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변호사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검찰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검사 3명 중 1명만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긴 가운데 해당 검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훈 변호사는 지난 9일 본인 페이스북에 '그놈의 직무관련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 술자리를 만든 사람은 A 전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였다"며 "그 변호사는 술접대 전 이미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던 이종필 라임 부사장 등 피의자들에 대해 선임계를 제출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접대 받은 검사 중 1명의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박 변호사는 "2019년 8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라 누가 어디로 갈지 알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B(기소된 검사)가 남부지검으로 발령 난 것을 A변호사가 알고 술자리를 주선한 것"이라며 "자기 돈으로 접대하기는 그렇고 해서 김 전 회장을 단골 룸살롱으로 부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전 회장은 당시 A가 '라임 수사팀이 만들어질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실제로 A는 이후 라임사건 수사팀장이 됐다"며 "피의자 변호인 신분으로 현직 검사들을 룸살롱에 접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뇌물공여, 뇌물죄 성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는 12월 8일 검찰의 수사 발표, 질의응답서 어디에도 없다"며 "대법원의 뇌물죄 성립 요건을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면 뇌물죄 성립도 가능하다는 것이 내 견해"라고 덧붙였다.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박 변호사는 "(기소된 검사 1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 밴드 끼고 놀았다고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100만원을 넘겨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당하고, 나머지 2명의 검사는 중간에 나갔다고 하면서 그 희한한 계산을 했다"며 검찰이 접대받은 검사 3명 중 2명은 불기소 처분한 점도 비판했다.
앞서 지난 8일 '검사 향응·수수사건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100만원 이상 향응을 수수한 검사 1명과 김 전 회장, A변호사를 각각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은 '비용결제'를, A변호사는 '소개'를 하는 등 서로 공모해 향응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전담팀은 "검사 3명에 대한 술접대 사실은 객관적 증거로 인정된다"면서도 나머지 2명은 불기소(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 2명이 중간에 귀가해 접대 받은 금액이 '96만 2천원'이라 청탁금지법상 처벌할 수 있는 금액인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