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고행정법원이 10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 성당의 '박물관' 지위를 취소하자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 앞에 모인 이슬람 신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터키가 성소피아 박물관(Hagia Sophia)을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자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에서 열린 주일 삼종 기도회에서 "성소피아를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잠긴다"고 말했다.
전날 세계교회협의회(WCC) 위원장이 터키의 결정에 대해 "비탄과 실망"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항의한 데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힘을 실어줬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앞서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10일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판결이 나온 직후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 건립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뒤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성소피아는 연간 4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다. 성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2천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으로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