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대치 속에 30일 윤 총장의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재판이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공직자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추 장관의 징계 조치에 검찰 구성원들이 크게 동요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어서 검찰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조관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한 2020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남은 한 달,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며 "방역과 경제의 동반 성공에 총력을 다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도전에 더욱 힘을 실어야겠다"고 운을 뗐다.
특히 "위기를 대하는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라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을 향해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과거의 관행이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급변하는 세계적 조류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추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및 징계청구 철회를 공식 요구하는 등 검찰 조직내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타이밍에 문 대통령이 공직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검사들이 추 장관과 윤 총장 사태에 경도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어느덧 G7국가들을 바짝 뒤쫓는 나라가 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서도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대한민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께서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범정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여 성공적인 수능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자가 격리자와 확진자까지 예외 없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수능을 치러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