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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면엔]SKT "더는 통신사라 부르지 마" 승부수 던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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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e커머스 협력…AI 반도체 자체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26일 모밀리티 사업 분할 승인…우버와 합작법인 설립
글로벌 동맹으로 탈통신 속도전… "초협력만이 살길"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NOCUTBIZ
SK텔레콤의 행보가 연일 거침없습니다. 아마존과 손잡으며 이커머스 판을 흔들더니, AI 반도체 생산에도 손을 댑니다. 우버를 우군으로 끌여들이고 플라잉카를 띄우겠다고 두 팔을 걷어붙입니다. 보안 자회사를 합병하면서 국내 최대보안업체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하면사 SK텔레콤은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중심으로 사업으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사명 변경도 추진합니다. '텔레콤'이 통신사업을 대표하는 이름이기 때문이죠. 'SK투모로우', 'T스퀘어', 'SK테크놀로지', 'SK하이퍼커넥트' 등이 사명 후보입니다.

기필코 이번에는 통신사 딱지를 떼겠다는 각오로 보이는데요, SK텔레콤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텔레콤'과 이별하려는 걸까요?

◇ SK텔레콤은 왜 '아마존'과 손잡았을까

SK텔레콤은 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의 협력 파트너로 아마존을 선택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11번가는 쿠팡과 네이버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는데, 아마존과의 협업은 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오픈마켓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우선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상품을 직구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기대되는데요, 11번가의 국내 물류센터에서 인기 판매상품을 미리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해주는 것이죠. 아마존 직구 시,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사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치게 느린 배송이나 복잡한 교환·환불 절차, 운송 도중 도난, 파손 모조품 논란 등의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같은 우려 없이 '아마존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롤모델로 꼽히는 아마존의 풀필먼트(상품보관, 제품 선별, 포장, 배송, 처리 등 물류 처 과정) 경험을 접목해 11번가가 자체 배송시스템을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또 아마존은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 등 사물인터넷(IoT)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오디오 북 '아마존 오더블' 등 콘텐츠 영역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SK텔레콤의 차세대 먹거리로 추진 중인 △누구(AI) △웨이브(OTT) △ADT캡스(보안·IoT) 사업과도 겹치는 만큼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 SK하이닉스도 아니고 통신사가 왜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을까

"자체 AI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폭증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SK텔레콤은 설명합니다.

지난 25일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SAPEON X220'을 소개했습니다.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는 1.5배 빠르고 전력 사용량은 60W로, GPU의 80%에 불과합니다. 백열전구 한 개 정도의 전력으로 초당 6700개의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요.

또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전문이고, 반도체 시장에서는 비메모리가 훨씬 큰 시장입니다. 그러나 영역이 굉장히 세분화돼 있습니다. 즉 "메모리 전문 회사라도 비메모리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데다 누구, ADT캡스 등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와 서버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죠.

이처럼 SK텔레콤은 AI 기반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반면, GPU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효율적인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 시장을 노립니다.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거죠.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선언했는데요,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 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SAPEON'을 차별화된 AI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약 50조원, 연평균 36% 가파른 성장이 예상됩니다.

◇ 모빌리티 분사, 우버와 맞손 '구독' 모델로 확장… 서울~경기 30분 '플라잉카' 도전

SK텔레콤은 티(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 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분사된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티맵모빌리티는 서울과 경기권을 30분 내로 연결하는 '플라잉카'를 목표로 내비게이션 T맵,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 호출·대리운전, 구독형 모빌리티사업 등을 담당합니다. 특히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와 조인트벤처를 만들고 플랫폼 기술을 합쳐 택시 호출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을 SK텔레콤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 재편하고, 티맵 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연매출 6천억원, 5년 내 4조 5천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최근에는 보안 자회사 합병을 통해 국내 최대 보안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에도 나섭니다. 정보보안, 물리 보안 자회사인 SK인포섹과 LSH(ADT캡스 모회사)를 합친 보안 전문 기업을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기존 보안 상품에 AI를 결합해 나가기 위해서죠.

SK텔레콤은 합병 법인 출범 뒤 3년 내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기업으로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SK텔레콤의 5G, AI 등 신기술과 SK인포섹의 정보보안 플랫폼, 물리 보안 사업자인 ADT캡스의 관제 시스템 및 출동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융합 보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SK텔레콤 보안 자회사의 현 기업가치는 약 1.6조원 규모입니다.

 

◇ "더는 통신사라 부르지 마" 승부수 던졌다…SKT '초협력' '탈통신' 이유

아마존 우버와 손잡는 초협력 행보와 AI 반도체 자체 개발 등의 영역 파괴는 "탈(脫) 통신에 더 과감하지 못하면 언제든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습니다.

통신 사업은 이미 수년째 시장 포화 상탭니다. SK텔레콤을 포함해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는 2017년 6천만 명(중복 가입자 포함)을 넘었습니다. 또 통신비 인하, 보편요금제, 알뜰폰 등 각종 민생 이슈와 규제로 미래 가치가 매년 하락하고 있습니다.

박 사장이 2017년 취임 직후 "뉴 IC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경영 슬로건을 내건 후 체질 개선에 주력해온 이유입니다. 이 결과, 전체 매출에서 보안, 미디어 등 비통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약 27%에서 지난해 약 36%까지 늘었습니다.

이처럼 OTT(웨이브), 앱스토어(원스토어), 음악(플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오던 SK텔레콤의 이번 모빌리티 분사는 탈통신 전략 중에서도 '회심의 한 수'로 꼽힙니다.

SK텔레콤이 사명을 변경하려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SK T스퀘어’ ‘SK투모로우’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등이 새로운 사명 후보로 알려졌습니다. 유·무선 네트워크에 의지해 돈을 벌던 과거와 과감하게 이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돈 쓰는 사업에서 돈 버는 사업으로 전환했다면서도 "통신과 비통신 부문의 절묘한 조화로, 잠재가치 현실화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현대차 투자증권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단순 통신, 네트워크 사업을 넘어 연관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장 활발하게 다각화돼 있는 회사가 바로 SK텔레콤"이라면서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으로 이어지는 비통신 사업 라인업은 각자의 성장 엔진을 가동시키며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정지수 애널리스트도 "내년 하반기 원스토어 상장을 시작으로 호실적을 보여온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흠 잡을 데 없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커머스 이외에 클라우드 등 ICT 사업 전반에서 SK텔레콤과 아마존과의 협력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습니다. 또 MS,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ICT 업계와 '초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플랫폼 분야에서 SK텔레콤의 흑역사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됐지만, 박정호 대표가 ICT 자회사 육성 전략의 출발점을 글로벌 톱 기업의 투자 유치와 역량 공유에서 찾으면서 과거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이 보유한 자회사 가치는 최소 20조원 이상이고 "내년 상반기 중 이같은 자회사 가치 반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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