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해가 바뀌기 전 법무부와 검찰 간의 대립, 이른바' 추-윤 갈등'을 털어버리기 위해 새해를 이틀 남긴 30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먼저 이날 오전 11시 강민석 대변인은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발표했다. 첫 공수처장 지명으로 고대하던 공수처 출범이 내달로 가시화되던 순간이다.
하지만 공수처장 지명 소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3시간 뒤인 오후 2시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공수처장 지명 뒤 기다렸다는 듯이 추 장관 교체를 발표한 것이다. 하루의 간격을 둘 수도 있었지만, 추 장관의 소임이 다한 순간 교체한 모양새다.
긴급 발표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인사 발표를 한지 1시간도 채 되기도 전에 정 수석은 다시 기자실을 찾았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이날 오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부처 개각에 이어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소식을 발표한 이례적인 하루였다.
가볍지 않은 발표를 묵혀왔던 짐 정리하듯 쏟아낸 데는 문 대통령과 여권이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코로나19로 방역과 경제 위기가 지속되고 부동산 폭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로 흉흉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연일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여권에서는 최근 사태를 일으킨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또 상황 관리에 실패한 청와대 주요 참모들에게도 화살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