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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번째, 해외확진자 유입 통보 왜 못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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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박 확진자 알고도 목적지 韓에 통보X
12번 확진자·인천공항 체류자 등 유사 사례 반복
세계적 펜데믹에 각국 공조·협조 난맥상
전문가 "외국 협조 바라기보다 검역 허점 보완해야"
방대본 "러시아 등 유행국가 승선검역 확대할 것"

선원 집단 감염 러시아 선박(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21일 부산항 감천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선박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정박했을 당시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선박의 최종 목적지인 우리나라에 통보하지 않았다.

유사하게 우리 방역당국이 해외유입 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관계국에게 통보받지 못한 경우는 3건에 달하는 데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1일 확인된 국내 코로나19 12번째 확진자는 중국 국적이지만 일본에서 관광가이드 업무를 하다 감염된 뒤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사례다.

당시 일본 보건당국은 중국 우한에서 온 관광객을 태우고 버스를 운행한 일본인 60대 남성이 확진된 사실을 파악하고 12번 확진자도 접촉자로 분류했다.

그런데, 일본은 해당 남성의 출신 국가인 중국에만 이 사실을 통보했고, 출국 국가인 우리나라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결국 12번 환자는 입국 뒤 열흘 가량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다 일본의 확진자에게 검사를 권유받고 진단검사를 받았는데, 이때까지 방역당국은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국인 남성 A(28)씨는 지난 4월 19일 뉴욕발 아시아나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해 환승을 위해 16시간 가량 체류했다.

그는 같은달 21일 지린청 창춘공항에 내렸는데, 초기에는 증상이 없었지만 25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때도 중국 보건당국은 우리나라에 통보하지 않았다.

이번 러시아 국적 선박의 사례도 해당 선박이 블라디보스토크에 기항했을 때 하선한 선장 1명이 확진됐는데, 러시아 보건당국은 목적지인 우리나라에 알리지 않은 사례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23일 "선박 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안 해당국가에서 국제보건규칙에 따라서 최종 목적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로 통보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연락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12번 확진자의 사례가 발생했을 때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통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국의 상황을 통제하고 수습하는 데에도 힘에 부치는 상황 속에서 다른 나라의 원활한 협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감염내과 교수)은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외국에게 통보받지 못하는 사례들은 더 많을 것"이라며 "펜데믹 상황에서 외교적 루트를 통한 원활한 협조나 자료를 제공받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태로 드러난 검역과정의 허점을 보완하는 편이 재발을 막을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현재 승선검역을 중국, 이란, 이탈리아만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바로 개선을 해 발생이 증가하는 고위험국에 대해서는 승선검역 위주로 강화하는 방안을 진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5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세계 3위 발생국이자 최근 유럽 내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실책을 인정하고, 뒤늦게라도 해외 유입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설명이다.

신상엽 교수는 "비슷한 사례가 계속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놔야한다"며 "취약부분을 확인했다고 생각하고, 어느 선까지 검역을 강화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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