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폐쇄 돼있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9명이 발생했으며 이중 수도권 지역 확진자는 245명을 기록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방역당국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고령층이 많고 노출자들이 전국에 퍼져있어 지난 2~3월 신천지발 유행보다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8일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사랑제일교회에서의 코로나19 환자 발생규모가 매우 크다"며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38명이 증가해 모두 457명이 됐다.
서울 282명, 인천 31명, 경기 119명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비수도권인 대구 2명, 충남 8명, 경북 4명, 대전 2명, 강원 5명, 전북 4명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나는 등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는 노원구 안디옥 교회(15명), 롯데홈쇼핑 미디어서울센터(7명), 농협카드 콜센터(4명), K국민저축은행 콜센터(2명), 새마음요양병원(1명), 암사동 어르신 방문요양센터(1명) 등 다양한 장소로 2차 전파가 이뤄지고 있어 추가 확산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 중 새로 확인된 안디옥 교회의 집단감염은 교인 1명이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증상 발생시기 이후에 안디옥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전파가 일어났다.
더 큰 문제는 확진자 다수가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방대본 곽진 환자관리팀장은 "60대가 26.2%, 70대가 10.1%, 80대 이상이 1.5%로 60대 이상이 약 38% 정도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발 집단유행 당시 60대 이상 확진자의 비율이 13.5%로 1/3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중증·위중환자와 사망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중증 이상의 단계로 진행된 환자는 없지만, 방역당국은 조만간 중환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 보고 있다.
곽 팀장은 "신규 확진자의 증가와 중환자 증가는 평균 7~10일의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며 "확진될 당시에는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가 많지만 치료하고 관찰하는 기간에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번주 후반부터는 중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은 한동안 확진자가 계속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2주간 발견되지 않았고 또 3밀 환경에서 증폭되었던 감염의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며 "동시에 대규모의 역학조사와 접촉자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확진자도 계속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결국 방역당국은 더 이상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은 매우 요원하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단은 거리두기 밖에 없다"며 "제대로 시행된다는 전제 하에 효과는 8월 말은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게 지금부터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방역당국자로서는 특별히 종교시설의 감염전파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에 보다 강한 감염차단조치가 불가피하지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교회의 수련회를 포함해 모든 집단에서 워크숍과 같은 숙박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일반 국민들에게도 식당이나 카페에 있을 때에도 음식물을 섭취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흡연이나 실내 운동, 통화를 할 때에도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요청했다.
권 부본부장은 "타인과 함께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할 수 없는 행위라면 하지 말아달라"며 "우리가 이동을 줄이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면 결국 코로나19도 전파될 곳을 찾지 못하고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