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MMR백신(홍역·볼거리·풍진 혼합 백신)이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어 보완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훈 화순전남대병원 교수는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풍진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33% 유사해 MMR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 수 있다는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결과 등을 제시하며 코로나 백신을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MMR백신을 접종해 중환자와 사망자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는 MMR백신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 시험이 진행중이다.
미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은 영국과 캐나다 등 세계 9개 국가의 의료진 3만명을 대상으로 MMR 백신을 접종한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 등을 알아보는 임상 3상을 진행중이고, 루이지애나 주립대 역시 같은 내용의 임상 3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임상시험은 빨라야 오는 8월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독감 백신 파동 당시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를 맡았던 김중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10일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MMR 백신 접종을 코로나19 백신의 보완재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MR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인체에 투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생백신'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 싸우는 항체를 만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신체의 면역 기능을 전반적으로 높여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MMR 백신 뿐만 아니라 생백신인 BCG백신이나 소아마비 백신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MMR백신 뿐만 아니라 BCG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시험 역시 전세계적으로 20여건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MMR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을 대신 한다기 보다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될 때까지 사용해 볼 수 있다"며 "특히 MMR 백신은 현재 필수 접종 백신이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밝힌 뒤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도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MMR 백신은 생후 12개월쯤에 1차 접종하고 4살 전후에 2차 접종을 한다. 국내에서 생산중이며 성인들이 접종할 경우 비용은 2만원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