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오세훈 후보. 윤창원 기자
4‧7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여당은 막판 '박빙 승리'를, 야당은 두릿수 이상 격차로 '압승'을 예고하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선 부동산 급등 사태 책임론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50%를 넘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투표율 50% 이하에선 조직표가 강점인 여당이 유리하고, 50%를 넘기면 중도층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야당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심판론' 열세지만…막판 반전 노리는 與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수도권 집값 급등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악재로 인해 지난해 총선 때와 달리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보궐선거인 점을 감안하면 막판 총력전을 펼치면 박빙 승부 끝에 신승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 내외 박빙 승부를 꽤 오래 전부터 예측했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7%를 말씀하셨는데, 보통 정치인들은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대로 얘기하는데 역시 경륜이 있으신 분이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막판 현장 민심을 고려할 때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신승을 예상했다.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가 홍제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연설에 환호하며 박수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선거를 총괄하는 당내 전략통인 박광온 사무총장도 조심스럽게 대역전에 무게를 실었다. 박 총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론조사가 매우 정교하게 발달했지만 투표 결과와 명백히 일치한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가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으로 저렇게 문제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인지 투표장에 가면 여러 생각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도 부동산 사태로 민심이 돌아선 부분을 의식한 듯 읍소와 함께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안국동 캠프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LH 사태에 대해) 좀 더 단호하게 이 부분을 냉철하게 대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높은 사전투표율을 거론하며 "서울의 미래를 거짓말과 무책임에게 다시 맡길 수 없다는 걱정을 표에 함께 담아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기' 잡은 野…분노표심 '반사이익'에 겸손 모드
국민의힘 측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10~20% 내외 격차로 박 후보를 앞서왔던 점을 부각시키며 승리를 예고했다. 다만, 정부‧여당에 분노한 민심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단 점을 인정하며 겸손한 모드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강남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가 확실히 승리할 것"이라며 "(격차가)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두 자리 숫자는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 전체가 거의 지금 봉기 수준"이라며 "(오 후보가) 최소한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길 걸로 본다"고 전망했다.
당 지도부 인사들이 야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 가운데 오 후보를 비롯한 일각에선 막판까지 자세를 낮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추세가 반사이익 영향이 큰 상황에서 자칫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