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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위해 '단일화'에만 힘주는 與野…정책 경쟁 실종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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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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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정봉주와 만나 '단일화' 약속…당대당 통합까지 촉구
박영선은 중도 확장 위해 "금태섭 품고 가야"
국민의힘 주자들 "안철수 때문에 김명수가 대법원장 됐다"
安측, 나경원·오세훈 향해 "야당단일후보가 남탓, 돌려까기 잘하는 후보인가"
與野 관계자 "단일화 없인 승리 힘들다보니…정책 연대 정도는 필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자리를 둘러싼 단일화 경쟁이 여야 모두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범보수 야권에 이어 범여권에서도 후보 단일화를 기반으로 한 당대당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번 선거전이 서울시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의 대결의 장이 아닌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하는 선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영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그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와 청년시민 정책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논의 시작된 범여권 통합…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범여권 후보 단일화의 불씨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해 한 달 넘게 나홀로 레이스를 펼쳤던 우상호 의원이 지폈다.

우 예비후보는 지난 7일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로 활동 중인 정봉주 전 의원과 회동, 단일화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이 회동이 눈길을 끈 것은 과거 민주당에서 한 솥밥을 먹었던 동지들의 재회 때문이 아니라 두 후보가 당대당 통합까지 추진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15총선에서는 적용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만들고 열린민주당은 독자 정당을 창당했지만, 오는 4월 보궐선거의 판세가 박빙 내지는 박빙열세로 나타나자 다시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무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을 품고가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금 전 의원이 민주당과 갈등 속에서 탈당을 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확장성을 가져오려면 민주당이 중도 성향을 보이는 옛 식구 금 전 의원을 품을 수 있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발언들은 당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논란이 되고 있지만 단일화 성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열린민주당의 경우 현 민주당 지도부가 지지층의 성향 차이로 당대당 통합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금 전 의원의 경우에는 이미 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를 전제로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1차 후보 단일화에 나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 예비후보는 자신이 논의를 시작한 여권 단일화는 "같은 뿌리였지만 갈라졌던 가지를 모으는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박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금태섭을 끌어안는다면 안철수도 끌어안아야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우 예비후보는 범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도 "겉으로는 보궐 선거 승리를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자기중심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은 고사하고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위태로운 '살의의 경쟁'이 벌어지게 돼 있다"고 비난에 나섰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왼쪽부터)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최종 후보 향한 내부 경쟁도 정당간 경쟁도 치열…원팀 될 수 있을까

'투트랙 경선'이 확정된 야권에선 최종 후보 단일화 고지에 오르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예비후보는 1차 관문인 당내 본경선을 앞두고 총선 패배 책임론, 중도 확장성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본경선 기호 추첨에 참석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각오를 밝히는 과정에서 본선 경쟁력과 여성 가산점 부여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나 예비후보는 선두인 자신을 향해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집중되는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이들 후보들과 금 전 의원과 3지대 경선 중인 국민의당 안 대표 사이의 신경전도 점입가경이다.

최근 법관탄핵 이슈와 함께 논란이 된 김명수 대법원장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안 대표를 향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2017년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 의결 당시 40석에 달했던 국민의당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지적했고, 나 예비후보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안 후보의 국민의당이 30표를 몰아줘 임명안이 통과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당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의한 사안이었다"고 책임 없음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논란은) 김 대법원장의 자질과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 길들이기 결과이지, 안 후보가 당시 국민의당 대표였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야당단일후보의 자격과 관련해 "나경원·오세훈 후보는 비합리적인 남탓으로 돌려까기를 잘하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맞대응에 나섰다.

◇관심 밖으로 밀린 정책 대결…괜찮은가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보선의 최대 변수는 41.2%가 선택한 '부동산 정책 공약'이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20.5%로 부동산 정책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여권 단일화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다보니 단일화 관련 움직임에 점차 힘을 싣고 있는 여야 후보들의 행보에 대해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 후보는 지난해 12월 출마를 선언한 후 9차례나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경쟁상대가 없기도 했지만 이슈화에 성공하지 못한 탓도 있다.

반면 최근에는 박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에 이어 자신의 단일화 움직임으로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 예비후보의 결혼·출산 지원 공약에 대해 박 예비후보와 우 예비후보가 모두 이론을 제기하며 모처럼 정책 관련 토론이 벌어졌지만 대안 도출보다는 비판 자체에 중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당내 경선 단계이고, 어느 정당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단일화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후보가 결정되고 본선거에 돌입하면 치열한 정책 대결이 펼쳐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선거의 생리상 단일화나 표심 공략에 매달리는 심정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정책 경쟁도 중요한 변수"라며 "승리만 목적으로 뜬금없이 단일화를 하는 것보다 정책 연대를 통해 최소한의 명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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