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명문대 입학부터 졸업까지 책임집니다... 돈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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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원에 SAT 시험지 유출? 항상 있던 일
美대학도 알고 있어, 한국 학생 신뢰도 낮아
입학 뒤엔 과제 대필도... 비용 수천만원 수준
학생들 성장에 악영향, 학부모 강력 처벌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대현(SAT입시전문 학원 원장)

SAT. 미국의 수능시험 이야기입니다. 미국 대학에 입학할 때 꼭 필요한 입시 성적인데요. 얼마 전에 입시 브로커들이 SAT 시험지를 빼돌리고 심지어 중고교 서류까지 조작해서 학생들을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킨 게 적발이 됐죠. 그런데 입시 부정뿐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명문학교 소더비 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은 브로커를 통해서 돈을 내고 한 50번을 과제 관리를 받았다는 건데. 대체 ‘미국 명문대학의 입학과 졸업이 돈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인가?’ 참 황당해서 저희가 취재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내용이 충격적이더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실제 어떤 부정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건지 지금부터 직접 듣겠습니다. SAT 입시전문학원의 오대현 원장, 연결을 해 보죠. 원장님, 안녕하세요.

◆ 오대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SAT 입시업계에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오대현> 10년 좀 넘었다고 보시면 돼요.


(일러스트=연합뉴스)

 



◇ 김현정> 일단 세상에 SAT 비리가 처음 알려진 건 시험지 유출 문제였습니다. 아니, SAT가 우리나라로 치면 수능시험 같다고 들었는데 시험지를 유출해서 그걸로 시험을 치른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 오대현> 사실 이 시험지 유출 같은 경우에는 2016년에 시험이 한 번 개정이 된 이후로 항상 있었던 일이기는 하거든요.

◇ 김현정> 항상 있었던 일이요? 사실 이번에 이 뉴스가 나오고서 많이 놀랐어요.

◆ 오대현> 네, 이 시험 자체가 미국 정부나 이런 공식적인 기관에서 관리를 한다기보다는 칼리지보드라는 기업을 통해서 관리가 되고 있는 시스템인데. 전 세계적으로 테스트 센터가 있거든요. 테스트 센터라고 하는 건 학생들이 가서 시험을 볼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쉽게 생각하시면.

그런데 이런 테스트 센터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있고, 그중에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학교도 포함이 되는 거고요. 그런 테스트 센터에서는 시험 당일이 아니라 시험에 앞서서 시험지를 미리 받아놔요. 그런데 그 시험지는 밀봉이 되어 있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거를 미리 열어본 거죠, 그쪽에서.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에서 시험 칠 때 한 곳에 모여서 뭐 같은 날 한 곳에서 쫙 치는 게 아니라 그것도 여러 개가 있군요. 시험 칠 수 있는 곳이.

◆ 오대현> 네, 한 곳에서 보는 게 아니라 몇 십 개가 있죠.

◇ 김현정> 미리 도착한 시험지, 밀봉은 돼 있지만 그걸 찢어서 미리 유출을 해도 이게 감시가 안 되는 시스템?

◆ 오대현> 네. 그래서 사실 시험감독관이 내가 이 시험지를 유출시키겠다라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제 입장에서 볼 때는.

◇ 김현정> 이걸 돈을 얼마나 받았다고 그래요?

◆ 오대현>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일단 최소 300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3000만원 정도를 내면 미국 명문대학 입시에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SAT 점수를 마음먹은 만큼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거네요, 이론상은.

◆ 오대현> 네, 그렇죠.

◇ 김현정> 와, 이게 비일비재했다고요? 그러니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렇게 보면 돼요?

◆ 오대현> 사실 비밀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죠. 이제 학부모님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성적이 높지 않던 학생이 갑자기 높은 SAT 점수를 받는다거나 이러면 좀 그렇게 했겠거니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우도 많고.

◇ 김현정> ‘공공연한 비밀도 아니었다’ 그러면 우리는 그렇게 아는데 미국 대학에서는 이걸 모르나요? 혹은 SAT 본사에서 모르나요?

◆ 오대현> 미국 대학들에서는 알고 있죠. SAT 시험하고 동일한 역할을 하는 ACT 시험 같은 경우에는 이미 한국에서 그 부정행위가 너무 만연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ACT 테스트 센터는 지금 한 개로 줄어들었어요, 국내 같은 경우는. 그리고 미국 대학교들 같은 경우에는 그러다 보니까 한국 학생들하고 중국 학생들을 평가할 때 어느 정도 학교 내신 점수하고 SAT 점수하고 괴리감이 있으면 의심을 해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하거든요.

SAT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유학 가려는 학생한테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한국 학생에 대한 신뢰가 이렇게 떨어지면.

◆ 오대현> 네, 당연히 그렇죠.

◇ 김현정> SAT 시험지만 빼돌린 게 아니라 보니까 중고교 학생부 서류도 조작을 했다면서요?

◆ 오대현> 네. 내가 만약에 이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라고 대학교 측에다가 지원서에다가 그렇게 넣는다라고 하면 그 대학교들에서 그것을 직접적으로 일일이 하나하나 다 체크해 보지 않는 이상은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요.

◇ 김현정> ‘한국의 어디에 있는, A동에 있는 B 고등학교에 전화 해서 미국 대학교가 하나하나 확인해 보지 않는 한 이거 모르고 지나갈 수가 있다’ 이런 얘기군요.

◆ 오대현> 그렇죠.

◇ 김현정> 그걸 또 악용하는 사례들. 이번에 이게 적발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외에 또 다른 부정 사례들도 꽤 많다라고 원장님께서 제보를 해주셨어요. 그렇게 해서 입학을 하고 난 후에도 ‘한국에 있는 입시 컨설턴트들이, 교육 컨설턴트들이 이들의 학점을 관리해 준다, 숙제도 대신 해 준다’ 이게 사실입니까?

◆ 오대현> 그것도 사실이죠. 보통 미국 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공계 계열 학생이 아닌 이상은 과제 위주로 성적이 매겨지는 시스템이에요.

◇ 김현정> 우리처럼 어떤 날 한 자리에 모여서 필기시험을 쫙 보는 형식이 아니라 과제를 제출하는, 프로젝트를 내고 그걸 제출받아서 점수 매기는 형식.

◆ 오대현> 그렇다 보니까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그냥 문법적인 거나 이런 간단한 첨삭을 받는 게 아니라 좀 대대적으로 개요를 짜준다든지 아니면 심한 경우에는 어느 정도 많이 대필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해서 이제 과제에서 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거죠.

문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발생을 하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서 본인의 실력보다 높은 대학에 들어간다든지 이런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하니까 사실 또 이제 자기가 다니던 학원에 보통 연락을 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냐, 이렇게 직접적으로 학생이 컨택트를 하는 경우가 많고요.

◇ 김현정> 그런 거는 그럼 비용이 얼마나 듭니까?

◆ 오대현> 그거 같은 경우에는 한 건당 비용을 받아서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아니면 이제 1년 단위로 컨설팅을 맡아서 하면서 모든 과제를 다 대행해 준다, 그런 것도 있고요. 해서 좀 가격이 천차만별일 수 있겠죠. 그런데 이제 연간으로 관리를 받는다라고 그러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몇 천만원, 이거는 사실 어떤 업체냐에 따라서도 또 가격이 많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것 역시 수천만 원.

◆ 오대현> 적은 돈은 아니죠. 그래서 소더비 예술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학생은 브로커를 통해서 한 50번 가량 이 과제 관리를 받았더군요. 그래서 과제 관리라 함은 어느 정도까지 관리를 받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하여튼 한국에 있는 관계자가 학교를 대신 다닌 것 같아요, 보니까.

◆ 오대현> 그렇죠. 학생이 그 평가를 받은 거라고는 보기 어렵죠.

◇ 김현정> 그럼 이걸 종합해 보면 진짜 마음 먹으면 한 수억 원을 들인다고 치면 미국의 명문대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가 다 가능하다는 얘기네요?

◆ 오대현> 그렇죠. 물론 명문대학교를 어떻게 규정하시느냐에 따라서 또 다르겠지만 이렇게 해서 졸업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봐요, 이론상으로 봤을 때는.

◇ 김현정> SAT 입시전문학원을 올바르게 운영하는 분으로서 이런 비리들을 보면, 이런 세태들을 보면 기가 막히시겠어요?

◆ 오대현> 그렇죠. 저는 무엇보다도 가장 큰 거는 학생들이 미성년자일 때 그런 일에 관여하게 학부모님들이 만드신다는 것에 있어서는 정말, 학생이 발달하는 데 있어서 좀 상당히 악영향을 끼칠 거라고 보고요.

◇ 김현정> 어떤 대책이 좀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그냥 한 사례, 사례 이렇게 적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뭔가 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오대현> 정말 근본적인 대책은 사실 미국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되기는 하죠. 그다음에 국내에서 이제 진행돼야 될 것은 아까 말씀하신 그런 입시 브로커들보다는 사실 이 일에 학부모들의 처벌이 저는 더 시급하다고 봐요. 학부모들이 먼저 학원에 의뢰해서 그런 일을 진행하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거든요. 안 그러신 분들이 당연히 압도적으로 많지만 간혹 그쪽 학원에서 SAT 기출문제를 좀 구할 수 있는지 묻는 학부모들이 있어요.

◇ 김현정> 지금은 솜방망이 처벌인데 ‘이런 적발 사례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이 있으면 그럼 알아서 좀 줄어들지 않을까’ 이런 말씀이세요.

◆ 오대현> 네,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제보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원장님.

◆ 오대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SAT 입시전문 학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에요. 오대현 원장의 증언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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