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교육청 60억 마스크 사업, 컴퓨터업체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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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만장 60억원어치…서울교육청의 마스크 지원 사업
금요일 공고, 토요일 추가 설명 뒤 곧이어 신청 마감
컴퓨터 부품업체가 베트남산 마스크로 수의계약 따내
단가 높은데도 '가격 적정성'에서조차 압도적 평가
수상한 마스크 계약에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수사 착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김정훈 기자 (CBS 심층취재팀)

◇표창원>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정훈> 네. 안녕하세요

◇표창원> 오늘은 마스크 이야기를 갖고 왔다면서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3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학생의 집을 방문해 긴급지원 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훈> 코로나19 시대에 필수품이 돼버렸는데, 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죠. 여기서, 지난 3월 15일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의 기자회견 내용부터 잠깐 듣고 그 다음에 말씀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녹취]
"서울의 모든 학생을 위한 공공 무상 마스크를 지급하고자 합니다. 정부의 공적 마스크 판매정책으로 인해 교육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1회용 방역 마스크 대량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고 정부가 건강한 사람들에게 면 마스크를 권장하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해서 우리 교육청은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를 긴급히 현물로 조달하여 서울의 모든 학생들에게 일정량을 직접 공공 무상 마스크로 지급하고자 합니다."

◇표창원> 네 지난 3월 15일에 있었던 조희연 교육감의 기자회견 내용이고요. 그래서 결국 서울시 각 학교 학생들에게 공공마스크가 지급됐죠.

◆김정훈>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 마스크를 두고 잡음이 나오더라고요. 서울시교육청이 60억원이나 들여 마스크 240만 장을 사들였는데요. 그 공모 과정이나 평가 내용, 또 마스크 공급 업체를 두고 논란이 있고 지금 수사까지 착수됐다고 합니다. 그 내막을 저희 심층취재팀이 추적해 봤습니다.

◇표창원> 오늘의 훅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사들인 마스크의 수상한 내막'이군요. 조희연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한 게 3월 15일. 마스크 대란이 있었을 때입니다.

◆김정훈> 기억하시겠지만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가 동나던 시기였죠. 그때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겠다, 이렇게 말해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교육감은 두 가지 사항을 언급했습니다. 1회용 마스크 대량 구입이 어려우니 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 그리고 그 마스크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조달 가능하다, 이 두 가지 점입니다.

◇표창원> 좋은 취지네요. 당시 곧 등교 개학을 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그 뒤에 잘 미뤄지긴 했지만, 교육당국, 학교에서는 방역 대책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겨야 했던 그 시기 아니었습니까.

◆김정훈>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취지였는데 그런데 당시 공모 과정부터 살펴보니까 꼼꼼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마스크 구매를 위한 업체 공개모집, 공고를 한 게 금요일이던 3월 20일이었거든요. 그리고 휴일인 그 다음날, 토요일에 조건들을 구체화한 추가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신청 마감일이 언제였는지 아십니까?

◇표창원> 한 일주일이나 보름 뒤 아닙니까?

◆김정훈> 이틀 뒤인 3월 23일 월요일이었습니다.

◇표창원> 토요일 공지하고 월요일에 마감한다고요?

◆김정훈> 금요일 공고 내고, 토요일에 추가한 번 추가하고요. 월요일날 바로 마감을 했다는 것이죠.

◇표창원> 신청에 필요한 서류들도 꽤 많고 복잡하잖아요.

◆김정훈> 네 신청에 필요한 서류가 견적서, 제품설명서, 또 시험성적서를 비롯한 증빙서류들이 있었고요. 그리고 업체별 조건 비교표를 내야 했습니다.

◇표창원> 조건 비교표까지.

◆김정훈> 네. 금요일에 공고문을 봤다고 해도 부랴부랴 준비해 월요일까지 서류들을 완비를 해야 했던 상황인데요. 서울시교육청은 업체 선정도 경쟁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겠다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표창원> 수의계약이면, 그냥 업체랑 둘이서 협의해서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60억원짜리면 작은 규모가 아닌데요.

◆김정훈> 맞습니다. 그래서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난 4월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질의에서도 의원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황인구 의원의 당시 지적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물론 그때 그 상황에서는 개학을 대비해서 준비했겠지만 뭔가 좀 차등해서 구매하는 방법도 예산을 절감하는 그런 측면에서는 필요하지 않았겠느냐 뭐 입찰을 통하지 못하고 수의계약으로 했다는 이런 부분도 있고 그래서 그런 과정 속에서의 어떤 예산의 과다지출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표창원> 서울시 의회에서도 '이게 좀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이 있었고요. 공모 과정이 대단히 무리하고, 수의계약 이것도 좀 문제가 있다.

◆김정훈> 네.

◇표창원> 결과적으로 그럼 어떤 업체가 선정된 겁니까?

서울시교육청 무상마스크 사업에서 낙찰된 업체의 마스크와 필터 (사진=자료사진)

 

◆김정훈> 사실 업계에서는 공모 기간도 짧아서 신청할 수 있는 업체도 많을 수 없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요. 결국 신청한 업체는 두 곳에 그쳤습니다.

◇표창원> 두 곳?

◆김정훈> 그리고 한 업체가 마스크 공급자로 선정됐는데, 희한하게 정직원 네 명의 컴퓨터 부품업체였어요.

◇표창원> 컴퓨터 부품업체요? 마스크랑 무슨 관련이 있죠?

◆김정훈> 하등 관계가 없었습니다. 컴퓨터 부품을 제조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계약을 따낸 건데요, 그동안 마스크를 다뤄본 적도,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따낸 적도 없는 업체였습니다.

◇표창원> 거기다가 또 한 가지가, 앞서 말씀하신 조건 중에 또 하나가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서 공급 받을 거라고 했잖아요. 그럼 이 업체가 사회적 협동조합인가요?

◆김정훈> 그게 조희연 교육감의 조건이었죠. 그런데 사회적 협동조합도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업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느닷없이 60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낸 것이죠. 그리고 그 업체가 서울시내 각급 학교에 나눠준 마스크가 바로 이겁니다.

◇표창원> 직접 가져오셨네요.

◆김정훈> 네. 보시면 흰색 면 마스크, 또 안에 필터를 끼워 넣을 수 있게 돼 있고요.

◇표창원> 컴퓨터 부품업체가 갑자기 마스크 생산 라인을 만들어서 공정 만들고 이틀 사흘 안에 이거 생산, 이게 가능한가요?

◆김정훈> 사실은 그렇지 않고요. 그 면 마스크는 베트남산입니다.

◇표창원> 베트남산이요?

◆김정훈> 네 공급자로 선정된 업체는 베트남산 면 마스크를 수입해서 국내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인 그 필터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납품하는 거죠.

◇표창원> 아, 마스크는 베트남산, 필터는 국내산?

◆김정훈> 네. 그러니까 직접 생산한 것도 아니고 마스크를 수입해서 지금 60억원짜리 계약을 따낸 건데요. 그 마스크의 성능이나 만족도를 두고는 학교에서도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 부분은 일단 차치하고요. 하필 그 마스크가 선정된, 그 과정에서도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띕니다.

◇표창원> 과정, 어떤 게 이상했습니까?

◆김정훈> 네 서울시교육청이 익명의 평가위원들에게 A업체와 B업체의 마스크 평가를 맡겼습니다.

◇표창원> 두 곳이 신청했으니까요.

◆김정훈> 네. 그 결과 '제조국이 어디냐', 또 '교체형 필터 수량은 몇 개냐', '최종 납품 일정은 언제냐' 이런 객관적 지표에서는 A업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거든요.

◇표창원> 이건 떨어진 업체죠?

◆김정훈> 네. 하지만 '디자인이 괜찮으냐', 또 '사용이 편리하냐'와 같은 주관적 평가에서는 B업체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역전하면서 결국 B업체의 그 마스크가 최종 선정됩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필터 교체형 마스크 선정 평가 집계표. 탈락업체인 B사가 객관지표에서 크게 앞섰지만, 주관지표에서 선정업체인 A사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역전했다.

 

◇표창원> 주관적 평가. 디자인, 편의성 이게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면서 역전이 됐다?

◆김정훈> 그 주관적 평가에서는 가격 적정성도 있었거든요. 희한한 점은 그 B업체 마스크 단가는 2,500원으로 A업체의 것보다 500원 더 비쌌습니다.

◇표창원> 오히려 떨어진 업체가 500원 더 싸요?

◆김정훈> 네. 그런데 더 비싼 단가의 마스크에 더 높은 배점을 줬다는 것이죠. 가격 적정성에서도. 그러니 떨어진 업체 입장에서는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요. 그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녹취]
"채점 점수가 있었어요. 그걸 좀 공개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저희는 국산에 가산점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경기도에 공장이 있고. 했는데 우리가 왜 저희도 궁금했어요. 우리가 왜 떨어졌는지. 베트남산보다 못한 게 뭘까. 들러리를 섰겠죠. 어떻게 보면 그게 맞겠죠."

◇표창원> 국내 공장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정리해 보면, 첫번째 대단히 촉박한 일정을 잡아서 신청을 받았고요. 둘째로, 결과를 보니까 마스크와 전혀 무관한 업체가 국산 마스크를 제치고 베트남산 마스크로 계약을 따낸 것이고. 셋째로, 그 과정을 살펴보니 더 비싼 단가인데도 가격 경쟁력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죠.

◆김정훈> 네. 반면 계약을 따낸 업체는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에 입찰을 따낸 계약을 따낸 그 업체 관계자의 말도 들어보시죠.

[녹취]
"저희도 서울교육청에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샘플 제출해서 그 중에 평가를 받아서 저희 게 선정이 돼서 한 거지, 저희는 사실 선정될지 안 될지를 저희도 몰랐죠. 근데 그 기준에 미치는 업체들이 별로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표창원> 선정된 업체도 신청은 했지만, 계약을 따낼지는 몰랐다지만 결과적으로는 따냈습니다. 마스크 계약을 수행한 서울시교육청도 해명을 했습니까?

◆김정훈> 저희가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고에서 업체 선정까지 서둘러 진행하다 보니까 일부 미흡한 점들이 있을 수는 있다, 이런 입장인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개학 준비하고 촉박하게 준비하느라고 공고가 짧았던 점은 없지 않아 있는데. 업체들마다,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까 좀 부담스러워서 접수를 못한 데가 있더라고요. 그때는 사실 개학 연기가 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조금 빨리 준비하느라고 촉박하게 한 경향이 있어요."

◇표창원> 서두를 수밖에 없다 보니까 결과는 좀 기대에 못 미쳤다, 이 부분은 인정은 하는 거네요.

◆김정훈> 네 그런데 단순히 '미흡했다'고만 볼 수 없는 정황도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경찰이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마스크 계약 건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표창원> 내사가 아니라 수사라면 이건 어느 정도의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김정훈> 네. 취재 과정에서 저희가 접한 사실인데요. 경찰 역시 이번 사안에 미심쩍은 점들이 있다고 보고 살펴왔었고요. 최근에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대범죄수사과를 들어보셨죠? 예전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라고 해서 중요한 사안들 수사를 도맡는 부서였습니다.

◇표창원> 맞습니다.

◆김정훈> 검찰로 따지면 대검 중수부와 같은 그런 역할이거든요. 일선 경찰서 차원이 아니라 경찰청 차원의 수사가 시작됐다면 경찰 이번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 이런 의미여서 더 주목이 되네요.

◇표창원> 그렇습니다. 좀 더 들을 얘기가 많을 것 같은데, 계속해서 이 사안 끝까지 추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정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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