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뉴스]이재명이 말하는 '기본주택'…도대체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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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세권인데…임대료·보증금은 절반 이하
신도시 1급지 4인 74㎡…월세 57만원, 보증금 5700만원 입주 가능
GH 이헌욱 사장 "최대한 공정한 배분 방식 고민"
아직 장밋빛 청사진…이재명 "정부 협력 절실"
'재정악화' 국토부 시큰둥·· 경실련 "조직논리에 본연의 임무 망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놓은 '기본주택'은 한 마디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전·월세주택을 뜻한다.

다만 '기본소득'처럼 모든 사람에게 다 주는 건 아니다. 대신 모든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이때 소득이나 자산, 나이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들의 제한 조건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무주택자면 된다.

무주택자라면 특히 수도권에 살고 있거나 혹은 앞으로 살 계획이 있다면, 언제, 어떻게, 얼마를 내고 들어가 살 수 있는지 궁금할만한 구체적인 입주 조건들을 살펴봤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전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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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역세권인데…임대료·보증금은 절반 이하

기본주택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현 정부 주택공급정책의 핵심 지역인 3기 신도시내에서도 역세권 등 중심가에 조성된다. 광역교통망을 이용한 서울 접근이 가장 용이한 지점에 기본주택이 들어선다.

경기도는 우선 하남 교산지구내 4800가구를 비롯해 과천 과천지구와 안산 장상지구, 용인 플랫폼시티 등에 1만 가구 이상의 기본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기본주택은 혼자 살든, 둘이 살든 그 이상이 살든 상관없다. 가구원수에 따라 전용면적 22㎡(1인)~84㎡(5인)로 다양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면 신도시내 역세권 등 요지에 위치한 기본주택의 임대료와 보증금은 얼마나 될까.

경기도는 임대료의 경우 가구별 중위소득 20%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2020년 기준으로 산출하면 1인 가구 35만원, 2인 60만원, 3인 77만원, 4인 95만원, 5인 115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보증금은 1~2인 가구는 임대료의 50배, 3인 이상 가구는 100배로 책정했다.

이에 임대료가 낮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임대주택용지 조성원가를 평당 2천만원으로 가정하고 동일 평형 1천세대 단지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는 좀 달랐다.

핵심 요지인 1급지의 4인 가구 전용면적 74㎡의 경우 월세 57만원, 보증금 5700만원 정도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지난 6월 과천역 근처 주공8단지(1983년 준공) 전용면적 73㎡가 월세 80만원, 보증금 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역세권 생활이 가능한 셈이다.

다른 경우도 1인 28만원, 2인은 39만원, 3인 48만원, 5인 63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과천 과천지구나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조성원가가 평당 2천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GH 관계자는 "임대운영비 등 원가 정도만 보전해 본전 수준으로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단지 별로 위치 등에 따라 임대료는 달라지나, 대략 핵심요지에 시세 50~60% 정도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GH "최대한 공정한 배분 방식 고민"

다만 기본주택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3기 신도시에 조성되는 만큼 과천지구 사업이 준공 예정인 2025년에야 첫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신도시들은 2020년대 중후반에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또 공급 초기에는 기본주택의 공급량에 비해 무주택 수요자의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H는 공정한 배분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GH 이헌욱 사장은 "정부와 협의를 해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가점제나 추첨제가 될 수도 있고, 크기에 따라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경기도의 기조에 맞게 최대한 공정한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남 교산지구 조감도
◇ 아직 장밋빛 청사진…이재명 "정부 협력 절실"

하지만 기본주택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까지는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기본주택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본주택을 새로운 공공임대주택의 유형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 가장 비싼 땅을 팔지 않고 임대를 하는 만큼 개발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경기도는 저리에 건설비용을 빌릴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해 줄 것과 보다 고층 건물을 지어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핵심지역 용적율을 500%까지 상향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최근 이 지사가 "무엇보다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고, 역세권 용적율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율 인하 등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에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정부에 읍소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재정악화' 국토부 시큰둥·· 경실련 "조직논리에 본연의 임무 망각"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시큰둥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임대를 확대할 경우 공공의 측면에서 나가는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을 떠나서 우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공급되는 모든 주택은 '공공주택'이어야 한다"며 경기도형 기본주택의 취지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은 "기본주택을 공급할 때 100%를 다 공급해야 한다. 반만 기본주택으로 하고 반을 민간에 매각하면, 거기가 시장을 자극하게 된다"며 "시장에 매각하는 순간, 비싸니 싸니, 주변시세에 영향을 주고받고 하면서 부작용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계속돼 왔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조직논리'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공기업은 가장 요지의 땅을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공공임대로) 못 팔게 되면 들어오는 현금이 줄어들어 부채율이 늘어나고, 부채율이 늘어나면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다 발목 잡히기 때문에 (공공임대에) 부정적"이라며 "공적 역할이라는 본연의 임무가 아니라 본인들이 존속해야 하는 조직논리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나 주택도시기금 같은 공적지원금이 민간이 아니라 공공으로 가도록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민간이 계속 장사를 하게 해주는 구조"라며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장사하는 거 밖에 안 되고, 국민들은 계속 불로소득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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