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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 탈북자 5년간 11명? 300명도 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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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김씨, 북한에서도 범죄자인 건 마찬가지
北, 월북자에 '귀향' 표현, '안아주자'는 컨셉
남한으로 송환요청? 절대 돌려보낼 리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탈북자 김 모씨의 월북 사건. 사실 처음 이 사실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탈북자가 중국을 통해서 다시 북으로 돌아간 건가? 간혹 벌어졌던 역탈북의 사례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가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짚어봐야 할 점들이 명확해집니다.

우선 이 사람은 성폭행 피의자였습니다. 그러니까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에 조사받고 구속 직전이던 범인이 도주를 한 거예요. 이걸 달리 말하면 범인 놓친 거죠. 아니, 작정하고 도주하는 걸 어떻게 하느냐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경찰의 탈북자 관리 매뉴얼만 제대로 지켜졌어도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챌 수 있었고요. 그런데 그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고요. 심지어 월북 전날 지인이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하죠.

두 번째로 짚을 곳은 군입니다. 최신 감시 장비가 배치돼 있었고 이 월북자가 통과해서 나간 배수로 바로 옆에 감시초소가 있었어요. 그런데 유유히 3km를 헤엄쳐 갈 동안 몰랐던 겁니다. 심지어 일주일 뒤에 북한이 알려줄 때까지 몰랐던 겁니다. 짚고, 대안도 마련하고, 그러고 가야죠. 두 분을 만날 텐데요. 먼저 탈북자 출신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찬일 소장님, 나와 계세요?

◆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제가 처음 이제 이 사건을 듣고 떠올랐던 궁금증은 아무리 강 하구라고 해도 거기는 바다하고 닿는 곳인데 거의 바다 같은 곳인데 일반인이 2~3km를 헤엄 쳐서 갈 수 있는 겁니까?

◆ 안찬일> 그러니까 지금 3만 4000명의 탈북민이 있는데 아마 어느 누구도 그 길로 북한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친구는 거기로 내려왔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역탈북, 자기가 온 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를 선택했고 아는 자를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월북한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니, 그 탈북자들이 적응하는 걸 돕기 위해서도 그렇고 이번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경찰들이 배정이 돼서 일일이 다 관리를 하고 있잖아요.

◆ 안찬일> 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어요?

◆ 안찬일> 지금 탈북자들은 대체로 신분에 따라서 가급, 나급, 다급 이렇게 분류가 돼서 신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등급. 가 나 다로.

◆ 안찬일> 네, 그런데 가급인 경우는 경우 좀 치밀하고 관리가 잘 되지만 이 친구는 아마 제가 알기로는 다급 정도 포함이 되다 보니까 이건 그냥 담당 경찰관을 임명을 하고 그 사람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를 해서 이렇게 잘 있느냐 확인을 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언제 없어졌는지 이걸 좀 제때제때 체크를 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런 체크를 안 했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난 겁니다.

◇ 김현정> 한 달에 한 번 전화하거나 만나거나 이렇게 하도록 돼 있는데 지금 그 매뉴얼도 안 지켜졌다는 거잖아요, 이 경우는.

◆ 안찬일> 그렇죠. 전혀 전화를 하지 않았고 심지어 아까 말씀하신 대로 그 지인이 없어졌다, 없어질 것 같다 이런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담당 직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월북자의 담당 경찰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 안찬일> 네.

◇ 김현정> 그 다른 경찰서에 신고했을 때는 우리 관할이 아니에요 하면서 또 돌려보냈고 이렇게 되는 거군요?

◆ 안찬일> 네, 그런 일이 있었던 걸로 지인이 직접 증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소장님, 그 탈북자가 재입북하는 경우, 이번처럼 다시 북한으로 가는 경우가 얼마나 돼요?

◆ 안찬일> 지금 통일부 발표로는 지난 5년간 11명 정도 있었다, 이렇게 말하지만 그것은 북한에서 돌아간 사람을 기자회견장에 내세워서, 예를 들어 임지현 씨라고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2017년.

◆ 안찬일> 기자회견장에 내세운 사람만 11명이지 실제로 공개되지 않은 사람은 아마 100여 명도 넘고 또 중국이나 제3국으로 사라진 탈북자들은 한 300여 명이 된다고 탈북자 사회에서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국으로 사라졌다는 건 그러니까 중국으로 신고를 하고 제대로 이민을 갔다든지 여행을 간 게 아니라 그냥 중국으로 간 다음에 연락 두절?

◆ 안찬일> 네, 그렇죠. 연락 두절. 그러니까 담당 경찰관이 전화해서 안 받으면 몇 번 서너 번 전화해서 안 받으면 연락 두절이면 일단 한국에서 없어지지 않았나 이렇게 지금 판단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생각보다 더 많네요. 꽤 많네요. 주로 어떤 이유로 그러면 역탈북, 월북을 합니까?

◆ 안찬일> 제가 볼 때는 이제 여기 한국에 와서 이 사람들이 일종의 옮겨진 화분 아니겠습니까? 뿌리를 내려야 되는데 뿌리를 못 내리는 겁니다. 뿌리를 잘 내리는 사람. 예를 들어 20대 같은 경우는 대학교 가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리고 또 40~50대는 자녀들 데려왔으니 자녀들이 대한민국에 좋은 교육 제도에서 공부하고 그러니까 감사한데 그 중간단계에서 이것도 안 되고 결혼도 잘 안 되고 애인도 못 사귀고 이런 사람들은 이게 마음을 두지 못하니까 오히려 북한에 있는 고향에서 살던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 시시닥거리며 살던 게 즐거우니까 아마 북한으로 가지 않는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뿌리 못 내리고 일종의 향수병 같은 걸 앓는 거군요.

◆ 안찬일> 네, 상사병, 우울증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자본주의사회에 적응을 못하기 때문에 다시 전체주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지 않나 참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월북이라는 걸 실행은 못 해도 속으로 끙끙 앓고 고민하는 탈북자들은 더 많다고 보세요?

◆ 안찬일> 네, 상당히 그런 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물론 이번 김 모씨 경우는 여러분, 일반적인 사례하고는 다릅니다.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이 수사 중이었는데 그래서 여기서 처벌받을 게 확실해 보이자 월북을 택한 아주 다른 케이스이긴 합니다마는 저는 여기에서도 이해 안 가는 측면이 뭐냐면 탈북을 했다가 남한에서 죄를 짓고 돌아오면 그걸 북한이 환대할 리는 없잖아요. 환영할 리는 없잖아요. 그런데 왜 돌아갔을까요.

◆ 안찬일> 제가 볼 때는 아마 말씀하신 범죄, 성범죄로 처벌되면 한 5년 정도 감옥에 간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친구가 5년 동안 감옥에 가 있다 나오느니 그냥 고향으로 가서 아는 사람들하고 한번 살아보자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한 것 같은데 제가 볼 때는 뭐 차라리 대한민국 감옥에 가서 그냥 배불리 먹고 편히 있다 나오는 게 낫지 북한 돌아가면 얼마나 고생이 될 텐데 이런 생각하면 정말 역시 24살밖에 안 됐기 때문에 생각이 좀 단순했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좀 즉흥적인 판단했다고 보세요?

◆ 안찬일>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지금 마약이나 이런 성폭행이나 또 밀수나 이런 범죄로 또 교도소나 이런 데 가 있는 탈북자 수도 상당히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안찬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생각은 안 하는데. 이 친구인 경우는 이제 자기의 고향이 인근에 있다 보니까 그런 단순한 판단을 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가면 어떻게 돼요? 이 사람은.

◆ 안찬일> 최근에 북한의 콘셉트가 탈북자를 많이 활용하지 않습니까?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김여정 1부부장에 의해서 북한 전역이 탈북자를 찢어죽이자, 이렇게 콘셉트가 강했는데 이번에 북한의 표현을 보니까 귀향이라는 표현도 쓰고 배신자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 콘셉트를 찢어죽이자에서 바꿨는데 그게 업어주자까지는 아니지만 안아주자까지는 북한이 이용하려고 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저는 발표 보면서 콘셉트가 바뀐 것까지는 못 느꼈는데 탈북자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보셨군요. 그러니까 방송용으로는 적합하지는 않지만 이게 어떻게 죽여버리자라는 정도의 배신자다라는 이런 콘셉트였다면 이제는 다시 돌아온,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 안아주자라는 이런 콘셉트로 가고 있다. 회유 콘셉트.

◆ 안찬일> 네, 회유 콘셉트를 이번에 바꾼 것 같고 여기다가 또 코로나라는 브랜드를 또 싸얹어서 이 친구가 옴으로써 북한이 이 친구를 통해서 대한민국에서 넘어온 사람이 코로나를 개성지역에 퍼뜨렸다 이렇게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북한 체제로써는 환영할 만한 인물이 되어버린 겁니다.

◇ 김현정> 활용을 하는 거네요, 활용을.

◆ 안찬일> 네, 활용을 하는 거죠. 그렇지 않아도 개성지역에서 지난 6월 16일 북한이 김여정 1부부장에 의해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개성 지역 주민들과 군인들 속에 김여정에 대한 여론이 좀 안 좋다고 하고 여기서 생겨난 새로운 용어가 개성 망신, 김여정 부부장의 한 행동이 개성 망신이다, 이런 말이 도는데 이번에 이 친구가 와서 다시 이제 긴장시키면서 뭔가 하다 보니까 그런 면에서 이용 가치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이런 식의 역탈북. 그러니까 월북 사례 이거를 막으려면 지금의 관리 체제, 뚫어진 관리체제에 보안이 필요한 거 아니에요? 이번에는 특히 범죄 저지르고 도망간 경우니까 이건 절대로 용납이 안 되는 건데 어떤 보안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안찬일> 그런 범죄가 발생해서도 안 되고 또 탈북자 우리 스스로 잘못된 일이라고 봅니다마는 이 탈북자 관리시스템을 좀 바꿔야 됩니다. 이게 정착이 잘되면 그다음부터는 대한민국 사람과 똑같이 살아가는데 이 정착을 관리하는 부서는 지금 통일부가 관리하고 통일부는 중앙조직밖에 없지 않습니까? 지금 탈북자는 전국 각지에 배정을 합니다. 배치를 합니다.

◇ 김현정> 통일부가 전체 관리는 하지만 아까 개별 관리, 일일이 관리하는 건 경찰이라고 그러지 않으셨어요?

◆ 안찬일> 경찰은 신변 보호만 관리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무슨 행정이나 이런 적응 문제까지 관리할 수 있는 업무가 안 됩니다. 왜냐하면 경찰이 자기 업무를 하면서 이걸 관리하다 보니까 이게 없어지냐, 아니냐. 주로 이것만 본다 이거죠. 따라서 이 탈북자들의 의견은 우리를 통일부에서 관리하지 말고 행정안전부로 우리 관리를 이관해 달라. 왜냐하면 이 행정안전부에 동사무소, 주민센터 조직은 전국 각지 지방마다 다 분포돼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없어지는지 안 없어지는지 잘 적응하는지 못 하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풍부한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바람들을 탈북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거 전하면서 한 가지만 더 여쭐게요. 저희 청취자 한 분이 질문 주셨는데. 이 사람 성범죄 저지르고 도주한 건데 북한에서 그걸로 처벌을 할까요, 안 할까요?

◆ 안찬일> 그걸로 절대로 처벌할 리는 없고 북한이라는 게 남한법을 적용받는 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처벌하지는 않겠지만.

◇ 김현정> 돌려보내라면 돌려보낼까요? 그것도 안 될까요?

◆ 안찬일> 절대 돌려보내지도 않고. 북한도 이 친구가 3년 전에 없어졌지만 이걸 몰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군당국이 전현직의 군 책임자들을 엄청 처벌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게 북한을 통해서 넘어간 걸 8일 만에 알았다, 6일 만에 알았다 그래서 군을 처벌한다 어쩐다 하는데 북한은 3년 동안 그 친구가 탈북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 김현정> 모르고 있었군요, 그렇군요. 아까 처벌받지는 않겠지만 그 뒤에 무슨 말씀 하시려고 그랬어요? 소장님.

◆ 안찬일> 처벌받지는 않을 것이고 그러나 이제 뭔가 대한민국 자유를 다 만끽한 사람을 일반 사회에 풀어놔서 또 같이 살아가게 할 수는 없겠죠. 그러면 대한민국 좋다, 이런 말을 많이 하니까 다른 방법으로 아마 격리하거나 그렇게 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역시 탈북민 출신이세요.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 먼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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