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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브이]재개발이 시작됐다. 옆집 사람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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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예정인 건물에 들어가 벽면 전체를 빨간 페인트로 칠한다.
묵직한 중장비가 건물에 다가서자 빨간 벽으로 변한 ‘삶의 터전’은 빨간 콘크리트 조각으로 부서져 내린다.

그 조각의 행방을 되짚어 보며 도시의 초상을 사진으로 담는 정지현 작가.

작가는 서울의 한 5층 아파트에 태어나 단지 내 학교 그리고 주변 상권을 누비며 성장한 ‘아파트 키드’다. 그런 그에게 평생 살던 공간이 재건축을 위해 허물어지고 초고층 아파트로 변한 모습은 충격이었다. 작업의 시작이었다.

재건축 조합을 만들고 동의를 얻는 행위는 건물의 소멸과 맞닿아 있다. 그 시점에 비로소 옆집, 아랫집, 윗집을 알게 되고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 이 아이러니를 시각화한 정지현을 노컷브이가 담았다.

철거현장 Demolition Site(2013). 정지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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