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둘째 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고인에게 무궁화장 훈장을 추서했다. 노동 열사에게 국민훈장 중 최고급인 무궁화장이 수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전 열사에 대한 훈장 추서식을 가졌다.
이번 추서식에는 전 열사의 첫째 동생인 전태삼씨와, 둘째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 셋째 동생인 전태리씨 등 전태일 열사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또 전 열사가 참여했던 투쟁조직인 '삼동회'에 함께했고 이번 정부 포상을 추천한 고인의 친구 최종인, 이승철, 임현재, 김영문씨와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 직후 이들과 가진 환담에서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올해 6.10 기념식에서 모란장을 추서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며 "전태일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며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전 열사의 분신에 대해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전 열사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이 고통받던 1970년 11월 13일 "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근로기준법전을 들고 분신했다. 올해로 전 열사 분신 50주년이기도 하다.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유가족에게 수여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추서식에는 전태일 평전 초판본과 함께 전 열사가 생전 노동환경이 개선된 업체를 직접 운영할 목적으로 썼던 태일피복 사업계획서 등이 전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태일피복 사업계획서를 보며 "아주 모범적으로 기업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자들한테 충분히 복지를 (제공)하면서도 기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계획"이라며 "오늘날 사회적 기업의 모델이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민주택시라든지 이렇게 실천을 해본 사례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태일 평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저도 저 책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추석식은 노동인권 개선 활동으로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공로를 되새기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실현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