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관계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술접대 검사' 의혹 당사자들을 검찰이 최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지난 15일 부장검사 출신 A변호사와 B부부장검사, C부부장검사 등을 불러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선 수사팀 조사에서 술 접대 유력 날짜로 지난해 7월 12일 등을 꼽았다. 검찰은 검사들을 대상으로 검찰청 출입기록과 야근 일지 등을 제시하며 이날 행적을 시간 단위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접대 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최초 조사에서는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D검사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지난 6일 압수수색했다.
(사진=자료사진)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며 "당시 라임 수사팀이 만들어지면 합류할 검사라고 했는데 실제 한 명이 수사팀에 참여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을 사흘간 조사한 뒤 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전 회장은 정확한 술 접대 날짜를 지목하지 못하다가, 지난 11일 진행된 4번째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7월 12일로 접대 날을 특정했다.
김 전 회장이 최초 입장문을 공개한 이후 한달 여 동안 김 전 회장과 A변호사는 장외 공방전을 이어왔다. A변호사는 "검사들과의 술자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로비 대상으로 언급된 여권 인사들이 '라임 사태'와 관련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사저널'은 김 전 회장이 체포되기 전 통화한 녹취록을 입수해 "(김 전 회장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에게 2억 5천만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억대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녹취록이 제가 지인과 통화한 내용은 맞지만, 시사저널이 명백한 오보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는 2억 5천만원을 두고 "2014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자신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사이에서 오간 돈"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한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녹취록을 보면) '형은 2억 5천만원 줬으니까'라고 말하지 않고 '2억 5천만원 출발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며 "기동민 의원 등과 관련된 녹취록 내용도 마찬가지로 제가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통화 녹취가 이 전 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강세씨가 저와 제 주변인들을 고소하고 언론 기사 등으로 공격하던 시기였고, 통화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이강세 측을 공격해야 한다고 제안해 제가 흥분한 상태였다"며 "이강세와 제 사이에서 오간 돈이 2억 5천 정도가 있었던 터라 그런 내용을 기자에게 던져주면 기자가 스토리를 만들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기동민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2~13일 김 전 회장과 시사저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검찰이 의혹의 당사자인 검사들을 소환 조사하면서 검찰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A변호사와 전직 검찰 수사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26일에는 김 전 회장이 입장문에서 술접대 자리에 있었다고 지목한 검사 2명의 사무실과 주거지와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찰 출신의 야권 유력 정치인과 우리은행장 등에 대한 강제 수사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