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5월3일(화)CBS뉴스레이다 5부
(FM98.1MHz 매주 월~토08:00~08:20 진행:민경중 부장)
(대담 -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
교육부의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학들의 본고사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와 서강대 경희대 등이 동조하고 나섰는데요.. 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을 연결해 관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대담 전문) ◇ 민경중 / 진행:
김인묵 처장님 안녕하십니까.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도 2008년부터 논술형 본고사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본고사 형태의 입학 시험을 본다는 것인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정확히 듣긴 들으셨는데 뭔가 조금 잘못된 것 같습니다. 뭐냐하면 제가 알기로는 2008년도부터 논술고사를 서울대에서 보겠다 또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 본고사를 도입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대학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수시에서는 논술고사를 보고 있으며 정시에서도 논술고사를 인문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고사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논술고사를 유지한다 또는 강화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민경중 / 진행:바로 그 부분에서 교육부와 시각차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상 논술형 본고사라고 서울대나 대학쪽에서는 얘기를 하는데 교육부라든가 수험생 입장에서는 과거 본고사의 부활로 보는 측면이 있거든요? 왜 그런 입장차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
우선은 우리가 미래의 어떤 정책을 생각할 때 앞으로 다가오는 새시대를 생각해야하는데 교육부라든지 학부모나 수험생들이 자꾸 본고사로 착각하는 이유는 10여년 전의 본고사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시각의 차이가 있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 민경중 / 진행:교육당국의 내신위주 선발방식으로 학생을 뽑기 어렵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것 아닙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내신이나 수능이 등급제가 되면, 예를들면 고려대학교에 오겠다는 학생들은 마치 바구니에 들은 구슬같습니다. 그런데 그 구슬이 다 똑앝아요. 그러면 그 많은 똑같은 구슬 중에서 어떻게 고려대학교에 적합한 학생을 골라낼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안에서 또다른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죠... 그 방법은 예전의 본고사와 같이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아마 논술이나 면접 기타등등 다양한 방법이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논술이 본고사가 아니라고 제가 주장하는 것이죠...
◇ 민경중 / 진행:지금 전국에 고등학교가 2천95개가 있다고 그래요. 이 중에 소위 말하면 서울대에 진학하는 고등학교가 한 823곳 정도 된다고 하던데 물론 서울대를 간다는 것이 꼭 일류고등학교냐, 또는 고등학교 자격이 있는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아니구요 그런데 이렇게 가다보니까 모든 학교의 내신 1등급이 동일하게 취급되는 겁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그렇습니다.
◇ 민경중 / 진행: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뭔가 차별성이 있는 변별력이 있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이고 교육부에서는 어떻게 고등학교 2천개가 다 똑같이 1등급이 될 수 있느냐 이런 얘기인데 바로 그 부분에서 선후문제가 나오는 것 아닙니까? 가령 교육부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차츰차츰 그렇게 되면 어느 일류 고등학교나 도시나 시골이나 장기적으로 차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이 얘기인 것 같은데요...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그게 똑같은 얘긴데요... 최근 TV를 보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익광고를 낸 게 있습니다. 장애인에 관한 공익광고인데 장애인이 보통사람과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인정해야지만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다. 이렇게 공익광고가 나온 것을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고등학교마다 학력이 차이가 있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것을 인정하지 말라고 하면 마치 장애인이 보통사람과 차이가 있는 것을 인정하지 말아라... 이런 뜻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학력의 차이는 우리가 인정을 하고 다만 지역이나 어떤 계층에 따라서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대학에서 전형방법을 다양화해서 그러한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즉 차별을 받지 않도록 전형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이 더 올바른 것 아니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 민경중 / 진행:대학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교육부는 행정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강물이 흐를 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우리가 강원도 어느 지역을 보면 물이 흘러 내려오다가 마치 거꾸로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다 다시 내려오는 것같이 보이긴 하지만 그것을 크게 보면 결국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결국은 시대의 변화 물의 흐름과 같은 자연의 흐름에 따라서 교육부에서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은 예측하기 힘들겠죠...
◇ 민경중 / 진행:그렇다면 교육관료들이 강물을 거꾸로 올라가는 물고기입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
뭐 그렇다기 보다도 현재 오늘 내일 이렇게 짧은 시간만 볼 때에는 마치 그 물이 제대로 흐르는 것 같지만 이것을 우리가 좀더 큰 시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입장에서 좀 물러서서 바라보고 있으면 결국은 그 물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죠... 그것을 우리가 좀 봐야하지 않느냐... 좀더 시야를 넓게 하고 시대를 앞서 가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민경중 / 진행:교육부에서 3불제라고 실시하잖아요?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금지인데... 3불 원칙이 지금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지금은 고수하겠다고 하겠죠... 그리고 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래의 어떤 세계화라든지 대학의 경쟁력이라든지 국가의 인적자원의 계발이라든지... 이런 측면에서는 결국은 물의 흐름과 같이 무너진다... 그렇게 보입니다.
◇ 민경중 / 진행:어제 이건희 회장이 고대에 가서 명예 박사학위 수여식이 약식으로 치러지지 않았습니까? 학생들과의 마찰도 있었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보십니까?
◆ 김인묵 / 고려대 입학처장:
학생들의 나이대에는 자유라든지 정의감이라든지 열정이라든지 그러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3만명의 우리 고대 학생들이 있습니다만 거기에 극히 일부분인 50,60명의 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것인데 시위를 벌이고 자기네들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대학 내에서 하나의 다양화 된 문화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자기네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 거기 선배님들이 있고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몸싸움을 하고 물리적으로 밀어젖히고 들어와서 기물을 파손하는 이런 행위는 대학생의 본분을 넘어서는 행위이기 때문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 : 민경중 앵커
정리 및 문의 : 정재은 작가(2650-7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