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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말도 없이" "너무 슬퍼" 故박원순 시민분향소 이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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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시장 추모 '시민분향소' 시민들 발걸음 이어져
"극단적인 선택 슬프다", "정책 계속 유지됐으면"
성추행 의혹 안타까운 목소리도 "국민들 궁금해 한다"
보수 유튜버들 '조롱' 소동도 시민들 고성

지난 1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시민들의 조문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성추행 의혹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청광장 한쪽에서는 박 시장을 조롱하는 보수 유튜버와 이에 항의하는 시민 조문객들 사이에 고성도 오갔다.

서울시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한 시민분향소는 12일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이틀째 조문객을 맞았다. 시민분향소는 전날(11일) 설치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됐다.

이날 오전 11시에도 시민들은 광장을 빙 둘러 줄을 서고, 서울시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조문을 이어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분향소 입장 전에는 손 소독제 사용 및 명부작성, 발열 점검 등을 실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제는 광장 안쪽을 따로 통제하지 않았는데, 질서 유지를 위해 통제선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일부 시민들은 눈가에 눈물을 훔치거나, 담담하면서도 착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박영자(72·여)씨는 "많이 놀랐다. 살아 계셔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텐데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너무 슬프다"라며 "그린벨트 유지 등 좋은 정책들을 많이 했는데 계속 이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1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기도 파주에서 왔다는 정모(46·여)씨는 "뭐라고 말씀 한마디도 안하시고 가시니 안타깝다. 5일장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고인의 그간 생애와 예의를 생각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 후에, 해당 사건에 대해선 어떻게 밝혀지든 밝혀졌으면 좋겠다. 국민이 믿고 의지한만큼 궁금한 부분도 많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는 심광식(67)씨는 여러 의혹과 관계없이 "마음이 이끌려 추모를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하늘나라에 가서도 좋은 세상 만드시길 바란다"며 "(고소건은) 관여치 않는다. 마음이 우러나와서 왔다"라고 말했다.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장 한켠에서는 두명의 보수 유튜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하는 등의 행동으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 퇴진'이 적힌 모자와 박 시장의 합성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었다. 또 박 시장을 조롱하는 뜻의 노래를 크게 틀고, 음식물을 먹으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은 직접 찾아가 "당장 중단하라", "진짜 사람이 아니다", "인간 말종" 등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보수 유튜버들은 "자나깨나 여자조심", "약올라 죽겠지" 등으로 도발을 이어갔다.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양측 사이에 경력을 배치하고 보수 유튜버들의 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이 모습을 지켜 본 대학생 강성원(23)씨는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어두운 생각만 든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잘못된 보수 유튜버들이 보호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분향소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다음날인 13일 역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시는 시민분향소 외에 온라인 분향소도 마련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 기준 65만명이 넘게 온라인 헌화를 했다.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같은 시각 52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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