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15일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서민선 기자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65) 전 연세대 교수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박용근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류 전 교수 측은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은 인정하나 사실의 적시가 아닌 단순한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 그 내용은 허위가 아니며, 설사 허위라 하더라도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를 "매춘 사업의 일종"이라고 주장하고,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라고 발언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같은 강의에서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계자를 두고 '통합진보당 간부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군에 강제 동원당한 것처럼 증언하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류 전 교수 측이 일부 증거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다음 재판에서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에 대한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류 전 교수를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와 정대협·정의연 관계자 등 총 4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류 전 교수는 재판 참석 전 법원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학생들과 학술적 토론을 한 것 가지고 법정에 서게 되는 일은 우리가 암흑기라 부르는 중세 시대에나 벌어지는 일"이라며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12일 오후 4시쯤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