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오는 28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고등학생 한인택군 피살사건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지난 2005년 9월 6일 늦은 밤 112에 신고 전화가 울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음과 절박한 절규가 20초가량 이어졌다.
"그 음성 자체가 되게 충격이어서…. 그때 되게 힘들었었죠. 그걸 자꾸 들어본다는 게…." - 사건 당시 신고음성 분석업체 관계자
전화 속 인물은 한인택군이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한군은 복부에 칼이 찔린 채 전화로 신고했다. 현장을 지나던 행인은 인적이 드문 언덕길 옆 화단에 쓰러져 있던 한군을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범행에 사용된 칼은 한군이 쓰러진 데서 약 9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한군이 죽으며 112에 신고를 하면서 죽인 사람 이름을 말했다고, 자기 죽인 애를…." - 사건 담당 형사
경찰은 사건 발생 5일 뒤 한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급생 김모군을 유력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피해자가 죽어가면서 남긴 112 신고 음성이었다. 경찰은 한군이 남긴 신고음성 안에 김군 이름이 남겨져 있다고 판단했고, 마침내 그날 김군으로부터 다른 친구와 함께 피해자를 쫓아가 칼로 찌른 뒤 도망쳤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그러나 범행을 자백했던 김군은 재판이 시작되고 1년여 만에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아 석방됐다.
"시간 보내는 게 죽을 만큼 고통스러워요, 1분 1초가…. 나는 그 아들 하나로 살았단 말이에요…." - 고 한인택군 어머니
한군 어머니 김모씨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의문점만 늘어간다고 했다. 어머니는 김군이 자백했고, 그가 피해자 한군과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도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죗값을 치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군 어머니는 김군이 1심에서 무죄판결 받는 것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김군이 어떻게 대법원에서까지 무죄판결을 받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제작진은 "한군 어머니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결문 첫 장조차 읽지 못할 만큼 아들 죽음으로 트라우마가 커 보였다"며 "하지만 더 늦기 전에 15년 전 진실을 밝혀야 죽어서도 떳떳하게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지막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와 함께 검찰이 보관하고 있던 한군 생전 마지막 신고음성을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다"며 "한군이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는지, 신고음성에 대한 실험으로 검증해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