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패싱 논란 속에 법무부가 차장·부장검사에 해당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규모는 고위간부 때와 마찬가지로 소폭에 그쳤다.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주요 사건 담당 검사들은 모두 자리를 유지했다.
법무부는 22일 중간간부 검사 18명의 인사를 발표했다.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오현철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등 최근 사표 제출로 공석이 된 자리 6석을 충원하고, 타기관 파견이 종료된 검사들을 인사 수요가 있는 곳에 복귀시켰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 자리에는 나병훈 차장검사(54·사법연수원 28기)가 발령받았다. 나 차장은 직전까지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파견됐다. 이전에는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과 제주지검 차장을 맡았다.
나머지 중앙지검 2·3·4차장검사는 유임됐다. 이들 2·3·4차장들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 당시 이성윤 중앙지검장에게 반발한 탓에 일부 교체가 유력시됐지만 모두 자리를 지켰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변필건 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변 부장은 채널A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의 무혐의 처리를 두고 이 지검장과 갈등을 겪으면서 인사 대상자로 지목돼왔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담당한 권상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도 자리를 지켰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이동언 중앙지검 형사5부장 역시 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민감한 사건을 쥐고 있는 다른 검찰청의 부장들도 자리를 유지했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맡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이 대표적이다.
나병훈 신임 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비롯해 일선에서 인권감독관을 역임했던 차장검사들은 이번 인사에서 중용됐다. 박재억 서울서부지검 인권감독관은 청주지검 차장검사로, 권기대 안양지청 인권감독관은 같은청 차장검사로 발탁됐다.
소폭 인사 속에 검찰 개혁 기조는 계속 이어졌다. 법무부는 검찰개혁TF를 구성하고 이성식 성남지청 형사2부장과 김태훈 부산지검 부부장을 배치했다. 일반검사 2명도 해당 TF에 파견했다.
특히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연구관을 서울중앙지검으로 겸임 발령해 수사권한을 부여한 게 눈에 띈다. 임 연구관은 현재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검찰 수사팀의 위증 강요·강압 의혹을 감찰중이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조직의 안정과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로 실시하면서도 검찰 개혁의 지속적 추진에 필요한 조치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인사 규모와 구체적 보직에 관해 대검찰청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