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대도 못팔면서 부동산 기웃 …中 전기차 회사 지속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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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개발회사가 투자한 헝다차그룹
지난 12개월동안 주가 1200% 상승
생산계획 계속 수정·내년에 50만대 이상 생산
직원들 생산과 관련없는 부동산 판매 등에 내몰려
반도체 굴기 앞세웠던 칭화유니 전철 밟을 수도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인 상하이 모터쇼가 19일 개막했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BMW, 도요타, 폭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미국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축구장 50배 크기의 상하이 전시·컨벤션센터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 부스를 차린 중국 헝다신에너지자동차그룹(에버그란데 신에너지자동차그룹)에 주목했다.

헝다자동차도 이번 모터쇼에 9개의 모델을 전시했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조차 생산하지 못했다. 당연히 아직 전기차는 한 대도 못팔았고 도로에 굴러다니는 헝다전기차는 없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2019년 1월에 출사표를 던지며 뛰어든 후발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아직 신차를 생산하지 못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속을 들여다보면 과연 지속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데 블룸버그통신도 바로 이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연합뉴스

 

알리바바를 세운 마윈과 함께 중국 최대 후보 자리를 놓고 겨뤘던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은 자본금 20억 달러를 투자해 광저우에 헝다신에너지 자동차를 설립했다.

중국 최대 부호가 넉넉한 자금을 바탕으로 블루오션인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자 주가가 치솟았다.

헝다자동차는 홍콩증시에서 지난 1년 동안 1천% 이상 상승했고 현재 시장 가치는 미화 820억 달러로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 보다도 높다.

그러나 테슬라가 지난 2년 동안 중국에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하고 지난 3월에는 상하이 공장에서 3만 5천대를 생산하는 등 날개를 다는 동안 3년에서 5년 사이에 세계 최대의 전기차 메이커가 되겠다던 헝다자동차는 홍보에만 열을 올릴 뿐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3월까지 연간 50만~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던 계획도 2025년으로 미뤄졌지만 회사는 2035년까지 연간 5백만대를 만들겠다고 또 다른 공언을 한 상태다.

에버그란데 그룹은 사상 첫 전기차인 'Nevs 93'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SCMP 캡처

 

헝다차는 광저우, 텐진, 상하이 등에 3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조립라인을 갖추고 있지 않다. 주로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비전통적 방법을 쓰지만 협력사들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 시험과 도로 주행테스트를 포함하는 제품개발, 검증, 확인 등의 거쳐야할 단계가 있는데 이를 3년 안에 압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러다보니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헝다자동차그룹의 전기차 개발에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면서 지난달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헝다차 직원들은 그룹의 중추인 부동산을 파는데 도움을 요청받고 있고 자동차 생산과는 무관한 교육을 받거나 회사의 역사를 배우는데 내몰리고 있다.

생산라인 직원부터 지원 인력까지 모든 부서 직원들이 SNS에 부동산 광고를 올리거나 친척이나 친구들을 모델하우스로 데려오도록 강요받는다. 경영직급은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까지 받는다. 한우물만 파도 될까 말까인데 엉뚱한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바이두가 개발한 아폴로 자율주행차. 연합뉴스

 

사정이 이럼에도 헝다차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중국 전기차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는 전체 판매량의 5%에 불과하지만 시장이 성숙해지고 기술 발전에 따라 자동차 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헝다차의 전기차 출시가 늦어지고 시장에 했던 약속을 계속 어기면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지난해 연말 파산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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