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웅정 "부모님들, 제발 앞바라지 말고 뒷바라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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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적는자가 산다…독서노트 15년
'심플=베스트' 삶의 기본? 청소-운동-독서
부모, 자녀 재능찾아 인생 스타트라인 놔줘야
친구같은 부모 X, 잘못 고치고 가르쳐야
한국축구팀, 책임 회피 않는 지도자 필요
손웅정의 꿈? 향기 나는 노인 되는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뉴스쇼 기획특집, 대한민국 부모 발굴 프로젝트 부모임당.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사들의 부모를 만나서 자녀 교육 철학을 들어보는 시간인데요. 오늘 만나볼 부모는요. 우리 아들은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분. 그런데 자녀의 이력을 한번 들어보세요. 아시아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호골 달성, 아시아 최초 유럽 5대 리그 득점왕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영국 명문구단 토트넘의 주장, 여기까지만 해도 여러분 벌써 아시죠? 월드클래스가 제가 보기엔 분명해 보이는 손흥민 선수. 그런데도 끝내 월드클래스, 월클이 아니다라고 하시는 이유는 뭘까요?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최근에 화제의 신간을 냈습니다. 15년간 쓴 독서 노트를 묶어서 책으로 출간했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 직접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아버님.

◆ 손웅정>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정말 만나고 싶었습니다.

◆ 손웅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가 축구 연습벌레, 연습 왕이신 거는 알았는데 다독왕이신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그냥 읽기만 한 게 아니라 15년 동안 독서 노트까지 적으신 거예요?

◆ 손웅정> 그러니까 저는 머리가 나빠서 적자생존이라고 적는 사람은 산다. 그래서 책을 읽고, 책을 또 한 번 읽어서는 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들도 있고 그래서 두 번, 세 번, 네 번, 또 많이 읽을 때는 다섯 번도 읽고 중요한 부분들을 또 읽으면서 이렇게 표시를 하고 또 거기에 상응하는 제 또 생각이 또 첨부해야 될 그런 내용에서는 또 거기다 제 생각까지 제가 메모를 해놨다가 최종적으로 노트에 옮겨 쓰는 그 작업을 해서 만든 게 독서 노트였어요.

◇ 김현정> 세상에, 아니, 손흥민 선수도 아버님처럼 책을 많이 읽나요?
출처 한국일보출처 한국일보
◆ 손웅정> 흥민이 같은 경우는 어려서는 축구가 좋아서 축구만 했고 독일 가서는 유로파나 챔피언스리그 같은 걸 경기를 소화해내려면 일주일에 두 경기씩 하니까 시간이 좀 그렇게 여의치가 않아서 제가 중요한 부분들은 책을 읽다가 줄을 쳐서 머리맡에 놔두는 정도, 그 정도는 좀 해봤죠.

◇ 김현정> 세상에, 저 지금 약간 소름 돋았어요. 아니, 그러니까 이미 축구를 너무 잘해서 독일에서 뛰는데 그 아들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니까 대신 읽고 "흥민아 중요한 것만 여기 줄 쳐 있는 거라도 한번" 그렇게까지.

◆ 손웅정> 네.

◇ 김현정> 책 제목이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읽고 쓰고까지는 알겠는데 뭘 버리세요? 이거 버리는 거 뭐예요?

◆ 손웅정> 저는 워낙 아주 삶 자체가 단순해요. 내 주변에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면 좋은 생각이 안 떠올라요.

◇ 김현정> 오늘도 의상이 순백의 티셔츠. 지저분한 게 없어요. 심플한 걸 좋아하시는.

◆ 손웅정> 워낙 아주. 그래서 독서 노트까지 작업을 마치고 나면 제가 책을 버리는 이유가 개인적으로 제 삶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 청소, 운동, 독서라고 생각하는데 청소를 하는데 저는 어떠한 물건이 하나 있으면 그 물건을 다 들고 그 밑에까지 하고 그 물건 자체도 다 닦아서 정리를 해야 제가 직성이 풀리는데 제가 읽은 책을 다 보관할 공간도 없고 또 책을 모아놨을 때 그 먼지 쌓인 거를 다 책을 들고 그때마다 청소를 한다는 건 제가 시간 낭비를 엄청, 그다음에 마지막엔 내가 책 읽은 걸 남한테 자랑하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 김현정> 스스로.

◆ 손웅정> 그래서 저는 책도 그렇고 제가 소유물도 그렇고 아주 단순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강연을 이렇게 가서 왜 그렇게 삶의 기본이 뭐냐 했을 때 제가 나는 청소, 운동, 독서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웃어요. 청소? 그래서 내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내 이부자리 정돈하지 못하면서 큰일을 하겠다고? 사무실에 직장에 출근해서 내 책상 서랍 하나도 정리 못하면서 큰일을 하겠다고?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트렁크 정리도 하나 못하면서 큰일을 하겠다고?라는 질문을 해요.

◇ 김현정> 기본.

◆ 손웅정> 기본 중에 기본이죠.

◇ 김현정> 기본 중에 기본. 그 기본 중에 기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운동에서도 하시잖아요. 축구에서도. 손흥민 선수가 받아온 상도 버리신 적이 있다는 게 이게 사실입니까?

◆ 손웅정> 어려서는 다, 프로 선수가 되기 전까지는 다 폐기 처분했고.

◇ 김현정> 그 귀한 거를. 아니, 유치원 때 받아온 이거 메달이며 트로피며 저는 하나도 못 버리고 있는데.

◆ 손웅정>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해요. 가지고 있는 경쟁력만이 내 거지 남의 거는 그 다른 부수적인 거는 굳이 그렇잖아요.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서 좋을 건 없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돈, 물질,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성공 자체에 대해서 강조도 절대로 안 하신다고 제가 들었어요.

◆ 손웅정> 저는 일단 원하는 자기 삶. 재능과 개성을 자기가 목표로 삼고 그걸 꿈으로 삼아서 그 일을 지속적으로 했을 때 저는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물론 성공의 정의, 행복의 정의는 다 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돈이 아니라 개성, 재능을 목표로 해서 그거를 이뤘을 때 저는 성공이라고 개인적으로 정의를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자기가 좋아하는 거, 자기가 재능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하면 성공은, 물질적인 건 따라오는 거고.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보통 야, 목표를 일단 세워. 세우고 달려가. 성공이라는 목표부터 세워, 이렇게 강조하거든요. 성공을 강조하는데 그건 좀 바람직하지는 않습니까?

◆ 손웅정> 저는 큰 부모는 적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적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적게 밖에 못 키운다고 얘기하는데.

◇ 김현정> 잠깐만, 잠깐만요. 이거 되게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키워야 그러면 작게 될 아이도 크게 키울 수 있는 건가요?

◆ 손웅정> 저는 개인적으로 작은 부모는 자식의 앞바라지를 하는 부모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뒷바라지가 아니고 앞바라지요? 앞바라지가 어떤 걸까요?

◆ 손웅정> 그러니까 아이의 재능하고 개성보다는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지금 자기 판단에 돈이 되고 성공을 환호하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성공적으로 애를 유도해서 애는 그 개성이나 재능을 무시하고 애 행복도 무시하고 그렇게 유도해서 갔을 때 내 자식이 30~40대 가서 그 하던 일에 월요병이 걸리고 권태기가 오고 번아웃이 왔다면 그 인생을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있어요?

◇ 김현정> 억지로, 억지로 끌고 대학까지는 보낼 수 있잖아요.

◆ 손웅정> 아니, 대학도 못 가요. 열다섯, 열여섯 되잖아요. 그럼 부모 속이고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 손웅정> 그럼요. 저는 개인적으로 큰 부모는 일단 가장 중요한 게 우리 아이의 재능이 뭐고 개성이 뭘까라는 자기 안에 질문을 던져서 지속적으로 최고 빠른 시간 안에 우리 아이의 재능과 개성을 찾는 거. 그게 인생의 스타트 라인에 갖다 놔주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봐요.

◇ 김현정> 그거 찾기가 그런데 좀 어렵지 않아요?

◆ 손웅정> 아니죠. 그런데 그거는 일단은 많은 걸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많은 걸 경험하게 하고 부모들이 야, 야, 야, 그거 실수하면 안 돼. 실패하면 안 돼. 야, 그거 잘못되면… 그런데 아이들한테는 실수는 없고 경험이죠.

◇ 김현정> 실수라는 게 없다. 다 경험이다. 실수조차 경험이다.

◆ 손웅정> 그럼 우리도 이렇게 인생을 이렇게 살면서 가장 큰 경험이고 가장 큰 교훈이 뭐야? 실수하고 실패해서 얻은 거죠. 그러니까 아이들을 많이 노출시키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많은 걸 보게 했을 때 얘 재능과 개성을 볼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손흥민 선수 같은 경우에는 그 재능을 언제 어떻게 발견하셨어요? 아버님.
출처 한국일보출처 한국일보
◆ 손웅정> 그때는 체험학습이 없을 때거든요. 그래서 저는 두 놈을 주중에 제가 성질이 급해서 주말에 차 밀리고 하면 어디를 제가 못 다녔어요. 그냥 어디 가다가 차 딱 막히면 돌려서 그냥 집으로 가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주중에 시간을 내서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이렇게 해서 결석하고 움직이겠다, 이렇게 하면 선생님이 뭐라 그러면 죄송하지만 선생님이 애 인생 책임져 줄 거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냥 며칠씩 결석시키고 아이들 많이 볼 수 있고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제 생각에는 이 교단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학교 공부를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이렇게 보는 게 이 아이들의 개성과 재능을 찾는 데 이게 빠르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지금은 체험학습이 있으니까 그게 자유로운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 김현정> 지금 그러니까 체험학습을 앞당겨서 하신 거네요. 지금은 다 허락해줘요.

◆ 손웅정> 그렇죠. 옛날에는 그게 없었거든요. 6년 개근이 큰 상인 걸로 알 때죠.

◇ 김현정> 아파도 학교 가야 된다. 우리는 그랬잖아요. 지금은 체험학습 다 하게 해주는데 아버님은 그걸 앞장서서 하신 거예요. 데리고 막 산으로 들로 다양한 거. 그러다가 뭐가 딱 보이셨어요?

◆ 손웅정> 그런데 두 놈이 축구를 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진짜 하겠냐 힘들다. 이거 힘들다. 그래서 세 번을 물어봤는데 하겠다. 그래서 제가 그래, 너네 삶인데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잖아. 내가 낳긴 했지만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아니죠. 이렇게 대단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으면 누구나 밀어주는데 딱 봤을 때 그게 보이신 게 아닌데도?

◆ 손웅정> 아니, 꼭 예를 들어서 축구를 해서 프로 선수가, 국가대표가 돼야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아니죠.

◆ 손웅정> 얘가 행복하잖아요. 축구를 하는 게 행복하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대부분의 부모는 또 딱 보니까 재능이 손흥민은 아니야. 그러면 이거보다는 공부를 해.

◆ 손웅정> 그런데 그게 작은 부모고 그게 앞바라지잖아요. 왜 부모 생각에 애를 판단하냐고요. 얘들이 장성했을 때는 부모가 자식 삶 못 살아주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 손웅정> 본인이 책임져야 되잖아.

◇ 김현정> 물론이죠. 진짜 좋은 말씀이고 제가 그냥 말씀 하나하나마다 쿡 찔리네요. 오늘 엄청 찔립니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아니, 그 손흥민 선수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그러니까 축구를 하고 싶다. 아버지 저 축구할래요라고 했을 때 그래, 네가 행복하면 해라고 하면서 밀어주셨는데 처음부터 그러면 크게 될 녀석이다, 이건 아니었어요?

◆ 손웅정> 절대로요.

◇ 김현정> 절대 아니었어요?

◆ 손웅정> 지금도 제가 그 얘기를 해요. 너 축구 처음 시작할 때 난 너하고 축구만 봤어. 지금도 네가 얼마를 벌고 네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도 너하고 축구밖에 안 보여라고 얘기해요.

◇ 김현정> 용돈 안 줘요, 아들이?
출처 한국일보출처 한국일보
◆ 손웅정> 아니, 제가 벌었어야지. 자식 돈은 자식 돈이고 내 돈은 내 돈이고 배우자 돈은 배우자 돈이고 자식 성공은 자식 성공이고 배우자 성공은 배우자 성공. 내 성공만이 내 성공이지 어디 숟가락을 왜 얹어요?

◇ 김현정> 어디 숟가락을.

◆ 손웅정> 숟가락 얹으면 안 돼요. 그 앞바라지 하는 부모들이 자식 잘 됐을 때 숟가락 얹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맞네요. 아버님, 왜 이렇게 말씀도 재미있게 하세요? 숟가락.

◆ 손웅정> 숟가락을 왜 얹어요?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요, 진짜.

◆ 손웅정> 주도적인 내 삶을 살아야지 왜 자식새끼한테 눈치 보면서 내 소중한 인생을 왜 그렇게 살아야 되냐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히 잘하는 걸로 보이지 않았으나 하겠다고 하니까 밀어주신.

◆ 손웅정> 그럼요.

◇ 김현정> 그럼 손흥민 선수는 재능하고 노력하고 이게 몇 퍼센트 대 몇 퍼센트 정도라고 보세요, 그럼?
◆ 손웅정> 제가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한 3년 정도 가르치다 보니까 조금 재능은 보이는데 엄청난 노력을 했죠.

◇ 김현정> 재능 한 80, 노력 한 20 정도, 이렇게 보면 돼요? 손흥민 선수의 기량을 100이라고 하면.

◆ 손웅정> 운 7, 기 3.

◇ 김현정> 기본기 훈련만 7년 했다고 제가 들었어요. 세상에 그 선수를 데리고. 그럼 기본기 훈련만 계속 시키면 좀 지루해 하거나 아빠 저 안 할래요, 이러지 않았습니까?

◆ 손웅정> 그런데 아버지가 워낙 무섭잖아요. 자기가 한다고 했지 그리고 아버지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똑같이 자기보다 더 솔선수범하고 하니까.

◇ 김현정> 아버님이 어디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친구 같은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그건 직무유기다. 저는 그 얘기 들으면서 요새 부모들은 다 아이하고 터놓고 이야기도 잘하고 친구 같은 부모를 꿈꾸거든요. 막 이렇게 무서운 부모는 좀 흔히들 말하는 꼰대 같은 부모다. 난 그렇게 안 될래.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아버님의 그 친구 같은 부모 되지 마라라는 말은 조금 저로서는 의아하더라고요.
출처 한국일보출처 한국일보
◆ 손웅정> 그런데 예를 들어서 친구라면 아이가 친구가 뭘 잘못하고 있는데 강하게 얘기해서 그걸 고칠 수 있는 친구 정도가 있을까요? 그런데 부모는 지금 사실 과잉보호를 하고 있잖아요. 과잉보호. 왜? 핵가족 시대다 보니까 자녀가 한 둘이다 보니까 모든 지원, 관심, 사랑을 받고 우리 자녀들이 성장을 하잖아요. 그래서 부모들이 아이들이 이건 잘못된 거고 아닌데도 울고 불고 떼를 쓰면 타협을 하잖아요. 거기서 벌써 균형이 깨졌다고 생각을 해요. 아닌 건 아니라고 가르쳐야죠. 잘못된 건 어떻게든 고치고 가르쳐야지.

◇ 김현정> 고쳐라. 그러면 아이들이 부모를 좀 멀리 한다든지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지 않나 봐, 이렇게 느끼지 않아요?

◆ 손웅정> 나머지 부분에서는요. 우리 아기들도요. 그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 부모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 안 해요. 안 해요. 절대로요.

◇ 김현정> 폭력으로서의 매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아이들은 안다.

◆ 손웅정> 알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대들보가 휘면 기둥이 휘어. 가정은 최초의 학교고 최고의 학교야.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엄격함이라는 의미는 틀린 것, 잘못된 거 봤을 때는 엄하되.

◆ 손웅정> 고치고 가르쳐야죠.

◇ 김현정>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대화로 풀고.

◆ 손웅정> 그럼요.

◇ 김현정> 그때는 친구 같아도 되는 거네요.

◆ 손웅정> 그렇죠.

◇ 김현정> 오케이, 이해했습니다. 우리는 반대로 하고 있었네요. 그거를. 반대로 하고 있었네요. 부모이기도 하시지만 축구 지도자기도 하시니까 축구 얘기, 대한민국 축구 얘기도 좀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공석이죠. 지금 선출 중에 있는데 어떤 분이 와야 된다고 보세요?

◆ 손웅정> 제가 그거는 뭐 유소년만 지금 하고 있는 제 주제에 드릴 말씀은 아니고 그냥 책임 회피하지 않는 지도자.

◇ 김현정>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지도자.

◆ 손웅정> 공이 생기면 돌리고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질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그런 지도자.

◇ 김현정> 이번에. 손흥민 선수는 월드 클래스가 아니다 이 발언이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잖아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손웅정> 변함없습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아들을 굳이 그렇게 월클 아니다라고 계속 강조하세요, 아버님?

◆ 손웅정> 그런데 지금 고인이 되셨는데 네덜란드에 아주 유명한 프로 선수 요한 크라이프 선수가 있었는데 그분도 하신 말씀이 그거예요. 자기가 전 세계 정말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봤지만 그 선수들 공만 잘 차는 게 아니다. 인성에서도 월드클래스라고 얘기했듯이 볼도 잘 차야 되지만 인품도 같이 월드 클래스가 정말 월드 클래스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손흥민 선수 인성 최고 아닌가요?

◆ 손웅정> 하여튼 더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몇 퍼센트나 더 채워야지 그러면 월드클래스.

◆ 손웅정> 저는 매일매일 그러니까 늘 항상 그렇지만 지금보다 한 10%의 성장을 늘 기대하고 꿈꾸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는 더 채워라. 흥민아. 손흥민 선수가 전화는 자주 해요?

◆ 손웅정> 경기 상황이 좋으면 굳이 런던에 있을 때도 경기 내용이나 팀 성과가 괜찮으면 들어오든지 말든지 하는데 조금 힘들 때 그땐 제가 꼭 가서 고생했다. 안 다쳤으면 됐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 다음 준비할 수 있잖아.

◇ 김현정> 늘 응원해 주시는구나. 그 말씀 되게 좋네요. 살아있는 개가 죽어 있는 사자보다 낫다.

◆ 손웅정> 낫죠. 안 다쳤잖아.

◇ 김현정> 안 다쳤잖아, 너 다시 일어설 수 있잖아.

◆ 손웅정> 그럼요. 다음 경기가 또 있잖아. 다음 경기 준비하면 되잖아.

◇ 김현정> 그런 얘기 들으면 힘이 안 날 수가 없겠네요. 아들이. 손웅정 감독님 본인의 꿈도 궁금해요. 그러니까 손흥민 선수의 꿈 말고 손웅정의 꿈.

◆ 손웅정> 저는 나이가 먹었다고 이게 계급장이 아니고 권력이 아니잖아요. 이게 나이 먹었다고 젊은이들한테 안 좋은 냄새 풍기는 노인네가 되면 안 되겠다. 그래서 향기 나는 어른으로서. 로마 속담에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돈을 주고 사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제가 세상 살면서 얻은 지식, 지혜, 경험을 지금 우리 젊은 미래의 우리 대한민국을 이끌 기성세대들한테 전달해줘서 이 미래를 정말 잘 이끌어가는 데 단 0.01%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른, 노인으로 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책 몇 권 더 나오겠는데요.

◆ 손웅정> 아닙니다.

◇ 김현정> 오늘 저는 여러 가지 기억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기본에 충실하라는 이야기가 제 뇌리에 아주 확 박혔습니다.

◆ 손웅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천하의 손흥민도 기본부터다. 여러분 기억해 주세요. 심플 이즈 더 베스트고 백 투 더 베이직. 저 끝나고 나서 인터뷰 노트 써야 될 것 같아요. 오늘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손웅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하십시오.

◆ 손웅정>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었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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