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다국적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공격적으로 광주지역에 점포를 확장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향토 커피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커피전문점의 폐업률은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폐업한 카페의 절반 이상은 3년을 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스타벅스 등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광주지역의 스타벅스 매장은 58곳이었다. 광주는 서울 528곳, 경기 326곳, 부산 116곳, 대구 70곳에 이어 다섯 번째로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지역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1년 신세계 광주점을 시작으로 광주지역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1년 10호점을 연 뒤 2013년부터 매년 5~7곳을 개점했다. 지난 2019년에는 7곳, 올해 9월까지 벌써 5개의 점포를 개설했다.
광주지역의 스타벅스 매장 현황(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국가통계포털 서비스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광주지역 커피전문점은 모두 2254곳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 1967곳보다 14.5%가 증가한 수치다. 1년 새 광주지역의 커피전문점이 287곳이나 늘어난 셈이다.
반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커피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커피전문점 폐업률은 광주가 15.1%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커피전문점 폐업률은 14.1%로, 광주지역 폐업률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았다.
폐업 매장 현황을 보면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 닫은 가게가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 2018년까지 영업 기간 3년 미만 폐업률은 광주가 58.6%로, 제주 62.8%, 세종 59.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영업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하는 커피전문점이 늘고 있지만, 지난 2001년 광주에 1호점을 개설한 스타벅스의 경우 현재까지 문을 닫은 매장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 2011년 광주신세계백화점 5층에 마련된 매장이 영업 부진 등의 이유가 아닌 백화점 리뉴얼 공사와 계약기간 만료로 지난 2017년 문을 닫았을 뿐이다.
스타벅스가 공격적으로 광주에 점포를 늘리고 있는 반면 광주지역 토종 커피 브랜드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 동구의 케냐에스프레소. 이날 오후 케냐에스프레소의 문은 닫혀있었다. (사진=김한영 기자)
지난 2000년 충장 1호점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때 7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광주지역 커피 대중화에 앞장섰던 토종 브랜드 '케냐에스프레소'는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사라져 갔다. 공교롭게도 케냐에스프레소 매장이 하나 둘 사라지는 시점이 스타벅스가 광주지역에 잇따라 매장을 개설하는 시점과 일치한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을 살펴보면 케냐에스프레소는 올해 11월 기준 광주에 단 3곳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처럼 향토 커피 브랜드 매장을 비롯해 다른 커피전문점은 잇따라 문을 닫고 있지만, 스타벅스 매장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과거 스타벅스는 대학가, 유흥가, 지하철역 주변 등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매장을 주축으로 도심 외곽지역으로도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2005년 스타벅스 풍경(사진=자료사진)
광주 도심에 카페 매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출퇴근 시 이용하기 적합한 장소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늘려가는 게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이다. 광주지역 58곳의 매장 가운데 20곳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다.
향토 커피 전문점이 다국적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에 밀려 쇠락하는 추세에 대해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다.
광산구에 사는 김형석(31)씨는 "스타벅스보다 서비스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을 선호한다"며 "특색있는 맛과 향을 내는 나만의 카페를 찾아도 인근에 스타벅스 등이 생기면 금방 문을 닫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커피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저가로 운영되는 광주지역 커피 브랜드들은 동네 주민을 위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스타벅스와는 영업 전략이 다르다"면서도 "커피 애호가들과 2~30대는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 스타벅스가 대거 흡수하면서 대부분의 카페가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