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지혜. (사진=문화창고 제공)
지금은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지만 서지혜가 주목 받은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대 중후반에는 과연 배우의 길로 들어선 게 맞는지 고민도 깊었다. 쉼 없이 달려오던 활동을 멈추고 학업에 전념한 것이 다시 본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0대 중후반에는 이 직업이 내 적성에 맞나, 잘 가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이 세계에 온 중압감이 터진 적도 있었고요. 그 때 한 1년 정도 쉬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아마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연기를 포기했을 것 같아요.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대단한 인기를 얻으려고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재미있어서 하는 거니까 마음을 놓기 시작했고요."
극 중 끈질긴 '구남친' 캐럭터 정재혁(이지훈 분) 얘기가 나오니 '그런 경험 없었다면 거짓말 아니냐'고 웃으며 답했다. 서지혜에게도 별다를 것 없는 연애 풍경이다. 연애가 다 비슷하지만 어쨌든 서지혜의 이상형이나 연애관은 확고하다. 평범하고 편안해야 한다는 것.
"사람 연애가 다 똑같고 비슷하다는 점이 재미있더라고요. 사랑이나 연애는 특별하기보다는 함께 평범하게 갈 수 있어야 좋은 것 같아요. 사랑하고 연애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상인데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거든요. 편안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제 단점이나 못생긴 일면도 사랑해주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우도희를 향한 정재혁의 집착은 극단적인 행동으로까지 번진다. '데이트 폭력'으로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불편하게 여기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서지혜는 최근 사회면에 자주 등장하는 '데이트 폭력'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배우 서지혜. (사진=문화창고 제공)
"본인 스스로의 외로움을 어떻게 좋은 방법으로 잘 극복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데이트 폭력' 기사들을 보면 무서우면서도 슬프더라고요. 한 때는 정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나 싶거든요. 그런 사회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스스로를 잘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지점을 우리 드라마도 보여주려고 한거고요."
아직도 배우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너무 쉬면 현장이 그리울 정도로 연기 욕심이 커졌지만 그에 비례해 책임감 역시 크기를 키웠다. 그럼에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재미와 즐거움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서지혜의 에너지는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사실 연기를 잘 모르겠어요.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예전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기인가 되묻게 돼요. 연기 욕심이 굉장히 커져서 잘하고 싶거든요. 책임감도 훨씬 더 커졌지만 재미있는 느낌은 그대로고요. 집에서 너무 쉬면 재미가 없고, 일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제가 체력이 좋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에너지가 생겨요. 앞으로는 액션이나 지하세계의 어두운 캐릭터, 아니면 정말 '팜므파탈' 같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