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자신의 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 아버지가 징역형을 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김용찬 부장판사)는 강간, 친족관계에의한강간, 유사성행위, 비밀준수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제한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새벽 충남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집을 비운 틈에 친딸인 중학생 B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하고 같은 날 오전에는 학교에 태워준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거주지로 데려가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기본신상정보가 변경됐음에도 변경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질렀고 유사강간 범행 이후 다른 자녀를 학교에 보낸 뒤 피해자를 자신의 거주지로 데려가 계획적으로 강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은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를 포함한 자녀들의 선처 호소에도 자녀들을 원망하는 등 보호자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A씨 측은 "피해자의 주거지는 매우 비좁고 다른 자녀들도 함께 자고 있던 상황으로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에 훈육하고자 데려갔을 뿐 강간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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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등교 직후 상담교사를 찾아가 피해 사실을 진술했으며, 수사기관에서도 이 내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해자의 신체에서 A씨의 정액이 검출된 점 등을 토대로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는 재판 진행 중인 지난 7월 "거짓말로 피고인을 무고했다"며 이전의 피해 진술 전부를 번복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친족에 의한 성폭행의 경우 재판 과정에서 주위 친족으로부터 피고인 구명을 위한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의 번복된 진술은 법정에서 실시된 증인신문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과거 청소년들을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한 범죄사실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할 수밖에 없는 유인이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가볍게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