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기대감 화장품株 '들썩'였지만…뷰티 업계 '방긋'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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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10%↑코리아나‧토니모리‧한국콜마 8~29% 급등
한한령 해제에도 '코로나19 장기화' 걸림돌…사스·메르스 때와는 달라
'자가격리' 관광 여건 달라지고 외출 자제…온라인 유통 다변화 "실적 회복, 글쎄"

(이미지=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한국관광단체상품 판매 금지령(한한령) 해제를 공식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모레퍼시픽 등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인 화장품 산업에 기대감이 불고 있다. 2분기 들어 상승 재료가 없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화장품 업계는 간만에 나타난 호재에 들썩였다.

다만, 한한령이 풀리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업종은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이나 관광 여건이 달라진 데다, 온라인 유통 구조 다변화 등으로 기대만큼의 실적 회복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 한한령 해제 기대감…화장품株 봄날 오나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면세점·카지노·엔터테인먼트·여행 등 중국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9.48% 급등한 16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잇츠한불·한국화장품제조··코리아나·리더스코스메틱·한국화장품·토니모리 등 6개 화장품 업체 주가는 가격제한선(30%)까지 올랐다. 에프앤리퍼블릭(16.11%), 에이블씨엔씨(14.29%), 클리오(14.24%), 등 대부분 화장품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내수 시장 성장의 한계에 따라 앞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 24%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은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중국은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별 화장품 수출 실적에서 점유율 42.4%로 1순위를 차지했다. 2순위인 홍콩 21.0%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면세점 사업 역시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텅 빈 인천공항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사드 논란 뒤 '한한령'에 코로나19까지…중국인 관광객·매출 급감 '이중고'

그러나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불거진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한류를 제안하는 '한한령'을 발동하면서 국내 업체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통상 화장품·의류는 입학·개강 시즌, 각종 기념일 등에 따른 봄 특수를 누리는 업종이다.

그러나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온라인 학습, 재택근무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도 자제하면서 화장품 업계는 점점 어려워졌다.

마스크가 생필품이 되자, 굳이 화장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었다. 화장해봤자 가릴 뿐더러, 화장한 채 마스크를 쓰면 금세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실적 하락에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한 탓도 크지만, H&B(헬스앤드뷰티) 스토어, 차별화된 중소형브랜드 등장으로 인한 경쟁 심화 및 온라인 시장 부상으로 유통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입지가 흔들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한한령 해제 소식에 업계 기대감은 크다. 한한령 해제 자체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화장품 업종에서 급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들이 동남아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면서 "특히, 2018년 광군제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국가별 매출 3위를 차지한 만큼, 한한령 조치가 해제되면 업계 분위기는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코로나19' 사스·메르스 때와는 달라…"한한령 해제에도 화장품 업계 빠른 실적 회복은 어려워"

한한령이 풀리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업종은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난 1분기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은 63만 명 내외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특히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전과 같은 관광객 유입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난 4월부터는 모든 입국자가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기 때문이다. 따이공 활동도 마찬가지로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현지 사업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매장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매장 비중이 높은 대형사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채널을 다변화한 기업들은 그나마 선방하겠지만 실적이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마스크 사용률이 늘수록, 화장품 쓸 일은 줄어드는 것도 여전히 문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중국 담당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 관광 수요는 사스나 메르스 때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지만 과거 중국 관광객 회복 국면과 현 상황은 다르다"면서 "실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조건이 필요한 만큼 여건상 단기간에 중국 여행객이 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산업의 펀더멘털을 결정짓는 요인은 결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라며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 놓였을 때 브랜드 입지가 상대적으로 확고하지 않았던 화장품 업체들의 경우 그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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