김현정> 뭐 사셨는지 얘기해도 돼요?

◆ 손수호> 제일 유명한 걸 샀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얘기가 설령 가상통화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그건 곧 저의 금전적 손해이기도 하다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

◇ 김현정> 얼마 사셨는지는 제가 여쭙지는 않겠습니다.

◆ 손수호> 소액은 아니고요. 충분한 금액을 넣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선 가상통화가 뭔지 대부분 알고 계시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제일 유명하고 제일 비싼 비트코인부터 얘기해 보죠.

◆ 손수호> 2008년에 논문을 통해 알려지고, 2009년 1월 처음 발행됐습니다. 취지는 중앙은행들이 통화, 돈 찍어내면서 통화 가치 훼손시키는 점에 대한 반발이었어요. 그래서 정부나 중앙은행 개입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고 또 통제기관이 없는 대신 소유권 관련 정보를 모두가 함께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를 높인다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누가 관리하지 않는데도 계속 작동한다는 게 색다른 건데, 이렇게 해도 안전한가요?

◆ 손수호> 사실 짧은 시간 안에 원리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간추려 보면, 전자지갑에 보관되는데, 거래할 때마다 그 지갑과 지갑 사이에 해당 비트코인이 이동하는 거예요.

◇ 김현정> 사이버상에만 존재하는 거죠?

◆ 손수호> 그렇죠. 이때 기존 거래 내역과 또 새로 만들어진 내역을 비교해서 일치 여부를 검증하는 승인 작업을 여러 번 거친 다음 정상거래로 인정된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세상에 커다란 가계부 같은 장부가 하나 있고 거기에 모든 비트코인을 가진 세상 사람들의 거래내역이 다 기재되는 거다?

◆ 손수호> 그렇게 하나의 장부라고 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장부가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 나눠서 각자 조금씩 가지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장부가 존재한다는 건 오히려 비트코인의 반대 개념입니다. 어쨌든 새로운 방식이에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대안 화폐 실험 정도의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하나로 피자 한 판 사먹기도 하고요. 그런데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도 올라가기 시작했고, 또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피자 한 판 가격이었는데 지금 8,000만 원 넘기도 했잖아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오른 거에요?

◆ 손수호> 초기에는 몇몇 식당이나 카페가 비트코인 결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했어요. 이게 신기하니까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처음에는 해외 토픽이었죠.

◇ 김현정> 그랬죠.

◆ 손수호> 이게 관심 모으니까 사람들이 나도 한번 해 보자. 그런데 이거 어떻게 얻는 거야? 아 컴퓨터로 복잡한 계산식 풀면 공짜로 얻을 수 있구나.

◇ 김현정> 채굴이라고 하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그렇게 채굴 열풍이 불자 그게 또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게 화폐 맞냐, 도대체 뭐냐, 사람들의 관심이 더 커진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논란이 보도가 되면서 오히려 가치는 더 올라갔다, 이렇게 보면 되는 겁니까?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오히려 논란이 도움된 거예요. 첫 번째 가상통화의 프리미엄이라고 볼 수 있겠죠. 결국 이걸 규제 할 거냐 말 거냐, 세금을 매길 거냐 말 거냐, 가격 급등락 문제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더 큰 관심을 끌게 됐죠. 결국 가격이 오르니까 투자자가 더 뛰어들었고, 이제는 제도권 기관까지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제도권 기관이 관심을 보이면 또 그만큼 성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손수호> 그렇죠. 결국 각국 정부의 태도에 따라서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거래 가격이 꾸준히 올라갔어요. 특히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앞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게 하겠다, 우리 테슬라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또 크게 올랐죠.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우리 돈으로 1,000조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 김현정> 엄청난 성장입니다.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비트코인 이야기를 지금 하시는 동안 지금 몇 분 지났어요?

◆ 손수호> 5분 좀 지났네요.

 

◇ 김현정> 5분 지나는 동안 비트코인 실시간 창을 보니까 그동안 30 몇 만 원 올랐어요. 무섭게 변하네요.

◆ 손수호> 0.5%가 오른 거니까 5분 동안에 큰 변화죠.

◇ 김현정> 비트코인 얘기는 쭉 해 주셨고. 다른 코인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 손수호> 일단 굉장히 종류가 많은데요. 크게 분류하면, 우선 비트코인의 기본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 등을 덧붙인 부류가 있고요. 비트코인에서 파생됐지만 완전히 다른 체계를 가진 것도 있고, 또 아예 출발점이 다른 것도 있어요. 이름만 코인이지 사실상 사기 수단으로 쓰이는 것들도 널려있고요. 어쨌든 중앙은행이 통제하지 않는 점은 공통됩니다.

◇ 김현정> 급등락 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 손수호> 그렇죠. 누구도 가치를 통제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가격이 치솟을 수도 있고 폭락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하늘 높이 치솟을 수도 있고 땅 아래로 꺼질 수도 있고.

◆ 손수호> 그렇죠. 그런데 반대로 그게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이 되는 거죠. 몇 분 사이에도 수십 퍼센트씩 오르고 내리니까요. 그런데 또 그렇다보니 실생활에서는 화폐처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사용이 안 되는 거예요?

◆ 손수호>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단정할 수 없어요. 어떤 큰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하고 비싼 비트코인도 지금 실제 생활에서 결제에 이용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몇몇 기업이 비트코인을 결제에 쓰겠다고 했지만, 보편적인 결제 수단이 될지는 의문이고요. 그런데 지금도 코인이 실제 사용되고 실제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하지만 그래서 “지금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습니까? 지금 그 코인의 내재 가치가 뭡니까?”라고 물으면, 동문서답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미 가상통화 투자는 상당 부분 이성의 영역이 아닌 감성과 신앙의 영역이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현금이라기보다는 주식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나요?

◆ 손수호> 이게 주식과도 달라요. 왜냐하면 주식은 기업의 지분이잖아요. 주식 투자는 기업의 지분을 사고 파는 거고요. 따라서 회사 가치가 올라가면 내가 가진 주식 가치도 올라가고, 또 회사가 이익 내면 배당도 받잖아요. 하지만 가상통화는 도대체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가격이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겁니다. 이유는 몰라요. 아무튼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돼서 내 코인을 더 비싸게 사줘야 내가 차익 얻는 거죠. 왜냐하면 코인 자체의 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이 말은 곧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걸 어디에도 쓸 데가 없다. 그러다보니 심지어 사실상 다단계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비난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을 하시는 그 몇 분 사이에 또 한 10만 원 정도가 훅 떨어졌어요. 변동폭이 진짜.

◆ 손수호> 무섭죠?

◇ 김현정> 눈으로 느껴지네요. 그만큼 가격이 안정돼 있지 않았다는 얘기고. 그런데 지금 다단계라고 표현하셨잖아요. 다단계라고까지 표현하는 건 지나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물론 모든 코인이 다 그렇다는 게 아니에요. 당연히 아니죠. 하지만 최근 화제가 된 코인이 있죠. 리플, 지금 거래량이 두 번째로 많네요.

◇ 김현정> 그렇네요.

◆ 손수호> 2017년 말 4,000원 넘었지만 지금은 1,700원도 깨졌어요. 1,600원대 중반입니다. 올해 초 200원 아래였다가 최근 3주 사이 급등해서 2,500원까지 갔다가 내려온 건데요.그런데 이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게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요?

◆ 손수호> 이거 만든 회사가 리플인데, 중앙은행 역할을 해요.

◇ 김현정> 아니, 비트코인의 특징을 얘기하면 한정된 재화가 있고 그것을 채굴해서 서로 주고받는 거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 리플은 한정된 게 아니라 만든 사람이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리플 회사가 마음대로 만들어서 시중에 팔아버리면 회사는 돈 벌고 투자자들은 손해 보게 되죠. 물론 그 배경이 다양하고 여러 예가 있지만,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소송 제기한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런 법적 갈등이 있으면 그 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게 통상적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런데 이 소송과 별개로 급등락이 이어집니다.

◇ 김현정> 그게 실제 가치하고 관계없이 심리로만 움직여서 그런 거죠?

◆ 손수호> 그런 근거가 되는 거죠. 그리고 또 화제의 도지코인.

◇ 김현정> 도지코인.

 

◆ 손수호> 조롱하려고 장난삼아 만든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도 도지코인 장난으로 만든 거 아니라는 댓글도 많이 달리더라고요. 도지가 멍멍이라는 의미, 여기다 코인 붙인 건데. 초창기에 화제 됐다 잠잠해졌고요, 사용처를 굳이 찾으면 문화예술인에게 팁으로 줄 수 있다는 정도인데요. 일론 머스크가 올해 초부터 SNS에 언급하면서 확 올랐어요. 작년 연말에 3원이었던 게 이렇게까지 오르고.

◇ 김현정> 지금 390원이네요. 3원이 390원이 됐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한마디로 별 이유 없이 오르고 내리고.

◆ 손수호> 한 쇼핑몰이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했다지만 그것 때문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죠. 결국 ‘더 큰 바보 이론(Grater Fool Theory)’을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는 가치 없다는 것도 알고 거품인 걸 알지만, 그래도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줄 사람이 있을 거다. 나보다 멍청한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으면 된다. 내가 마지막이지만 않으면 된다. 이런 심리로 들어가는 거죠.

◇ 김현정> 나보다 더 큰 바보가 내 걸 사주지 않겠어? 라는 심리로 사게 되는 거라는 말씀이에요. 오늘 방송 때문에 도지코인 가격 떨어지면 어쩌죠?

◆ 손수호> 투자자들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방송 때문에 거래 끊기거나 줄어들지 않아요. 이미 부정적 언론 보도가 수도 없이 나왔지만 거래량은 계속 늘었고, 지난 주 도지코인 거래액이 코스피 전체 거래액을 넘어섰어요. 눈치 게임이자 폭탄 돌리기거든요. 이성적인 판단과 투자가 아니라 투전판이죠.

◇ 김현정> 사실은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규제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꼭 나오거든요. 벌써 몇 년 전 제가 인터뷰할 때도 그 얘기가 나왔는데, 여전히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죠?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거는 왜 그래요?

◆ 손수호> 일단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탈중앙화 체계이기 때문에 한 국가의 정부가 완벽하게 규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해외거래소 이용하면 되니까요. 게다가 규제 사실 자체가 오히려 제도권에서 그 코인을 인정하는 거 아니냐. 가치를 인정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죠.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미 수많은 투자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빚 얻고 전월세 보증금 줄여서 여기에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이미?

◆ 손수호>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때문에 폭락하면 그 충격은 거대할 거예요. 정치적인 부담이 클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 코인판에 손대는 순간 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질 겁니다.

◇ 김현정> 손도 못 대는군요.

◆ 손수호> 기억하시죠? 박상기의 난, 유시민의 난. 여기에 대해서 젊은이들은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요. 부동산 대출도 다 막아놓고, 기성세대들이 사다리 치워놓고, 그럼 우리는 뭐해서 큰 돈 벌라는 거냐.

◇ 김현정> 우리는 코인도 못 하게 하느냐.

◆ 손수호> 이거까지 막아버리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기성세대처럼 큰 돈 버냐.

◇ 김현정> 아니, 그렇긴 한데 규제를 아예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도 보세요. 저 뛰고 내리는 거 보세요.

◆ 손수호> 엄청나요.

◇ 김현정> 지금 실시간 현황판은 마침 좀 뛰는 시간인가 봅니다.

◆ 손수호> 그런데 사실 지금은 좀 조용할 시간이고요.

◇ 김현정> 떨어지기 시작하면 무섭게 떨어진다면서요?

◆ 손수호> 직장인들 출근시간 전후, 점심시간, 퇴근해서 지하철 탈 때 거래량이 늘죠.

◇ 김현정> 그동안 너무 대책 없이 운영되면서 판이 커지면서 이제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가상통화를 투기자산이라고 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재가치가 없다’고 했어요. 이제 우리 정부도 나서야 돼요. 욕먹을까 봐 그냥 두는 건 비겁해요.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터키는 가상통화 결제 금지했고요, 인도는 가상통화 거래하면 벌금 부과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거든요. 물론 투자는 자유입니다. 나쁜 거 아니에요. 개인 책임으로 하면 돼요. 그렇게 해서 큰 돈 벌 수도 있고요. 그걸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오해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투자는 하더라도 왜 각국이 지금의 과열을 우려하는가. 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가. 범죄 악용을 우려하는가. 예상되는 부작용은 무엇인가. 이 모든 걸 고려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거죠.

◇ 김현정>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통화에 대해서 자세하고 생생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저 창을 보니까 저도 하고 싶어요” 이런 문자들이 들어오는데요. 여러분, 지금 그러라고 띄워놓은 게 아니고, 얼마나 오르고 또 순식간에 저것보다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걸 보시라고 띄워드린 거니까요. 조심하셔야 됩니다.

◆ 손수호> 그렇지 않아도 선량한 개인 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어요. 우리 정부도 거래소 규제를 논의 중인데요. 그동안 거래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서 국내에만 100여 곳인데요. 가장 단순하게 실명 계좌로 영업하지 않는 거래소만 규제해도 4곳 외에 문 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8천여 종의 가상통화가 거래되고 있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름만 가상통화가 상장되고 거래되면서 누군가는 사기 피해를 당할 우려가 생기는 거죠. 주식 시장에서는 절대 허용 안 되는 범죄 행위들이 코인 판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당하게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거래소들도 거대한 사기 행각의 공범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투자는 자유죠. 하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내재가치에 기반한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그저 가격이 오르니까 여기에 올라타서 차익 실현하겠다는 투기라는 점을 인정하는 게 오히려 솔직한 거죠. 모든 건 자기 책임입니다.

◇ 김현정> 네.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어요.

◆ 손수호> 감사합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