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대한항공은 2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조원태 사내이사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56.91%(9978만주)가 참석했고, 위임장 제출을 포함해 출석 주주는 177명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밝힌 대로 대한항공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인 조원태 사내이사, 임채민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의결권 기준 8.52%에 달한다. 그럼에도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96%에 달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조 회장) 이사 선임으로 인해 아시아나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의 실사 미실시, 계약상 불리한 내용 우려 등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올해 1월 임시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발행 주식 총수 확대 정관 변경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69.98%로 정관 변경 건이 가결된 바 있다.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건은 찬성률 82.84%, 임채민 사외이사 선임 건은 찬성률 82.82%로 의결됐다.
이밖에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 장용성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사외이사 선임도 각각 99%대의 찬성률로 의결됐다. 김동재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도 85.07%로 가결됐다.
조 회장은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의 대독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조 회장은 "회사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장기적인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며 "인수를 위한 일련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도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90.89%가 참여한 주총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개최했다.
한진칼 주총에서 산업은행의 주주제안은 모두 의결됐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찬성률 99.82%), 이사회의 동일 성(性) 구성 금지(93.80%),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설치(99.82%) 등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최방길 한국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김효권 법무법인 퍼스트 대표변호사는 각각 찬성률 55.43%, 55.42%, 99.7%로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는 산은이 한진칼 투자 후속 조치를 위해 출범한 통합위원회의 심의 이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태수 한진칼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주사로서 항공산업 개편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아시아나항공 통합 체제를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저수익 자산 매각과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른 시일 내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자매사인 진에어도 이날 주총을 열어 황찬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발행 가능 주식 수 확대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의 정관 변경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