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다시 늘어난 극단선택…인력·예산 '태부족'

사후관리 서비스 효과적…코로나 장기화에 "SNS상담, 사회적 캠페인 필요"

2011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던 국내 자살자 수가 안타깝게도 다시 늘고 있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공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2018년 1만 3670명으로 2017년보다 1207명(9.7%) 늘었습니다. 자살률도 26.6명으로 2017년 대비 2.3명 많아졌는데요. 동기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31.6%), 경제생활 문제(25.7%), 육체적 질병 문제(18.4%), 가정 문제(7.9%) 등의 순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다시 얻게 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과거 1990년대까지는 일본보다 낮았는데요. 2000년대를 기점으로 이 수치가 뒤바뀌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 내 자살률이 낮다는 말은 아닙니다. 일본도 OECD 평균 수치보다 높을 뿐더러 G7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자살률 현황
먼저 한국의 상황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에 따르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여성은 1만 2899명(59.9%)으로, 남성 8646명(40.1%)보다 많았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23.0%)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응답자 44.85%는 과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향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한 응답자도 23.4%에 달합니다.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횟수 늘수록 낮아지는 자살위험
앞서 언급한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2013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자살시도자들의 재시도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다행히 사후관리서비스를 받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자살위험도 또한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사후관리서비스 초기와 4회 정도 받은 자살시도자들의 자살위험도를 비교해 봤는데요. 위험도가 높은 사람의 비율은 13.8%에서 6.4%로 급감했고 동시에 위험도가 낮은 사람의 비율이 42.2%에서 62.5%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줄이는 데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입증한 결과입니다.
◇자살률 OECD 1위 한국과 G7 1위 일본의 다른 실상
그렇다면 2000년대 초반까지 OECD 국가 중 자살률 1, 2위를 다투던 일본은 자살률을 어떻게 낮췄을까요?
일본 후생성은 최근 지난해 일본의 자살자 수가 전년 대비 3.2% 줄어든 2만169명을 기록해 10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살률도 전년 대비 0.5명 줄어든 16.0명이었습니다. 이는 1978년 경시청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소치입니다.
일본 자살종합대책추진센터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한 뒤 자살대책 기반 시스템을 강화했습니다. 동시에 예산도 과감히 투입해 일본의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은 2018년 기준 약 7900억원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168억원에 이르렀던 우리나라보다 47배 정도 많은 셈인데요. 다만 일본 예산안은 자살예방과 관련된 직간접 예산 전부를 포함한 반면, 우리나라 예산안은 직접 예산만 해당하기에 이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도 현재 한국의 자살 예방 관련 예산안은 2018년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974억원에 달합니다.
무엇보다 일본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또한 자살예방에 적극적인데요. 지자체에 자살예방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듯 일본의 지속적인 국가적 관심과 예산 투입은 지난 10년 동안 자국내 자살률을 36% 이상 낮췄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살예방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지방에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지난해 국회자살예방포럼이 발표한 '2018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자살예방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1.02명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0.71명이었죠.
( 그래픽=안나경)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국가의 재정부담책임을 강화하는 것 뿐 아니라, 자살의 실태에 따라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 및 배경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들을 세워나가는 것 또한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백종우 센터장은 2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개월마다 확인하는 경찰청 자료에는 국내 자살률이 2019년, 2020년 모두 2018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6월 다시 늘어나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 센터장은 이어 "코로나 시대에 가져오는 실업과 사회적 네트워크 지지의 단절이 발생하고 정신장애인 병동, 장애인 시설 등과 같은 곳에서 면회를 못하는 등 사회복지 접근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SNS를 원활히 이용하는 청년 층에는 SNS상담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들에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대상별로 촘촘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정신건강상담전화와 국가트라우마 센터에서 진행하는 상담이 130만 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많은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자살을 더이상 개인적인 문제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인 요인을 감안한 대응 마련이 필요한 때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ince 2003 by CBSi, 노컷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