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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 국가경찰은 '개입' 자치단체장은 '패싱'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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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개혁 이대로 옳은가①]개혁 핵심 '자치경찰제' 방향은
도입 취지는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 밀착형 치안서비스
자치단체장 권한 보다는 국가경찰 개입 여지 곳곳에
"지역이 주도하는 자치경찰제가 기본, 경찰권 확대는 막아야"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하도록 협의"
지난 24일 취임한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의 가장 큰 임무는 '경찰개혁'이 꼽힌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비대해질 수 있는 경찰권을 견제‧분산하기 위한 개혁 작업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15만 경찰을 향한 대수술인만큼 치안현장의 대변화도 예상된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경찰개혁 방향성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첫 주제는 핵심 개혁 과제인 '자치경찰제'다. 지역 밀착 치안서비를 제공하는 자치경찰이 국가경찰 및 지방자치단체장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혁 성패가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자치경찰, 국가경찰은 '개입' 자치단체장은 '패싱' 맹점
(계속)


김창룡 신임 경철창청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2대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치단체장, 자치경찰에 대한 권한 제한…경찰 '몸집 불리기' 우려

자치경찰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설치돼 운영된다. 현 국가경찰의 업무 중 생활안전, 교통, 지역경비 등을 이관하고 국가경찰의 36%에 해당하는 4만3천명이 이동한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2022년 전면 시행된다.

20대 국회에서 자치경찰제가 포함된 경찰법 전부 개정안(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 21대 국회에서 추진이 예정돼 있다.


자치경찰제는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지방분권 이념 구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제도 도입 취지를 담은 경찰개혁위원회 권고안에도 담겨 있다.

자치경찰 운영에 있어 국가경찰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을 잡는 것이 개혁 취지에 부합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자치경찰제안이 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국대 한상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치경찰이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국가경찰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는 형태"라며 "경찰 조직과 권한이 오히려 확대되는 '공룡경찰'이 될까봐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박완수 의원에게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자치단체장 권한 행사 제한' 지적에 직접 답하기도 했다.

김 신임 청장은 "국가경찰은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며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지도·시정명령·직무이행명령 시에도 반드시 국가경찰위원회를 거치도록 해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반면, 시·도지사에게는 시·도경찰위원회의 '위원장·상임위원' 및 '자치경찰본부장·자치경찰대장' 등 주요 보직에 대한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경찰은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자치경찰 권한에 통제를 받지만, 자치단체장은 시·도경찰위원회를 통해 권한 행사를 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김창룡 신임 경철창청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2대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이러한 김 청장의 답변에 '맹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계명대 허경미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논문 '자치경찰제법(안)상 자치단체장의 자치권한 행사 제한과 관련된 쟁점'에서 자치단체장 권한 한계를 지적했다.

시‧도경찰위원회는 독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자치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회는 관할구역 자치경찰을 총괄하는 자치경찰본부장 및 산하 자치경찰대장에 대한 추천권을 갖고 시‧도지사가 임명한다.

위원회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2명은 시‧도의회, 1명은 대법원, 1명은 국가경찰위원회의 추천을 받고 1명은 시‧도지사가 추천 없이 임명한다.

허 교수는 "최종적으로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위원은 1명"이라며 "(임명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정도의 선언적 규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자치단체장의 권한 제한은 수사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자치경찰의 수사 업무는 △특별사법경찰직무 △자치경찰공무원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 △학교폭력‧가정폭력‧교통사범‧성폭력 △아동청소년성보호사범‧성매매사범‧경범죄 등 여성아동안전을 침해하는 범죄 △즉결사범업무 등으로 구분된다.

자치경찰제안에 따르면 자치단체장은 이중 특별사법경찰직무, 자치경찰공무원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간의 역할 분담과 수행 방법은 시‧도경찰위원회 위원장과 지방경찰청장이 협약으로 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협약의 표준모델은 경찰청장이 정해 공표한다. 만약 위원장과 지방경찰청장이 의견을 달리해 협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경찰청장이 협약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허 교수는 "(수사 업무에 있어) 국가경찰의 개입 여지를 남겨두어 국가경찰 수사권을 오히려 확장할 수 있다"며 "국가경찰과의 수사공조 등의 있어 일정 부분 자치단체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자치경찰 의사결정이나 협약에 대한 재의를 요청할 수 없는 근거 권한은 자치단체장에게 없는 상황이다. 반면 국가경찰이 자치경찰에 대한 감사 요구 권한은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곳곳 규정에서 자치단체장은 '패싱', 국가경찰은 '개입'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청.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김창룡 "자치경찰, 자율권과 독립성 보장되도록 협의"


물론 자치단체장에게 권한을 쥐어줄 경우 지역 토호세력 및 지방권력과 수사기관이 유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지방분권의 토대 위에서 견제 장치를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 국가경찰의 경찰권이 확대되는 양상은 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상희 교수는 "도입 초반에는 여러 시행 착오도 있겠지만, 경찰권 분산과 지방분권 확립이라는 기본 제도 도입 취지와 목표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해외 여러 사례를 살펴봐도 자치경찰제는 해당 지역이 직접 주도권을 쥐고 운영된다"라고 밝혔다.

해외의 경우 영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0년 자치경찰제를 도입한 영국은 2011년 법 개정을 통해 지역치안위원장을 주민 투표로 선출하고, 위원장이 예산‧재정 업무를 총괄하거나 지방경찰청장 임면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중앙정부 및 국가경찰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치안은 주민들의 감시 속에 지역에서 주도하도록 한 셈이다.

김 신임 청장의 경우 브라질 상파울루 총영사관 영사, 미국 워싱턴 주재관 등에서 근무하며 자치경찰제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이에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소신을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제가 경찰 주재관으로 경험했던 브라질과 미국은 모두 자치경찰제를 운영 중인 대표적인 국가"라며 "국가 일반행정 구조와 발달 연혁‧역사적 특수성에 따라 세부적인 운영 모습에서 차이가 있지만, 경찰 권한을 분산하고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에 부합하는 경찰행정을 제공한다는 목적은 동일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도 집중된 경찰 권한을 분산하면서 주민의 편익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치경찰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자치경찰 운영제도에 있어 자율권과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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