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커질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의 국내 재확산 정도가 확대돼 실물 경기에 대한 충격이 상당히 커진다고 하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시 말해 금리인하로 대응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기준금리가 현재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 더 낮출지 여부는 기대효과와 부작용을 따져보며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총재는 대출제도, 공개시장 운영 등을 예로 들면서 금리 외에 다른 정책 수단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른 정책 수단을) 추가로 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급증한 27일 서울 영등포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이 총재는 "5월 전망치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될 것으로 봤는데, 글로벌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데다 최근 국내에서 재확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출과 국내 소비 개선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큰 조정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수출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고, 예년보다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도 하향 조정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장률 수정 전망치에 대해 이 총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대응이 지금 수준(2단계)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와 관련해 "3단계가 된다면 아무래도 국내 실물경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는 앞으로 코로나19 전개 상황 등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채 매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고채 수급 불균형 우려가 남아 있는게 사실"이라며 "수급 불균형으로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국고채 매입을 적극 실시할 계획이 있다는 입장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