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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잡고 부비고..중1 내아들은 성폭력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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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망 후 한 달, 사과도 없다
기숙사에서 유사 성행위, 성추행
피해 학생 "하지 말라" 해도 반복
학교 측 경찰관에 '문의'만 하고
분리 조치, 조사 협조도 안해
극심한 스트레스 · 불안 호소하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故 김태한 군의 아버지

지금부터 전해 드릴 이야기는 지난 6월 전남 영광의 한 중학교 기숙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기숙사 한 방에서 생활하던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이 밤마다 성행위를 벌입니다. 문제는 그걸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까지 강요를 했다는 거죠. 이건 분명한 성폭력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며칠 간, 며칠 밤 지속이 됐고 결국 부모님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부모님은 학교에 바로 사실을 알렸습니다마는 학교는 물론 교육청, 인권위, 교육부까지 가해학생과 피해자를 분리하지도 않고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피해자 중학생은 극심한 불안감, 스트레스를 겪다가 급성췌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그리고는 입원한 지 4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달 전쯤 영광중학생 성추행 사건으로 보도가 됐던 이 사건 여러분, 기억하실 텐데요. 아직도 이 아버지는 외로운 시위 중이랍니다. 어떻게 사건이 돌아가고 있는 건지 직접 좀 만나보죠. 고 김태한 군의 아버지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만나보죠. 아버님, 나와 계세요.

◆ 아버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들 태한이가 세상을 떠난 게 7월 3일이죠?

◆ 아버지> 네.

◇ 김현정> 여전히 시위현장에 나와서 홀로 외치고 계신다고요?

◆ 아버지> 네. 지금까지 가해 학생이라든지 학부모 그리고 학교에서 사과 한 마디 없었어요.

◇ 김현정> 그 가해 학생 측에서도 아무 얘기가 없었어요?

◆ 아버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14일부터 교육청 앞에 가서 피켓 시위를 진행을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지금 보통 학교들은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데, 태한이 학교는 6월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다고요?

◆ 아버지> 네. 대안학교다 보니까 기숙사 생활이 원칙이에요. 그래서 6월 7일 날 학교에 첫 등교를 한 겁니다. 원래 (월요일) 8일에 해야 되는데 전날인 일요일 날 입소를 한 거죠.

지난 6월 전남 영광의 한 중학교 기숙사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 이후 급성췌장염으로 사망한 고 김태한 군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 내용.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김현정> 입소한 뒤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는 건데, 저는 이 보도를 보고 제 귀를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 기숙사 방에 있던 아이들끼리 태한이를 포함해서 총 5명이 있었더라고요, 다른 방에서 놀러온 아이들까지 해서.

◆ 아버지> 네.

◇ 김현정> 밤마다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인 겁니까?

◆ 아버지> 태한이 진술에 의하면 친구들이 밤에 놀러 와서 ‘자위행위를 해 봤냐’고 하면서 친구들 간에 성행위를 거의 매일같이 하다시피 했고요.

◇ 김현정> 혼자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라 다른 아이를 대상으로 해서?

◆ 아버지> 네. 다른 아이를 대상으로 해서, 대상인 친구들도 같이.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중학교 1학년이지만, 사실 중학교 1학년도 아이들의 발달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이도 있을 수 있고 아는 아이도 있을 수 있는데 태한이는 전혀 모르는 아이였다면서요?

◆ 아버지> 네. 맞습니다. 성적인 거에는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그때 아들이 저한테 “아빠, 자위행위가 뭐야?”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 정도로 성적인 부분이 아주 지금 발달 안 돼 있는 상태였는데.

◇ 김현정> 성교육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중학교 입학생. 그런 아이를 상대로 해서 다른 학우들이 유사 성행위를 했다고요? 다른 학우들이?

◆ 아버지> 네. 그 가해자 중 4명 중 3명은 직접적으로 태한이한테 행위를 했고요. 올라와서 몸을 비빈다거나 아니면 태한이의 XX를 잡고 이렇게 자위행위 하는 가해를 3명이 했습니다.

◇ 김현정> 이 아이들끼리 벌인 행위 때문에 태한이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을 했다던데 그건 무슨 얘기예요?

◆ 아버지> 친구들끼리 서로 엉덩이라든지 옷을 벗고 그리고.

◇ 김현정> 성관계를 가졌다고요?

◆ 아버지> 네. 성관계를 했고요. XX 쌌고요. 그리고 가슴을 XX 하고 신음소리를 내라고 했답니다. 자기 XX 핥기도 했고요. 중학생이 할 수 없을 수준의 행위를 한 거예요.

◇ 김현정> 지금 이 부분을 여러분께 들려드리는 이유는 태한이가 결국 이 트라우마 때문에 사망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아버님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고 주장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이 부분, 이 방에서 벌어진 일들을 한 이 정도 소개하는 것으로 여러분이 대략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2주쯤 뒤에 아이가 집에 왔을 때 아버지께 털어놓은 거죠?

◆ 아버지> 네, 맞습니다. 19일에 엄마한테 그런 부분들을 처음 말했고요. “엄마, XX가 뭐야?” 그렇게 표현을 했대요. 태한이 엄마의 욕을 한 거예요.

◇ 김현정> 엄마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욕을 다른 아이들이 했다는 걸 어머니가 알게 되신 거군요.

◆ 아버지> 네. 그런데 저희가 들었을 때는 처음에는 그게 화나는 게 아니라, 우리 아들이 그 말을 듣고 말뜻을 이해했으면 화가 났을 건데, 이 말뜻을 모르니까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저희한테 처음 말을 했고요. 저희가 바로 담임선생님한테 연락을 했어요.

◇ 김현정> 이런 행위들이 밤마다 벌어졌다는 거죠, 아버님?

◆ 아버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싫다, 이런 이야기를 태한이가 해 봤다고 해요?

◆ 아버지> 태한이가 하지 말라고 하면 그 친구들은 그 말을 무시하고 계속했다고 하더라고요. 한 명이 할 때도 있고 2명이 할 때도 있고 3명이 할 때도 있고 4명이 할 때도 있고 그렇게 지금 해서 매일 밤 한 거였거든요.

 



◇ 김현정> 태한이를 상대로 괴롭히기도 했고 태한이 보는 앞에서 그런 일을 벌이기도 했고.

◆ 아버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느 쪽으로든 태한이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겠군요.

◆ 아버지> 네, 첫 주 (학교) 다니고 태한이가 둘째 주에 안대하고 귀마개를 사달라고 했었어요.

◇ 김현정> 첫 번째 주말에 내려와서 안대와 귀마개를 사 달라?

◆ 아버지> 네.

◇ 김현정> 왜 그러나 하셨겠네요.

◆ 아버지> 이 사건이 있고 보니까, 태한이가 그걸 보기 싫어서 듣기 싫어서 사주라고 했던 거예요. 그런데 그 안대도 가해 학생 A가 뺏어가서 안 줬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게 첫 주를 보내고 두 번째 주에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털어놓고 부모님은 바로 조치를 취하셨더라고요.

◆ 아버지> 네. 바로 전화했습니다.

◇ 김현정> 여기서부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행동 당연히 잘못된 일이었어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최소한 어른들이 그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피해자 보호하고 조치를 취했어야 되는데 학교 측의 태도가 미온적이었다, 아버님은 그렇게 말씀하고 계시네요?

◆ 아버지> 네. 학교에서는 저희한테 신고 접수를 받고 바로 학교 전담 경찰관하고 교육청에다가 신고를 했다고 했는데, 저희가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학교 전담 경찰관에게 문의를 했더라고요.

◇ 김현정> 무슨 문의요?

◆ 아버지> 이 친구들이 자위행위를 해서 묻히려고 하는데, 이게 성폭력 사안에 접수가 가능한지를 문의를 한 거예요.

◇ 김현정> 그 한 가지 이야기만 가지고, 그것도 신고가 되냐 안 되느냐 문의만 했다고요?

◆ 아버지> 네. 담당 경찰관이 문의한 것도 인지를 했기 때문에 접수가 된다고 말을 하고 22일 월요일 오후에 경찰관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니까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 라고 해서 확인을 못 하고 돌아갔답니다.

◇ 김현정> 19일 날 문의를 했고 22일 경찰관이 학교에 오긴 했는데, 개인정보라서 가해자가 누군지 알려줄 수가 없다 해서 조사도 못하고 그냥 갔다고요?

◆ 아버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사이 며칠 동안 태한이는 학교를 간 거예요? 어떻게 된 거예요?

◆ 아버지> 저희가 이 조치를, 가해 학생하고 피해 학생이 한 곳에 또 자야 되잖아요. 21일 날.

◇ 김현정> 그렇죠.

◆ 아버지> 저희가 전화로 항의를 해서 22일에 바로 (태한이를) 학교로 데리러 가겠다라고 한 겁니다.

◇ 김현정> 학교에서는 접수되자마자 바로 기숙사에서 분리는 못 시켜준다고 했어요?

◆ 아버지> 태한이가 쓰고 있는 그 방에 대해서, 4명의 학생에 대해서 가해 학생 2명을 다른 방으로 분리조치를 한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안 해 줬어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태한이는 학교 못 보내셨군요.

◆ 아버지> 네, 저희가 태한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 김현정> 태한이가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원하는 방식은 아니어도 어쨌든 분리는 된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한이가 많이 심리적으로 불안해 했다고요?

◆ 아버지> 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자기가 이제 피해자가 된 걸 알아버린 거예요. 그러면서 계속적으로 하루하루 갈수록 안 나오던 증상들이 불안해하고 태한이가 밤 10시에서 12시 사이가 되면 매번 가해 학생들이 행위를 하던 시간대만 되면 성기에 힘이 들어간대요.

◇ 김현정> 아이가 그렇게 호소를 해요?

◆ 아버지> 네. 그리고 호흡이 좀 불안정하고요. 굉장히 항상 불안해보였어요.

 



◇ 김현정> 그러다가 급성췌장염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건 언제부터인가요?

◆ 아버지> 26일 교육지원청에서 29일 월요일부터는 가해 학생들에 대해서 분리조치를 한다라고 통보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태한이가 오후에 학교를 가려고 전화를 했는데, 학생부장 선생님에게 ‘가해 학생 중 1명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은 거예요.

29일 그 소리를 듣고 태한이가 잠을 못 자더라고요. 호흡도 가빠지고 하면서 30일 날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한 10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갔는데 췌장염 수치가 800까지 올라가버렸더라고요.

◇ 김현정> 건강한 사람의 수치가 20~30 된다면서요, 그런데 800까지 치솟았어요?

◆ 아버지> 네. 진통제를 3대 맞아도 효과가 없으니까 병원으로 이송을 했거든요.

◇ 김현정> 상급병원으로.

◆ 아버지> 네. 중환자실에 들어간 게 마지막 얼굴이었죠. 말할 수 있는. 중환자실 들어가서 3일 만에 세상을 떠났어요.

◇ 김현정> 이 성폭력 사건이 급성췌장염을 불러 일으켜서 아이가 사망했다라는 이 부분. 사실 이 부분도 큰 쟁점 중 하나입니다. 우리 태한이가 원래도 뭔가 췌장 쪽 혹은 장기 쪽이 안 좋거나 이런 게 있었습니까?

◆ 아버지> 없었습니다. 저희 아들이 4월 달에 병원에서 피검사를 한 결과가 있었어요. 그런데.

◇ 김현정> 그때는 무슨 일로 피검사를 하게 됐죠?

◆ 아버지> 벨 마비라고, 추운 데서 자고 나면 입이 살짝 틀어지는 게 있잖아요. 그게 완치가 됐어요. 그때 그래서 4월 달에 아마 병원에 그때쯤 됐을 거예요.

◇ 김현정> 그 치료받으러 갔다가 피검사 받은 그 결과가 있었어요.

◆ 아버지> 그때 정상이었고. 그런데 그 수치가 800까지 이렇게 뛴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이가 사망을 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사건인 건데 지금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 아버지> 지금 진행이 달라진 게 없어요. 사망 전하고 후하고. 진상규명이 제일 첫 번째 목표고요. 그리고 재발 방지가 두 번째 목표인데. 각 기관에서 이 부분들을 철저하게 조사를 해 줘야 됨에도 불구하고 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요. 그리고 언론들이 이렇게 지켜봐 주니까 하는 액션만 취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꾸준하게 관심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진행 상황 저희에게도 알려주시고요.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버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광 중학생 성추행 사망사건의 피해자 아버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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