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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역사문제를 무역과 결부시킨 건 아베의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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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 논란? 미국에서 점점 관심 수그러들어
뉴욕타임즈 "볼턴 신뢰 떨어져..객관적 목격자 아냐"
도쿄신문 "日, 지금이야말로 수출규제 재검토 할 때"
K팝팬, 진보적이고 열린 태도..정치활동 놀랍지 않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24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장)

 


◇ 정관용> 외신에 보도된 우리 모습 살펴보는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과 함께합니다.

◆ 임상훈>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판을 앞두고 여러 보도들이 나왔죠? 정리 한 번 해보죠.

◆ 임상훈> 미국과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게 사실입니다. 국제정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미국 대통령의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사람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출판사로부터 선인세로만 200만 달러(24억원)를 받았다고 하니까 돈방석에 앉을 수 있게 된 건 분명한데, 일단 내용의 진실성을 떠나서 고위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고급 정보들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 돈을 번다는 게 과연 공무원 윤리상 적절한가 비판이 있고요. 그리고 내용의 정확성에 대한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형사 사건으로 비화할 수도 있습니다.

◇ 정관용> 미국 정부가 소송을 냈다는데 만약 기소가 되고 유죄 판결까지 가면 판매 수익금이 어떻게 되는 거에요?

◆ 임상훈> 그렇게 되면 모든 회고록 판매 수익금은 몰수당하는데요. 실제 2012년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해군 네이비실 출신 매트 비소네트가 빈 라덴의 암살 과정을 담은 No easy day라는 책을 출판해 6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83억권을 벌었습니다. 그야 말로 책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셈이었는데, 그 때도 지금처럼 미국 정부가 이 책이 국가 기밀을 담고 있다면서 출판 금지를 하려다 실패했고요. 그러자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결국 책 저자는 형사처벌을 받은 대신 수익금, 영화저작권, 강연료 등 모든 수익금을 미국 정부에 내는 것으로 합의한 일이 있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미국 정부가 비슷한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거죠.

백악관 배경으로 촬영된 볼턴 회고록 표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리고 정작 미국에서는 이제 관심이 많이 수그러들었다면서요?

◆ 임상훈> 네, 물론 미국에서도 처음에는 관심을 끌었지만 조금씩 잦아드는 것 같고요. 시장에 나왔을 때 관심을 끌었지만 하자가 많은 물건이라는 걸 알았을 때의 반응이랄까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22일 미국의 보수이념에 근거한 격월간 시사학술지 National Interest에 미국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의 선임 연구원 다니엘 드페스리스의 기고문이 있었는데,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볼턴 보좌관이 근본적으로 외교라는 전체 개념을 무시하고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말하자면 북한 관리들은 모두 제 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합리적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볼턴의 대북 외교 구상은 김정은 정권이 리비아의 카디피처럼 핵무기를 전부 포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백악관이 군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는 겁니다.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냉정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라는 것은 ‘현실적 목표’라기 보다 ‘슬로건’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일단 제처두면 볼턴 전 보좌관의 대안은 더 나쁜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으로 부터 뭘 기대했던가? 라는 물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야 할 질문이라고 말했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볼턴을 보좌관으로 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 아니냐, 트럼프 대통령도 최소한 그 책임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뉴욕 타임즈도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잘 알려진 대로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신문이고, 뉴욕타임즈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대표적 신문입니다. 이 신문은 22일자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유엔대사를 2018년 발탁할 당시 누구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서 초강경파를 스스로 기용한 것 아니냐는 건데요. 극단적 제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을 벼랑 밖으로 내몰고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조언을 했던 인물이 볼턴 보좌관이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라면 그 실험을 실패했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권자로서의 책임?

◆ 임상훈> 그렇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비판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능력이 의심이 된다해도 볼턴 보좌관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강인해 보이기 바라지만 매일같이 마음을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라는 건데, 북한의 핵 포기, 그리고 이란의 핵무기 생산 저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놓고 미국의 외교정책 참모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됐을 뿐이라고 이 신문은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볼턴 전 보좌관은 비록 자신에 책에서 시인하진 않았지만, 15년 전 조지 W. 부시 정부 내부에서 불거진 다툼을 트럼프 행정부와 또 다시 재연시킨 셈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다시 말하면 부시 대통령 당시에도 그랬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계속적으로 미국의 보수세력 내부에서 벌어지는 정책적, 이념적 갈등, 그리고 그에 따는 참모들간의 불화, 이게 있다는 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보수 세력 안에는 소위 네오콘으로 불리는 극단적 우익세력들, 그리고 외교안보에서 현실주의라고 불리는 네오콘보다 더 역사가 오래된 공화당 본류. 이렇게 두 부류가 대립하고 있는데,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러한 두 세력 간의 세력다툼이 있었고, 역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있는데 볼턴 전 보좌관은 대표적 네오콘 주자라는 거죠. 그런데 볼턴의 개인적 개성과 겸해서 늘 참모들 간에 갈등이 있었다는 거죠. 최근 우리 언론에서도 보도가 됐지만 급기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육두문자를 써서 면전에서 욕을 했을 정도로 내부 갈등이 심했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그런 맥락을 감안하고 봐야된다?

◆ 임상훈>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될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과 기이한 행동을 비난하는 증언들을 하고 있다면서, 그 내용의 사실관계를 놓고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뉴욕타임즈마저 이번 볼턴 회고록에 대해서 이 신문은 객관적 목격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이 기사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거론되는 모든 사건은 볼턴 전 보좌관의 프리즘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이고, 그 프리즘은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나 핵동결이 하나의 전술이 아닌 치명적인 리스크로 간주하는 프리즘이다, 다시 말하면 다양한 선택 안에서 정책적 결정을 하는 일반적 외교안보 정책이 아닌 유일한 답을 정해놓고 그 길로만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편향된 이데올로그의 고집이라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베 정권이 한국으로 향하는 전략 물품에 대한 수출에 규제를 가한지 곧 1년이 되죠. 그런데 "정작 타격은 일본 기업이 받았다" 일본에서 이런 보도가 나왔다고요?

◆ 임상훈> 도쿄신문 23일 보도인데요. '타격은 일본 기업에'라는 제목의 보도입니다. 이 신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내려져 1년이 되어가지만 "오히려 일본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한국 내부에서 처음에는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업계 세계 최대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생산에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고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신문은 오히려 그 사이에 한국 기업들이 수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서 부품·소재 등의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주요 3가지 품목은 물론이고 그 밖의 다른 소재까지 일본 외 국가로부터 공급받는 사례가 나오는 등 수출 규제가 역으로 일본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전했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참의원 후생노동위원에 출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수출규제가 일본 입장에서 소득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 임상훈> 그렇죠. 예를 들어 수출 규제 강화를 계기로 한국에서 반일 정서가 높아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 지금까지 장기화하고 있고, 닛산자동차, 그리고 유니클로 계열인 지유(GU)와 같은 회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이 신문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대응에서 가장 문제는 수출관리를 강화한 배경에 징용 피해자 소송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무역문제를 역사문제와 결부시킨 일본 정부의 실수였다고 말하면서 물론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려고 한 일본 정부의 의도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경제의 '급소'를 찌르는 방식이 과연 옳은 방법이었는지 의문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협상의 여지를 아예 없애버리고 급소를 찌름으로써 오히려 한국이 근본적인 대응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 전략적 실수였다는 거네요.

◆ 임상훈> 그렇습니다. 도쿄신문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은 오래 됐고요. 최근에는 출구전략까지 일러주는 조언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난 4일이었는데요. 이 신문은 '대한(對韓) 수출규제, 재검토 기회를 살려라'는 사설을 통해서 "'코로나 재난'으로 경제의 세계적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역제한은 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지금이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재검토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이 명분이 좋은 기회라는 건데요. 이 신문은 "역사문제에 경제를 엮은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일본 내에서도 강한 비판이 있었다"면서 특히 한국 정부가 WTO 제소 방침을 정하기에 앞서서 '전략물자 수출관리와 관련해 일본 측이 지적한 사항을 개선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일본은 이에 대해 화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문제가 사라졌다'고 판단된다면 부분적으로라도 (규제) 해제를 진행해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를 했지만 결국 일본 정부는 또 한번 전략적 실수를 했고, 한국은 WTO에 제소를 했죠. 일본정부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도 일본은 추가 보복을 예고하고 있고, 또 우리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거라 하는데 일본이 도쿄신문의 조언을 들을지는 미지수네요. 또 다른 소식 볼까요?

◆ 임상훈>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3개월만에 대선 캠페인 유세 재개에 다서면서 100만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현장에 온 건 700명도 안됐다는 보도 보셨을 겁니다. 흥행 대실패라는 참사가 벌어진 건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한마디로 참석하겠다고 신청을 하고 오지 않는 이른바 ‘노쇼’현상이 벌어진 건데요. 그렇다면 누가 왜 그랬을까? 많은 외신들은 K-pop 팬들을 그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왜 K-pop열성 팬들이 정치적 행동주의로 향하고 있나 하는 제목의 보도엤는데요. 이 신문은 인터넷 세상에서 K팝 팬들의 조직력은 오랫동안 전설이었다면서 이들은 조직적인 단체 행동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트렌드를 장악하여 음반차트를 선도하고 콘서트 티켓이 매진되도록 한다면서 이 ‘디지털 전사들의 느슨한 집단’은 미국 정치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자신들의 영향을 발휘하고자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K팝 팬 문화를 연구하는 인디애나 대학교 시더보우 세지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K팝 팬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미국인들”이라고 말한다고 이 신문은 전하고 있는데요. 세지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사회적으로 진보적이고, 열린 태도를 지녔으며, 온라인 플랫폼 활용에 매우 능숙한 젊은이들이고, 이들이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면서, “이들은 자신의 대중문화상품 관심사를 따르기 위해 기꺼이 새로운 문화에 대해 배울 마음이 있는 젊은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을 디스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진짜 영화라고 말할 때 박수를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미국 문화계의 보수와 진보의 한 축을 이들 K-pop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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